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말발의 과학: 말발과 지능의 놀라운 상관관계

헛소리를 잘하는 사람은 똑똑한 사람일지 모른다.
Shamani Joshi
Mumbai, IN
SL
translated by Sowon Lee
KR
연구, 거짓말, 심리학,지능,과학
사진: 게티이미지

말을 번지르르하게 잘 꾸밀 줄 아는 사람은 실제 지능이 높을 가능성이 있다.

한 연구진은 지난 5월 과학학술지 ‘진화심리학’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다양한 개념을 보고 설명을 말로 잘 풀어내는 사람은 그렇지 못하는 사람보다 지능이 높다고 밝혔다.

하지만 말을 잘 지어낸다고 해서 이른바 헛소리를 꼭 더 자주 하는 건 아니었다.

연구진은 인지 능력과 말을 잘 지어내는 능력, 실제로 그렇게 하려는 욕구 등 세 요소의 상관관계를 알아보기 위해 참가자 1017명을 대상으로 두 가지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참가자가 10개의 개념을 듣고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음’에서 ‘개념을 잘 알고 이해함’까지 다섯 단계로 나눠 평가하게 했다. 10개 중 6개는 ‘성 선택’이나 ‘일반 상대성 이론’처럼 실제 있는 과학 개념이었다. 반면 4개는 임의로 만든 가짜 개념이었다. 

광고

연구진은 만들어진 가짜 개념을 안다는 사람을 통해 말을 지어내려는 욕구를 측정했다.

말을 지어내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해 참가자 중 534명에게 앞서 말한 개념에 관해 능력껏 가장 수긍할 만한 설명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설명하는 과정 중에 사실 여부는 신경 쓰지 말라고 했다.

연구진은 다른 참가자를 평가자로 임명했다. 이들은 5단계로 나눠서 설명이 얼마나 정확하고 수긍할 만한지를 평가하는 임무를 맡았다. 설명의 정확함은 ‘완전히 틀림’에서 ‘매우 정확함’으로, 설명의 짜임새는 ‘전혀 수긍이 안 됨’에서 ‘매우 수긍할 만함’으로 나눠 평가했다. 또 이들은 설명한 사람의 지능도 평가했다. 가짜 개념을 두고 이해할 만한 설명을 해낸 참가자는 어휘 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또 이들 대부분은 문제를 분석하고 해결하는 능력을 평가하는 ‘추상적 추론’과 ‘유동성 지능’ 검사에서도 고득점을 획득했다.

연구진은 “말을 잘 지어내는 사람은 인지 능력 평가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며 “사람들 사이에서 더 지적으로 여겨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결론적으로 말을 잘 꾸미는 능력은 사회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큰 노력을 들이지 않고도 다른 사람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실제로 얼마나 똑똑한지를 드러낼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연구진은 연구가 아직 예비단계라고 밝혔다. 이들은 “지능과 말 지어내는 능력 사이에 인과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확실히 입증하려면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흥미로운 점은 말을 잘 지어낼 줄 안다고 해서 꼭 더 자주 하려고 하진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진 중 한 명인 메인 카라 야쿠비안은 심리학 및 신경과학 전문지 사이포스트에 “똑똑한 사람은 기만적인 말을 할 수 있지만 자제하려고 한다”며 “아마도 다른 사람들의 심리 상태를 잘 이해해서 받아들여질 때와 그렇지 않을 때를 잘 구분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기만적인 말을 더 자주 하는 사람일수록 심오해 보이는 헛소리를 더 잘 수용했다. 영국 사회심리학 학술지에 게재된 또 다른 연구에서도 이와 일치하는 결과를 확인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기만적인 말을 자주 하는 사람은 가짜뉴스에 잘 빠져들기도 쉽다.

라이어슨대 대학원생 야쿠비안은 “사람들이 그럴싸한 말과 실제 학자들이 예술을 논할 때 쓰는 말을 구분하지 못한다는 점을 안 뒤 실험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예술대 출신인 그는 “시험칠 때 말을 잘 지어낼수록 성적이 좋았는데 그래서 자연스레 이 연구가 하고 싶어졌다”며 “직접 그 연관성을 확인한 셈”이라고 전했다.

Shamani Sola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