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가희 작가 기쁨 관음증 욕망 아티스타 화가
모든 사진과 그림: 박가희 작가와 페로틴갤러리 제공
Art

기쁨과 관음증, 낯선 욕망 그리는 한국 아티스트 박가희 작가

박 작가의 최신작은 지금까지 본 적 없었던 개인의 사적 공간을 담아냈다.
15.10.20

그림은 화가 박가희 작가에게 저항의 표현이었다. 특히 붓을 들기 시작했을 땐 그랬다. “보수적이고 엄격한 가정에서 태어나 자랐어요. 어렸을 때 한국 사회는 매우 가부장적이고 위계적, 성차별적인 사회였어요.” 10대 시절에는 당시 사회적으로 금기 같이 여겨지던 성적인 그림을 많이 그렸다. 20대가 돼서는 저항적인 작품을 많이 그렸다.

올해로 35세가 된 박 작가는 여전히 사람들이 쉬쉬하는 주제에 관심이 많다.

박 작가는 “몇 년 전만 해도 과도한 노출이나 성행위가 담긴 작품을 가족들에게 숨겼다”며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 그렇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고백했다. 가족들은 지금은 마지 못해 작가의 도발적인 작품을 받아들인다고 한다.

박 작가는 지난 9월부터 오는 17일까지 최근 작품을 미국 뉴욕의 페로틴갤러리에서 배신자라는 뜻의 ‘비트레이어(스위트 블러드)’를 주제로 전시 중이다. 초기 느낌이 묻어나는 작품들이다. 박 작가의 새 작품은 암시적이다. 동시에 대담하고 신비로운 느낌이다.

기쁨 관음증 욕망 박가희 사진 그림

박가희 작가. 모든 사진과 그림: 박가희 작가와 페로틴갤러리 제공

VICE: 찰리 채플린의 영화 ‘유한계급’에서 전시 제목의 영감을 얻었다고 들었습니다.
박가희:
주로 특정 시대나 특정 감독에게 영감을 받아요. 영화 전체에 빠져들기도 하고 때론 특정 장면이나 동작에 빠져들기도 해요. 작품 속에 영화를 자주 녹여내요.

채플린의 영화를 몇 편 봤었는데 그 중 ‘모던 타임스’가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이 많았어요. 채플린이 건물 난간에서 아슬아슬하게 롤러스케이트를 타는 장면과 그 유명한 기계가 돌아가는 장면, 우연히 폭동을 시작하는 장면. 안무와 동작이 놀랍다고 느꼈어요.

기쁨 관음증 욕망 박가희 사진 그림

The Catch, 2020. Photographer: Guillaume Ziccarelli.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좋아하는 다른 영화감독이 있나요?
라이너 베르너 파스빈더 감독과 오시마 나기사 감독, 존 카사베츠 감독, 클레르 드니 감독의 작품에서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어요. 젊은 한국 여성 감독 중에도 몇 명 있어요. 예전에는 독립영화를 찍는 여성 감독이 거의 없었는데 정말 신나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영화 ‘메기’를 만든 이옥섭 감독과 ‘벌새’를 만든 김보라 감독 모두 대단한 감독들이에요. 이들이 보는 관점에 많이 공감하고 있어요. 전에는 한국에서 쉽게 찾을 수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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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ill, 2020. Photographer: Guillaume Ziccarelli.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사람들에게 무엇을 전하고 싶은가요?
솔직히 말해서 그런 건 별로 생각하지 않아요. 개인적인 관점을 작품에 녹여내려고 노력을 하고 결과물을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어요. 물론 저의 표현이 전달되기를 바라긴 하지만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받는 느낌이나 생각은 보는 사람에 달렸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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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trayal (Sweet Blood), 2020. Photographer: Guillaume Ziccarelli.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지금 관심 있는 주제는 뭔가요? 격리 생활이 영향을 미쳤나요?
보통 막연한 아이디어로 그림을 시작해요. 구도나 이미지, 동작, 상상력을 자극하는 뭔가. 그다음 작품을 발전시키면서 주제를 입혀요. 보통 먼저 주제를 잡고 시작하진 않아요. 다른 사람과 마찬가지로 특정 주제나 모티브에 반복해서 끌리는 경향이 있어요.

이미 작품의 소재로 가정생활이나 개인적인 공간, 의례를 많이 활용해서 특별히 격리 생활이 작품에 영향을 끼쳤는지는 모르겠어요. 아마 아직 못 찾아낸 것일 수도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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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hadow Kiss, 2020. Photographer: Guillaume Ziccarelli. Courtesy of the artist and Perrot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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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가희 작가와 페로틴갤러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