이하이, AOMG
가수 이하이. 사진: AOMG 제공
Music

이하이가 직접 말하는 옛날 이하이와 최근 이하이

VICE가 이하이의 삶과 음악을 직접 들어봤다.

전축과 1990년대를 풍미했던 가수들의 포스터, 히피 문화를 떠올리도록 하는 스티커로 도배된 분홍 벽지의 방. 이건 가수 이하이가 지난해 5년 만에 발표한 정규 3집 앨범의 타이틀곡 ‘빨간 립스틱’ 뮤직비디오의 첫 번째 장면이다.

복고풍 소품과 화장 스타일만 본다면 몇 년도가 배경인 건지 잘 확신이 안 설 정도다. 이하이가 새빨간 립스틱을 바르는 장면에서 우리를 과거로 데려가는 것만 같다.

이하이와 복고의 조합은 낯설지 않다. 데뷔 때부터 옛 노래를 즐겨 불렀기 때문이다. 

그는 VICE와 인터뷰에서 “원래 어렸을 때부터 옛 노래들을 좋아했다”며 “과거 한국 가수들에서 영감을 받아 완전히 복고풍의 타이틀곡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광고

이하이는 16살이던 2012년 SBS 오디션 ‘케이팝 스타’에 출연해 처음 얼굴을 알렸다. 이후 아이돌이 넘쳐나는 한국 가요계에서 솔로 여가수로서 단단히 입지를 다졌다.

첫 소속사였던 YG엔터테인먼트와 함께 2013년과 2016년 두 차례 앨범을 냈다.

이하이는 YG와 계약이 끝난 후에 2020년 새 소속사 AOMG에 새로운 둥지를 틀었다. 그리고 지난해 가수로서, 인간으로서 보여주고 싶은 모습으로 대중에게 나섰다.

하지만 변화를 의도했던 건 아니다. 이하이는 “항상 곡을 쓰거나 고를 때 최대한 있는 그대로, 살아온 그대로, 느끼는 그대로를 앨범에 녹여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무언가 변신하기보다 지금 26살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그 나이대에만 할 수 있는 음악이 있다고 생각해요. 지금 할 수 있는 얘기에 집중했죠.”

이하이는 총 10곡이 담긴 앨범에 사랑할 때 느끼는 뒤죽박죽한 감정선을 담았다. 듣다보면 롤러코스터 타는 듯한 감정의 변화를 자연스럽게 따를 수 있도록 만들었다. 앨범은 다소 어두운 사랑 고백 이야기인 ‘구원자’로 시작해 당신만을 사랑하겠다는 애절한 발라드 ‘온리(ONLY)’로 끝난다. 타이틀곡은 한가운데에 있는 5번 트랙이다.

이하이는 타이틀곡을 가수 윤미래와 함께 불렀다. 윤미래와 애니가 결성한 한국 전설의 여성 듀오 타샤니에서 영감을 받아 곡을 작업했다. 그는 “북고풍 노래를 작업하다가 타샤니에게 영감을 받았다”며 “무조건 윤미래 선배님과 곡을 함께 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하이는 윤미래가 피처링 요청에 응해주면서 상상했던 곡을 만들 수 있었다.

사실 그에게 영향을 끼친 건 타샤니뿐이 아니다. 이하이는 어린 시절에 어머니의 CD를 통해 세계적인 가수 머라이어 케리나 비욘세, 재닛 잭슨 등을 접하고 우상으로 여겼다.

애정은 단순히 음악 감상에서 그치지 않았다. 그는 최근 가수 브리트니 스피어스나 테일러 스위프트, 레이디 가가의 무대 뒤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기도 했다.

그는 “무대에서 노래하는 사람들이 특별해 보이지만 사실 모두가 똑같은 사람들”이라며 “비슷한 감정을 느끼는 가수로서 공감할 수 있는 부분이 확실히 많았다”고 말했다.

이하이는 팬들과 삶을 공유하고 싶어한다. 때로 일상을 담은 영상을 유튜브에 공유한다. 인터뷰하면서도 최근 일상을 공유했다. 아이패드로 길고양이를 자주 그리고 있고 코코넛이 들어간 도넛을 매우 좋아하고 드라마 ‘오징어 게임’을 아주 재밌게 봤다는 것.

특히 ‘오징어 게임’은 중간에 멈출 수가 없어서 하루 만에 전 회차를 몰아서 봤다. 그는 “(만약 게임에 참가한다면) 마음이 편안할 때 들어가면 일찍 죽을 것 같고 캐릭터와 같은 상황이면 오래 살아남을 수 있을 것 같다”며 “그런 타입인 것 같다”고 밝혔다.

지금으로서 가장 바라는 건 코로나19가 끝나고 공연장에서 팬들을 직접 만나는 거다. “저는 먼 미래를 꿈꾸는 편은 아니에요. 일단 ‘오늘 할 일을 열심히 하자’인 편이죠.”

Therese R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