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무새들이 발효 과일을 먹고 취해 사망하는 사건이 늘고 있다.
이건 최근 호주 킴벌리에서 벌어지는 일이다. 이곳 앵무새들은 발효 망고를 먹고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가 사고로 숨진다. 호주 브룸동물병원의 수의사 폴 머피는 ABC방송에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이는 새 여러 마리가 병원에 실려 왔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에게 구조되는 새보다 구조되지 못하고 죽는 새가 훨씬 많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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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들을 죽음으로 몰아넣는 주요 원인은 망고다. 망고는 마치 포도가 와인으로 만들어지는 것과 비슷한 과정을 자연스럽게 거쳐 발효된다. 수확 끝물에 자연히 땅으로 떨어졌다가 햇빛을 받으며 자연 발효되고 알코올을 품는다. 망고는 아무래도 다른 과일보다 당이 풍부한 과일이라서 더 많은 알코올을 만들어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알코올이 가득한 망고를 지역에 서식하는 앵무새가 먹게 되는 거다.
머피는 “여태껏 본 게 총 6마리”라며 “죽기 전에 발견되지 못해 병원까지 못 온 새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알코올 중독으로 발견된 새는) 보통 며칠 동안 고통을 견딘 상태”라며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힘이 없고 영양실조를 겪는다”고 덧붙였다.
알코올 중독은 사망의 간접 원인이 되기도 한다. 새가 인사불성이 돼서 비틀거리면서 비행하거나 아예 못 움직이다가 죽게 되는 거다. 머피는 “새들이 음주 비행하다가 창문에 부딪히거나 앉아 있을 때 고양이 같은 천적에게 무방비로 노출된다”고 설명했다.
새가 취해 겪는 사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인도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있었다. 앵무새가 양귀비 밭을 습격해 아편 중독에 걸리기도 했다.
양귀비 농사를 짓는 인도 농민 난드키쇼어는 현지 NDTV에 “양귀비꽃 한 송이로 아편 2025g 정도를 만든다”며 “앵무새들이 하루에 3040번 떼 지어 몰려와 작물을 먹어 치우고 양귀비를 꼬투리 채로 가지고 날아가기도 한다”고 토로했다.
DNA인디아는 당시 앵무새들이 양귀비에 찌들어서 나무에 부딪히고 들판 주변에서 멍한 모습으로 누워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약의 효과가 사라지면 날아가고 이후 다시 돌아와 농작물을 습격하는 식이 반복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