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놓기 자수 뜨개질
모든 사진: 아누라다 바우믹 Anuradha Bhaumic
Art

일상의 아름다움을 한 땀 한 땀 수놓아 표현하는 아티스트

작가는 버려진 천을 모아 일상의 아름다움을 자수로 표현한다.

매일 생각 없이 내리는 인스타그램 피드. 별거 아닌 것 같은 하루 중 잠깐의 시간. 때론 자기 전에 외로운 밤을 달래는 시간이기도 하고 그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날리는 시간이기도 하다. 또 때론 지친 마음을 달래는 치유의 시간이기도 하다. 최근 인도 벵갈루루에 사는 아티스트 아누라다 바우믹이 올린 자수 사진을 보고 그런 시간을 보냈다.

자수 속의 여성은 소파나 욕조, 정원에 홀로 앉거나 누워 평화롭게 책을 읽고 있었다. 요즘같이 홀로 있는 시간이 많아진 시대에 누구에게나 필요한 행복처럼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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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주인인 29세 아티스트 바우믹은 5살 때부터 수를 놓고 있다. "어렸을 때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데 그때 어머니가 집에 있으라고 자수를 알려주셨어요. 손에 손수건을 쥐여 주고 여러 자수 기법을 알려주셨죠." 어머니는 딸이 집에 있으면서도 삶의 원동력을 잃지 않길 바라셨다. 그런 의미에서 수놓기가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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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적이면서도 동적인 창작 활동이라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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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믹은 지난해 11월 자수 작업을 더 열심히 하기 위해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했다. 올해 2월 데님 디자이너 일을 그만뒀다. 그리고 전업으로 자수 작업을 하기로 했다. 자신의 자수를 통해 사람들이 평범한 일상 속에서 특별한 의미를 느끼게 하고 싶었다.

바우믹은 자수를 구매하는 고객들의 생활 속에서 이런 순간들을 뽑아내서 작품을 만든다. 사람들이 실제로 하는 활동과 실제로 사는 공간을 소재로 작품을 구상하는 식이다.

바우믹은 "코로나19로 시작한 도시 봉쇄가 끝나면 가장 먼저 부모님을 안아드리고 싶고 그다음에는 쿠본공원에 가고 싶다"고 전했다. 그는 "최고의 힐링 장소"라고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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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독서하는 장면만 자수로 두는 건 아니다. 사랑에 빠진 커플이 손을 잡은 장면, 인종차별 반대운동을 지지하기 위해 주먹을 쥐고 있는 장면 등 다른 소재도 많다. 작가는 알록달록한 천을 많이 쓰는 편이다. 못 입는 엄마 옷에서 10년 전부터 천을 모았다.

전 세계적으로 자수가 재유행하고 있다. 과거에는 자수가 나이 지긋한 할머니들의 전유물이었다면 이제 젊은 아티스트들이 관심을 두는 '힙한' 예술 장르가 됐다.

바우믹은 자신의 작품을 고객들에게 판매할 뿐 아니라 여러 공간에 전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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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누라다 바우믹 아티스트 본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