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자각몽: 꿈속에서 외부 세계와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열쇠

과학자들이 잠을 자면서 동시에 깨어 있는 방법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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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태라 무어 / 게티이미지

한때 미지의 세계였던 달과 심해, 극지방에 도달한 과학자들이 이제 물질세계를 초월하려고 한다. 이들은 꿈속 세계를 개척하기 위한 열쇠를 ‘자각몽’이라 보고 탐험을 위한 여정에 돛을 올렸다. 자각몽은 영화 ‘인셉션’을 통해 알려졌듯이 꿈꾼다는 사실을 인지한 채로 꾸는 꿈을 말한다.

과학자들은 이렇게 자면서 자각몽을 겪는 사람과 소통하는 방법을 발견했다. 다국적 연구진은 지난 2월 생물학 국제학술지 ‘커런트바이올로지’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자각몽에 빠진 실험 참가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참가자 중 일부가 얕은 수면 상태인 렘수면에서 잠에 빠져 있으면서도 단순한 산수 문제나 ‘네’나 ‘아니요’로 대답할 수 있는 문제에 매우 정확하게 대답했다고 전했다. 이어 “어쩌면 꿈을 탐험하는 데 새로운 통로가 활짝 열릴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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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문의 제1 저자이자 미국 노스웨스턴대 박사 과정의 캐런 콘콜리 학생은 “자각몽을 꾸는 사람이 깨어난 상태에서 꿈에 관해 얘기하거나 꿈속에서 수면 전 지시받은 임무를 수행하는 연구는 많았다”며 “하지만 외부의 자극이 실시간으로 꿈속으로 들어가는 연구는 드물었다”고 설명했다. 또 “놀랍게도 실제 이 상태의 사람에게 어떤 문장을 말하면 그대로 알아들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자각몽에 대한 숙련도가 다양한 참가자 36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했다. 참가자의 눈과 두피, 턱에 부착한 전극에서 받은 신호를 통해 깊은 수면 상태에 빠졌다는 것을 확인하면 꿈을 꾸는지 음성으로 묻고 미리 약속한 특정 눈 움직임을 통해 대답하게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한 참가자는 8에서 6을 빼라고 했을 때 눈을 두 번 움직여 2를 표현했다. 항상 명확한 소통이 가능했던 건 아니다. 참가자 중 18%만 명확한 소통을 했다.

이 중 17%는 분명히 알아듣기가 어려웠다. 나머진 틀린 답을 내거나 반응하지 않았다. 또 참가자 중 다수는 꿈에서 깨어난 후에 연구진과 나눴던 대화를 기억할 수 있었다. 참가자들은 연구진의 명령어가 다큐멘터리 해설이나 라디오처럼 들린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참가자 중 일부는 왜곡된 내용을 진술하거나 내용을 잊어버리기도 했다. 마치 평상시 꿈에서 깨면 아무리 생생했던 꿈도 금방 잊어버리는 것처럼 말이다.

이 실험이 특별히 의미가 있는 이유가 있다. 연구진은 과학전문지 더 사이언티스트를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자각몽 상태에서 외부와 소통하는 가장 안정적인 방법을 찾을 계획”이라며 “결과는 수면 중 학습과 신경증 치료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2021년 10월 15일 정정: 본 기사는 연구진이 ‘비슷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구했다’고 적었는데 ‘다양한 참가자를 대상으로 연구했다’는 사실이 맞는 내용이라 바로잡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