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ugs

승려 전원 필로폰 양성 반응에 승려 없이 남겨진 사원

태국 승려들은 잇따라 ‘마약 스캔들’에 휘말리고 있다.
Gavin Butler
Melbourne, 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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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태국 사원의 모든 승려가 필로폰 양성 반응을 보였다. 사진: 휴 시턴/ 게티이미지

한 태국 사원의 모든 승려가 메스암페타민(필로폰) 양성 반응을 보여 승려 자격을 잃었다. 중부 펫차분 붕삼판에 있는 사원의 승려 4명은 지난달 28일 경찰의 지시로 강제 소변 검사를 받았다. 사원의 주지를 비롯해 승려 4명 전원이 검사에서 메스암페타민 양성 반응을 보였다.

현지 공무원 분레릇 틴탑타이는 AFP통신에 “승려들은 재활 치료를 위해 보건소로 이송됐다”며 “인근 주민들은 사원이 텅 비어 ‘공덕’을 쌓을 길이 없다면서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이 말한 대표적인 공덕은 음식 보시다. 승려들에게 음식을 바치는 기부 활동이다.

틴탑타이는 “다른 승려를 배치해 종교적 의무를 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전했다.

경찰이 왜 갑자기 승려들을 겨냥해 마약 검사를 시행했는지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다. 다만 경찰은 최근 메스암페타민 유통량 급증으로 대대적인 마약 단속을 벌이고 있었다. 약물 대부분은 태국과 라오스, 미얀마 접경지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흘러들어왔다.

골든 트라이앵글은 세계적인 마약 거래지로 악명 높다. 그중에서도 미얀마 샨주는 내부적인 갈등을 겪고 있어 더 심각한 혼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얀마는 지난해 일어난 군부 쿠데타로 극심한 혼란에 빠져 있다. 이 틈을 이용해 ‘야바’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 합성 마약이 골든 트라이앵글에서 대량 쏟아졌다.

불미스러운 일에 연루된 파계승은 이들뿐이 아니다. 태국 승려들은 최근 부패와 살인, 마약 밀매 등 다수의 범죄에 연루돼 적발됐다. 이 때문에 평판이 바닥에 떨어져 있다.

루앙 뿌 뚜안차이라는 승려는 2년 전 전지전능하다고 주장하며 명성을 얻었다가 지난 3월 음주운전과 마약 소지로 기소돼 자격을 잃었다. 당시 메스암페타민을 소지했다. 또 다른 승려도 메스암페타민을 이용하고 판매한 사실이 적발돼 승려 자격을 잃었다.

불교 전문가들은 지난 3월 VICE와 인터뷰에서 거짓 승려들을 솎아 내고 순수함과 올바름을 추구하는 불교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계율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사회활동가이자 국제참여불교연대 간사인 솜분 충쁘람쁘리는 “불교의 궁극적인 목표는 사람들을 계몽으로 이끄는 것”이라며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승복을 입은 사람이 전부 신성하거나 존경받을 만한 사람은 아니라는 것을 점차 알아차리고 있다”고 밝혔다. 

태국은 인구 93%가 불교 신자이고 승려가 30만명 이상인 대표적인 불교 국가다.

Gavin Butl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