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ulture

뮤직 페스티벌 처음 입문하는 청년들을 위한 생존 꿀팁

올해 뮤직 페스티벌이 첫 경험이라도 대충 준비해 갈 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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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사진: 크리스 베델

지금 충분히 설레고 기뻐할 만한 이유가 있다. 여름이 끝나고 가을이 성큼 다가왔기 때문이다. 너무 춥지도 덥지도 않은 가을은 전국에서 열리는 다양한 축제를 즐기기에 가장 알맞은 계절이다.

청년들은 코로나19 대유행으로 2020년과 지난해에 축제를 충분히 즐기지 못 했다. 더구나 올해부터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야외 행사 관련 각종 제한이 풀리면서 여름 축제를 3년 만에 다시 갈 수 있었지만 날씨 때문에 온전히 즐길 수는 없었다. 세계적인 무더위와 여느 해보다 길었던 장마, 전국을 휩쓸었던 태풍의 영향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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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몇 년 새 성인이 된 청년들은 한 손에 맥주 캔을 들고 축제 분위기에 취해 흐느적거리는 기쁨을 알기 어려울지 모른다. VICE는 팬데믹과 날씨 때문에 야외 축제에 뒤늦게 입문하는 청년들에게 사소하지만 도움이 될 만한 ‘생존 꿀팁’을 준비했다.

청결 유지를 위해서 물티슈 챙기기

뮤직 페스티벌 현장은 보통 멋지고 화려하다. 하지만 사실 들여다보면 깨끗하진 않다. 수많은 사람이 모여들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악취가 풍기고 오물도 묻어있다. 이런 장소에는 물티슈만 챙겨 가더라도 곤란한 상황을 피하고 청결을 유지할 수 있다.

물티슈를 챙기는 건 가장 잘하는 일일 거다. 물티슈와 더불어 손 소독제도 함께 챙겨가자. 또 허리 가방(힙색)처럼 몸에 딱 붙여 매달아 놓을 수 있는 작은 가방도 있으면 좋다. 공연 중 실수로 휴대폰을 떨어뜨리면 정신없이 노는 사람들에 액정이 밟힐 게 뻔하다. 

무대 옆 ‘만남의 장소’를 정해두기

어쩌면 이 기사에서 제일 찌질한 조언이다. 하지만 만남의 장소를 정해두는 건 중요하다. 화장실에 다녀오거나 새로운 사람을 만나느라 일행을 잃어버려도 당황하지 않을 수 있다. 미리 정한 장소에서 기다리면 되기 때문이다. 부디 이 조언을 따라주길 바란다.

인기 록밴드가 밤에 공연하는데 휴대폰에 대고 어디인지 소리를 질러봐야 의미가 없다. 적합한 장소를 만남의 장소로 미리 정해두면 애타게 친구를 찾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기술이 있는 친구 찾아서 데려가기

대부분은 지겹고 귀찮은 일은 하기 싫어한다. 가령 안내 사항을 읽거나 텐트 고정 장치를 여분으로 준비해 설치하는 일을 기피한다. 그러니 이런 귀찮은 일을 맡아줄 수 있는 똘똘한 친구를 데리고 가면 큰 도움이 된다.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더할 나위 없다.

특히 텐트 전문가를 데려가면 유용할 거다. 

1) 텐트 지붕이 뒤집혀 빗물이 차서 곤란했던 적이 있었다. 2) 옆 텐트 사람이 실수로 우리 텐트에 너무 가깝게 텐트를 설치했던 적도 있었다. 서로 왔다갔다 하는 공동 텐트인 줄 알았다. 3) 텐트가 고정이 안 돼 축제 둘째 날을 통째로 날린 끔찍한 경험도 있다.

남의 경험담으로 들으면 재미있게 들린다. 하지만 직접 겪어보면 웃기가 어려울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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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나잇’은 정말 신중하게 생각하기

분위기와 음악에 취해 제정신이 아닐 거다. 또 축제에선 모두가 끝내주게 멋있어 보인다. ‘원나잇 스탠드’(하룻밤 잠자리)의 유혹을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오늘만이 원나잇을 위한 날이 아니다. 한 잔에 만원이 넘는 맥주캔을 쥐고 라이브 음악을 들으면서 노는 건 매일같이 할 수 없다.

원나잇은 언제든지 할 수 있지만 이 소중한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기억하자. 게다가 청결하지 않은 상태로 몸을 섞었다가 요로감염증 같은 질환에 걸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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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인 돈을 어느 정도 챙겨 오기

간식을 위해 많을수록 좋다. 물론 아직 젊다면 시리얼바나 빵 몇 조각으로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예산을 옷이나 액세서리에 다 써버리고 빈손으로 온다면 분명히 후회할 거다.

같이 간 친구들은 숙취를 이기려 따뜻한 피자 한 조각씩 사 먹을 때 혼자 시답잖은 변명을 할 수 없다. 슬프고 쓸쓸한 감정을 느끼고 싶진 않을 거다. 그러니 할 수 있다면 지금부터 저축하는 게 좋다. 현장에서 음식을 사 먹기 위해 저축하는 건 충분히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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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말 몇 켤레와 튼튼한 신발을 준비

이건 기본 상식이니까 길게 설명하진 않겠다. 축제에 가면 오래 서 있고 오래 걸어야 한다. 편하고 튼튼한 신발을 챙겨가는 것이 좋다. 비가 예상된다면 장화도 챙겨 가길 바란다. 양말은 많이 챙겨 갈수록 좋다. 축축한 발만큼이나 기분을 망치는 게 없다. 양말이 흥건하게 젖은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냄새와 찝찝함만을 느끼는 게 아니다. 심한 경우 과거 병사들이 많이 걸렸던 ‘참호족’ 같은 질병에 걸려 한동안 고생할 수 있다.

대부분은 온종일 같은 옷만 입고 있을 거다. 맨살이 드러나는 튜브톱(가슴 부위만 가린 상의) 준비에 정신이 팔려 쌀쌀해지는 저녁에 입을 긴 옷 준비를 잊어서는 안 된다.

모든 가수를 보겠다는 생각 버리기

대부분 사람이 축제에서 꼭 봐야 하는 가수의 목록을 마음 속에 품고 현장에 간다. 그렇기 때문에 일행이 봐야 하는 가수를 일일이 다 챙겨보는 건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리는 모든 가수의 공연을 전부 즐기는 데 필요한 체력과 정신력을 갖추지 못했다.

그렇다고 힘들게 간 축제에서 계속 걷고 싶진 않을 거다. 대신 이렇게 해보는 건 어떨까. 현장에 가서 온전히 느낌에 결정을 맡기는 거다. 직접 가 보고 뭘 볼지 결정한다는 의미다. 축제를 즐길 때 느낌대로 하는 건 효과가 좋다. 결정이 잘못되는 경우는 드물다.

Iona Davi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