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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르신 위해 아기를 직원으로 고용하는 양로원

양로원장은 어르신들이 아기가 올 때마다 행복해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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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야이 세이유카이 양로원에서 일하는 아기들은 대가로 기저귀와 분유를 받는다. 사진: 셔터스톡

아기들은 취업 조건에 대부분 자격 미달이다. 일단 깨어있는 시간보다 수면 중인 시간이 더 길다. 또 배고프거나 싫증이 나면 그냥 울어버린다. 어른의 관심과 사랑을 얻으려고 투정도 부린다.

하지만 이에 동의하지 않는 한 양로원이 있다. 아기를 훌륭한 직원으로 바라본다. 일본 후쿠오카현에 있는 모야이 세이유카이 양로원은 갓난아기를 구인한다. 시설에 있는 노인들을 위해서다.

지원자는 언어를 구사할 수 없는 0~3세여야 한다. 출근은 원하는 시간에 해도 상관없다. 단 보호자가 항상 아기 곁에 있어야 한다.

보호자들은 아기가 이렇게 ‘노동’한 대가로 기저귀와 분유를 지급받는다.

곤도 기미에 양로원장은 VICE와 인터뷰에서 “기분이 항상 좋지 않거나 울적해 보였던 어르신도 아기만 오면 활기를 찾는다”며 “어르신이 매우 행복해 보인다”고 전했다. 

일본은 한국보다 먼저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지난해 전체 인구의 29.1%를 차지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높은 수치다.

그러다 보니 일본에선 생활 보조가 필요한 어르신을 돌보기 위한 양로원이 늘었다. 

2019년에 전국적으로 1만5134개였던 양로원은 이듬해 1만5956개로 증가했다. 양로원이 많아지면서 직원도 더 많이 필요해졌다. 모야이 세이유카이 양로원의 경우엔 직원뿐 아니라 어르신과 시간을 함께 보낼 수 있는 아기도 더 많이 필요해졌다.

곤도 원장이 ‘아기 직원’을 생각해낸 건 2년 전 태어난 손녀를 양로원에 데리고 왔을 때였다. 다른 직원도 간혹 자녀를 데리고 왔다. 아기를 본 어르신들이 무척 행복해 보였다. 어르신들은 자녀의 어린 시절이 생각난다면서 기뻐했고 금방 기운을 차렸다.

곤도 원장은 “아기의 주요 업무는 양로원의 입소자와 함께 산책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손녀의 재잘거리는 목소리 사이로 “아기에겐 신비로운 힘이 있다”고 말했다.

모야이 세이유카이 양로원엔 현재 60대~100대까지 연령대의 입소자 120명이 있다. 양로원에서 지금 고용 중인 아기는 32명이다. 일부는 매주 양로원을 찾고 있다.

양로원은 아기 직원을 보내주는 보호자를 위해 더 많은 이벤트를 열려고 계획 중이다. 보호자가 시간이 날 때 이유식 만드는 방법처럼 유용한 수업을 제공할 예정이다.

Hanako Montgome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