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 사진작가 바우터 반히스는 2018년부터 베트남 하노이의 밤 풍경을 카메라에 담았다.반히스는 원래 도시 속의 급격한 변화와 대조를 포착하려고 했다. 도시에 공존하는 전통과 현대, 칠흑 같은 밤과 형형색색의 네온사인을 찾았다. 하지만 작업을 하다 보니 정작 마음은 다른 곳을 향하고 있었다. 밤이 깊어지면 공사 현장과 주거지에 넘쳐 흐르는 고요함에 끌렸다.반히스는 VICE에 “도시의 밤에 흠뻑 빠졌다”며 “낮에 시끄럽고 혼란스러운 모든 일이 밤이 되면 모두 언제 그랬느냐는 듯이 사라지고 침묵의 상태가 된다”고 설명했다.결국 반히스는 ‘빈 공간’을 주제로 삼았다. 가로등과 건물에서 새어 나오는 불빛이 들추는 빈 거리와 골목을 찍었다. 엄밀히 말하면 그 속에서 뿜어져 나오는 침묵이 주제였다.
사진집 ‘하노이 리플렉션’ 속 작품.
사진집 ‘하노이 리플렉션’ 속 작품.
사진집 ‘하노이 리플렉션’ 속 작품.
사진집 ‘하노이 리플렉션’ 속 작품.
사진집 ‘하노이 리플렉션’ 속 작품.
그러던 중 지난 1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베트남을 강타했다. 중국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베트남은 중국 외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초기에 발생한 국가였다. 당국은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강화함으로써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으려고 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빈 거리가 이제 더 자연스러워졌다. 반히스는 거리로 나가서 그동안 해오던 작업을 계속했다. 밤거리는 인적이 전보다 드물고 으스스하고 캄캄해졌다.
사진집 ‘하노이 리플렉션’ 속 작품.
사진집 ‘하노이 아이솔레이션’ 속 작품.
사진집 ‘하노이 아이솔레이션’ 속 작품.
사진집 ‘하노이 아이솔레이션’ 속 작품.
“최근 사진들은 가장 개인적인 사진이기도 합니다. 가족들과 지난 5년간 살았던 곳 주변을 찍었기 때문이죠. 여기가 우리 집입니다. 결국에는 다른 도시와 나라로 떠날 것을 알고 있지만 하노이는 우리 마음속에 특별한 도시로 항상 남아 있을 거예요.”
사진: 바우터 반히스
사진: 바우터 반히스
사진: 바우터 반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