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에 빠지면 미친다는 말이 있다. 평소엔 하지 않을 법한 일을 기꺼이 하게 된다는 의미다. 안 하던 조깅을 같이 한다거나 서로 공항까지 마중 나오는 것처럼. 성적인 흥분은 불안하고 혼란스러운 감정이다. 광팬들이 아이돌에게 목을 곡괭이로 쳐달라고 한다거나 절벽에서 밀어달라고 애원하는 이유는 너무 사랑해서일까. 그렇게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건 사랑이 아니라 성적인 흥분 상태에 가깝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죽음도 두렵지 않아 할 뿐 아니라 새로운 성격과 취향이 생긴다. 심지어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한다. 최근 한 연구는 “성적인 흥분이 자신을 포장하는 거짓말과 연관이 있다”는 결과를 내놓았다. 여기엔 상대에게 더 잘 보이려고 자신을 과장하는 것에서부터 대놓고 없는 일을 지어내는 것까지 모든 종류의 거짓말이 해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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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연구를 시행한 연구원들은 학생 참가자 634명을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 집단은 성적 자극에 노출했다. 또 다른 집단은 평소와 같은 상태로 유지했다. 성적 자극을 받은 참가자들은 다른 참가자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이려고 더 많은 거짓말을 했다. 예를 들어 상대가 자신의 자기소개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상대가 선호하는 조건으로 소개 내용을 바꿀 확률이 높았다. 이뿐 아니라 성관계를 맺었던 상대의 수를 속이거나 지시한 것보다 상대에게 더 호의적으로 보이려고 거짓말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연구의 공동 저자인 그릿 번바움은 보도자료를 통해 “사람들은 매력적인 낯선 사람과 가까워지려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적 흥분과 관련된 뇌 시스템이 활성화하면 자신을 최대한 포장하려는 욕구가 생긴다”며 “낯선 사람에게 원래 모습보다 더 멋져 보이려고 말을 꾸미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여러 연구원들은 지금까지 성적으로 흥분해 하는 거짓말을 여러 각도로 분석했다. 2008년 이런 거짓말을 바탕으로 분류 체계를 내놓았다. 연구원들은 여기서 남녀의 차이점을 발견했다. 남성들은 성관계가 목적일 때 더 노골적으로 거짓말할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여성들은 갈등을 피하려고 원하지 않는 성관계를 할 가능성이 높았다.
최근 연구 결과는 2013년 연구 결과와 비슷했다. 바로 남성과 여성 모두 사회에 적응하기 위해 자신의 성 경험을 거짓으로 말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결과에 따르면 남성들은 성 경험 횟수를 부풀리고 여성들은 과거 상대 수와 성경험 횟수를 줄였다.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지만 사람들은 데이팅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때 거짓말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이 연구 결과 드러났다. 한 연구에 따르면 사람들은 데이팅 앱에서 대화할 때 상대에게 상처를 주지 않고 거절하기 위해 거짓말한다. 예컨대 ‘죄송해요. 핸드폰이 꺼져있었어요’라는 말은 사실 ‘죄송해요. 더 섹시한 사람이랑 연락하고 있었어요’라는 뜻이다.
사람들은 욕망 때문에 거짓말한다. 하지만 사회적으로 용납할 만한 수준의 거짓말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 만한 사기성이 짙은 거짓말의 차이는 크다. 욕망은 다른 사람을 상처 줘도 괜찮은 이유가 되지 못한다.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이 보내준 노래 추천 문자에 ‘고마워. 집에 도착하면 고막이 터질 때까지 들을게’라고 답해주는 정도의 거짓말은 괜찮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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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의 출처는 VICE U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