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올해 일회용품은 ‘양날의 검’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맞서 싸우는 의료진에게는 일회용 마스크와 비닐장갑이 필수였다. 하지만 환경에는 많은 쓰레기를 만들면서 악영향을 끼쳤다. 병원에서뿐 아니라 가정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사람들은 식당에서 식사하기보다 배달 음식을 시켜 먹으며 코로나19를 예방했다. 하지만 동시에 만들어진 플라스틱 쓰레기는 환경을 파괴했다.여론조사기관 유고브가 지난 7월 민간 환경운동단체 오세아나의 후원으로 실시한 여론 조사에 따르면 미국의 아마존 사용자는 코로나19 확산 이후로 오프라인 쇼핑보다 온라인 쇼핑을 더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 1286명 중 40% 이상이 플라스틱 배달 포장이 신경 쓰인다고 응답했다. 그런데도 배달은 전보다 증가했다.
사람들은 요즘 온라인 쇼핑을 선호한다. 미국 소프트웨어 업체 어도비(Adobe)는 설문을 통해 아시아태평양의 소비자 58%가 코로나19 유행 기간에 온라인 쇼핑의 빈도를 높였다고 발표했다. 미국 컨설팅 회사 맥킨지(Mckinsey)는 아시아에서 음식을 온라인으로 시키는 비율이 16%에서 70%까지 늘었다고 밝혔다.다보스포럼이라고도 불리는 세계경제포럼(WEF)은 지난 5월 의료와 쇼핑 산업에서 모두 플라스틱 의존도가 급증했다고 지적했다. WEF 보고서는 일회용 플라스틱의 증가는 특히 폐기물을 강이나 바다로 내보내는 개발도상국에서 새로운 공중 보건 위기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전 세계 국가들은 코로나19 발생 전부터 이미 매년 플라스틱 쓰레기 약 2900만t을 바다에 폐기했다.온라인 쇼핑을 하면 보통 나오는 쓰레기는 이렇다.
음식 배달을 시키면 보통 나오는 쓰레기는 이렇다.
보통 이런 포장물에는 일회용 버블랩과 쟁반, 식기와 같은 일회용 플라스틱이 들어있다. 제대로 처리되지 않으면 결국 바다나 토양, 해양 동물 속으로 들어가 결국 우리 몸에 쌓이는 미세 플라스틱으로 변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성인들은 한 해 평균 미세 플리스틱 입자를 최소 5만개 흡입한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인체에 쌓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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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연구에 따르면 아시아는 전 세계 플라스틱 배출량의 5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동남아시아 국가들은 육지 플라스틱을 바다로 내보내는 주범으로 알려졌다. 분리수거 시스템이 잘 구비돼 있지 않거나, 쓰레기 처리 시스템에 문제가 있어서다. 또 플라스틱 포장 제품 수요의 증가 때문일 수 있다. 물론 지역만의 문제가 아닐 수도 있다. 아시아에서 쓰는 플라스틱 포장재 대부분은 미국이나 유럽의 다국적 기업에서 만든다. 환경 단체들은 서구 선진국들이 아시아 국가를 ‘쓰레기통’으로 만든다고 지적했다.아시아 국가들은 이 문제에 다양한 방식으로 대응하고 있다.인구 약 6900만명이 사는 태국은 매년 고체 쓰레기 약 2780만t을 만들어 낸다. 여기서 플라스틱은 12~13%를 차지한다. 약 333만t 정도에 해당한다.폐기물 관리 전문가들은 태국이 일본이나 홍콩, 미국 등 국가에서 수입한 막대한 양의 플라스틱 폐기물로 인해 전 세계의 ‘쓰레기통’이 되고 있다고 경고했다. 태국은 플라스틱 쓰레기를 바다로 버리는 세계 5개국 중 하나로도 꼽힌다.태국은 2017년 정부 차원에서 플라스틱 배출량을 2030년까지 줄이는 방안을 내놓았다. 올 초 매장에서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했다. 또 태국은 내년까지 플라스틱 폐기물 수입을 전면 금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코로나19로 플라스틱 사용이 늘면서 플라스틱과의 전쟁은 다시 원점으로 돌아갔다. 정부도 이 같은 사실을 인정했다. 음식 배송 업체 그랩과 라인맨은 주문량이 봉쇄 기간 300%~400% 늘었다고 밝혔다.
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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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해 폐기물을 에너지로 전환하는 산업을 선호한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방향이 플라스틱 사용과 쓰레기 수입을 장려한다고 본다. 정부는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TV에서 비닐봉지를 모자이크하는 정책도 시행했다.
싱가포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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