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시선 추적 기술로 ‘완벽한 가슴’을 만들려는 연구자들

연구팀은 사람들의 시선이 가슴의 젖꼭지와 아랫부분에 머물렀다고 밝혔다.
가슴 성형수술 성형외과 시선 추적 슴가 성형

사실 세상에 ‘완벽한 가슴’은 존재하지 않는다. 또 사람마다 가슴 성형수술을 하려는 이유는 천차만별이다. 지금부터 이 두 사실을 잠깐 잊어보자.

만약 당신이 성형외과 의사라면 어떨까. 환자들이 찾아와서 ‘완벽한 가슴’을 만들어달라고 한다. 이들이 원하는 가슴은 무엇인지 상담이나 설문을 통해 파악할 수 있을 거다. 하지만 사람들이 원하는 가슴을 더 쉽고 정확하게 알 방법은 없을까.

폴란드의 피오트르 피에트루스키 박사 연구팀은 시선 추적 기술을 이용했다. 사람들이 가슴의 상대 매력과 대칭성을 평가할 때 어느 부위를 집중해서 보는지 분석했다. 그 결과 사람들은 젖꼭지와 가슴 아랫부분에 주목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광고

연구팀은 참가자 남성 50명과 여성 50명이 가슴 사진을 볼 때 어디를 보는지 시선 추적 기술로 분석했다. 참가자의 성별과 인종 외에 성적 지향이나 성정체성은 언급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두 비슷한 문화권 출신이라고 밝혔다. 연구팀이 분석한 결과는 미국 성형외과 학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성형과재건수술(PRS)’의 지난해 12월호에 실렸다.

연구팀의 수장 피에트루스키 박사는 VICE와 인터뷰에서 “아름답다는 말은 주관적이어서 분명히 정의하기가 쉽지 않다”고 전했다. 또 “가슴 성형수술이 끝나도 명확한 기준이 없어 결과를 분석하기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선 추적 기술이 문제를 해결해주고 있다. 피에트루스키 박사는 "이 기술로 가슴의 대칭이나 아름다움을 정량으로 분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실험 참가자들에게 컴퓨터 그래픽으로 만든 가슴 모양의 이미지를 보여줬다. 처진 가슴과 탄력 있는 가슴 등 다양한 크기와 모양의 가슴 이미지를 제시했다. 그리고 참가자들에게 ‘좋지 않음’을 뜻하는 1점에서부터 ‘매우 좋음’을 의미하는 10점까지 평가해달라고 했다. 이미지의 피부색과 체형은 모두 같았다.

map of the breasts

이미지: 피오트르 피에트루스키 박사 제공

연구팀은 참가자들의 시선이 0.1초 이상 머문다면 의도적으로 보는 거라고 간주했다. 참가자들의 시선이 많이 가는 부위에 점을 찍었다. 연구팀은 사람들이 주로 유두 주위를 바라본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물론 놀랄 만한 결과는 아니다. 일반적으로 사람들은 대조가 강한 곳을 바라보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시선 추적 기술에도 한계가 있다고 인정했다. 논문에서 사람들이 어떤 대상을 더 오래 바라보는 이유가 매력 때문만이 아닐 수 있다는 사실을 지적했다.

또 성형외과 의사와 환자들이 원하는 가슴 모양을 합의하기 어려운 이유는 환자의 출신 문화권에 따라 원하는 가슴 모양이 다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다양한 문화 출신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폭넓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가슴의 아름다움을 평가하는 척도가 머지않아 성형외과 의사와 환자의 소통을 도울 거라고 예상했다. 또 자신들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이 자동으로 가슴을 평가할 날이 머지 않았다고 내다봤다.

피에트루스키 박사는 “시선 추적 기술은 신체 부위에 점수를 매기는 AI 기반의 알고리즘 개발에 쓰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재차 강조하지만, 사람마다 가슴 성형수술을 원하는 이유는 다르다. 수술 결과에 만족을 더해준다면 시선 추적 기술은 환영받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이 기술로 ‘완벽한 가슴’을 정의할 순 없다. 지구상의 모든 인간의 시선을 조사해 ‘완벽한 가슴’의 기준을 만든다고 해도 모든 환자가 그 기준에 만족하지 않을 거다.

애초에 ‘완벽한 가슴’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름다움은 본인의 만족에 달렸기 때문이다.

본 기사의 출처는 VICE U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