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겨울에는 성기에도 따뜻한 양말이 필요하다는 생각

어느덧 겨울이 우리 곁으로 성큼 찾아왔다. 장롱 속에 있는 겨울옷과 털장갑, 목도리, 두꺼운 양말 위에 켜켜이 쌓인 먼지를 털어낼 때다. 동장군이 찾아오면 손에는 털장갑을 끼고 발에는 양말을 신는다. 하지만 성기에 관한 생각은 해본 적이 없었다.

그런데 한 아티스트가 남성들의 성기를 위한 양말을 만들어서 판매하고 있다고 한다. 남성들의 성과 성기도 충분한 관심과 사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어느 날 아티스트가 뜨개질로 만든 성기 양말을 판매한다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봤다. 자연스럽게 관심이 생겨 판매 목록을 훑어봤다. 포경수술을 한 성기, 안 한 성기, 음모가 많은 성기, 없는 성기를 위한 제품이 있었다. 모든 제품이 피부색과 취향, 모양에 따라 다양한 색깔로 만들어져 판매되고 있었다. 쪽지(DM)를 보내 제품을 주문해 받았다.

마치 코트가 몸에 맞듯이 성기가 양말에 맞았다. 성기를 양말에 넣고 끈으로 살짝 묶었다. 그랬더니 장갑이 따뜻하게 손을 감싸듯이 양말이 포근하게 아랫도리를 감쌌다.

감격해 인스타그램에 제품 사진을 올렸다. 그랬더니 살면서 가장 많은 ‘좋아요’를 받았다. 이때 이 ‘아름다운’ 제품을 개발한 사람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양말이 발에 필요하듯이 성기에도 필요하다는 사실을 알았던 ‘선각자’라고 생각해서다. 

이런 성기 양말을 처음 만든 사람은 호주 멜버른에 사는 33세 아티스트 브렛 워커다. 워커에게 연락해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게 된 계기와 이유 등을 자세하게 들어봤다.

VICE: 왜 성기 양말을 만들고 있나요?
브렛 워커: 모두가 자신의 몸을 소중히 생각하고 섹시하게 느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보통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그대로 받아들이고 편안함을 느껴야 한다는 운동을 합니다. 하지만 남성들도 비슷한 사회적인 압박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남성들도 자신의 성과 성기에 민감할 수 있습니다. 남성들의 성기에 예술을 입힘으로써 자신의 몸을 더욱더 소중히 여기고 자신감을 느끼도록 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남성들도 몸을 남과 비교하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 성기의 독창성을 사랑해야 합니다. 사실 모든 남성의 성기는 다 다르게 생겼죠. 모양뿐 아니라 크기, 색깔, 핏줄, 음모 유무, 포경수술 여부까지 모두 다릅니다. 모든 다름과 독특함을 사랑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다양한 양말을 보여주는 것보다 더 좋은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제품을 정말 잘 쓰고 있습니다. 만드는 데 얼마나 걸리나요?
보통 하나 만드는 데 3일 정도 걸려요. 패턴을 사용하지 않아서 제품이 모두 다릅니다. 

보통 고객들은 어떤 식으로 제품을 구매하나요?
가격은 150달러(약 16만원)부터 시작합니다. 먼저 크기를 측정합니다. 착용해야 하므로 불편하지 않아야 합니다. 그래서 크기 측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도면을 고객에게 보내 설계를 확인합니다. 필수는 아니지만 참고 사진이 있으면 모양과 크기를 파악에 유용합니다. 다음에는 음경의 색깔과 포경수술 여부, 포피의 길이, 음모, 트랜스젠더 여부에 따라 자신의 스타일을 선택합니다. 보석이나 타투로 장식할 수도 있습니다.

사람들이 제품을 받으면 어떤 반응을 보이나요?
고객들은 저희 제품을 정말 좋아합니다. 아직 부정적 피드백을 받은 적이 없습니다. 가끔 제품을 보고 우스꽝스럽다거나 어색하다는 반응을 보내는 사람들은 있었습니다.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보고 제품을 어떻게 만들었는지 묻는 사람들도 종종 있었습니다.

남성들이 제품을 통해 자신의 성기에 관한 관심을 높일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
지금 당장 우리가 남성의 성과 성기를 두고 이야기하는 것마저도 정말 만족스럽습니다. 전 생활 모델 겸 아티스트이기도 합니다. 또 남성을 잘 아는 퀴어 남성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다양한 모양의 성기를 지닌 남성 모델들과 가까이에서 작품 작업을 해왔습니다. 그래서 성기 양말을 만드는 데 있어서 남성을 누구보다 자세히 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에서 선정성 문제로 게시글이 내려간 적이 있나요?
인스타그램 검열은 좀처럼 기준이 불분명하죠. 저는 뜨개질을 해서 성기를 있는 그대로 재현해 놓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이 그걸 착용하고 사진을 찍으면 성기를 노출한 것이 아니라 기준에 부합합니다. 하지만 아티스트들이 성기나 엉덩이, 유두를 노출하면 기준 위반에 해당합니다. 누드는 아직 전반적으로 금기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 예술의 경우에는 소셜미디어에서 누드가 표현의 방법으로 받아들여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Felippe Cana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