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의 출처는 VICE Magazine입니다. 이 시리즈는 전 세계적으로 폭증하는 물리적인 경계와 눈에 보이지 않는 경계를 다룹니다. 목적은 이런 경계 사이에서 혼란스럽게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입니다. 저희는 이 시리즈를 미국 비영리기구인 ‘퓰리처 센터’의 후원으로 제작했습니다.지난해 7월 어느 날 새벽. 파키스탄의 수도 이슬라마바드 외곽에 위치한 아프가니스탄 I-12 난민촌 위로 붉은 태양이 떠올랐다. 흙먼지가 낡은 타이어를 갖고 노는 아이들 수십명을 에워쌌다. 닭들이 꽥꽥거리는 순간 기도 소리가 울려 퍼졌다. 모든 사람이 하던 일을 멈췄다. 이들의 아이들이 아는 유일한 고향은 I-12 난민촌이다.파키스탄은 전 세계에서 난민 인구가 가장 많은 나라 중 하나다. 난민은 대부분 아프간 출신이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아프간 난민은 140만명. 이 밖에 불법체류자와 이주자는 최대 100만명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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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12 난민촌의 원로 대부분은 1979년 구소련이 아프간을 침공했을 때 강제로 추방돼 이곳에 정착했다. 이들은 후손들을 낳아 기르면서 이 나라에 갇힌 채 사람들에게서 잊히고 있다. 공식적으로 등록된 난민들은 파키스탄 정부로부터 법적인 지위를 임시로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파키스탄에서 재산을 투자하거나 차량 또는 유심카드를 살 수 없다. 대학이나 공립학교에도 다닐 수 없다.난민들은 이 나라에서 언제든 추방될 수 있다는 두려움에 떨면서 생활한다. 파키스탄 정부는 2016년 하반기에만 60만명 이상을 반강제로 내쫓았다. 지난해 취임한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는 앞서 난민들에게 시민권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절차상 문제와 인종차별이라는 문제로 현실화하지 못했다. 1년 후 결국 시민권을 부여하겠다는 논의는 철회했다. 은행 계좌를 개설할 권리만 부여했다.아프간에서는 평화회담이 진행 중이다. 평화가 찾아오면 난민들이 다시 돌아갈 만한 나라가 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하지만 이곳도 저곳도 아닌 경계선에서 유년 시절을 보내야 하는 I-12 난민촌 아이들의 장래는 지금으로선 어두워 보인다. 파키스탄에서 아프간으로 넘어갈 수 있다고 하더라도 집은 이들에게 사치이자 불가능한 특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