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가 선거 유세 중 총에 맞아 사망했다고 의료진이 밝혔다. 67세.
아베 전 총리는 8일 오전 나라현 나라시에서 선거를 위한 유세를 하다가 뒤쪽에서 날아오는 총알에 맞았다. 사진기자가 촬영한 사진을 보면 아베 전 총리는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있다. 10일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도시를 돌며 가두연설 일정을 소화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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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쿠시마 히데타다 나라의과대학 응급의학과 교수는 아베 전 총리가 목에 상처가 두 군데 생긴 채로 병원에 이송됐고 생명 신호인 바이털 사인(활력 징후)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또 총알이 심장에 닿을 만큼 깊이 박혀 있어 손을 쓸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기시다 후미오 현 총리는 선거 운동을 위해 야마가타현에 갔다가 소식을 듣고 도쿄로 돌아왔다. 기시다 총리는 공식 사망 판정이 나오기 전 기자회견에서 “이건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 기간 중에 일어난 비열하고 야만적인 행위”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아베 전 총리는 9년 가까이 장기 집권해 ‘일본 최장 총리’라는 타이틀이 있다. 2006년 처음 총리에 올라 이듬해까지 직무를 수행했다. 그러다가 2012년 다시 총리에 등극해 지병인 궤양성 대장염 등 건강 문제로 물어나기 전인 2020년까지 업무를 수행했다.
아베 전 총리는 일본 보수와 극우 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일본 경제를 디플레이션에서 구해내고자 이른바 ‘아베노믹스’ 정책을 펼치기도 했다. 동아시아에서 독단적인 중국에 맞선다는 명분으로 일본의 군사화를 추진해 전쟁 가능한 국가를 만들려고 했다.
일본인들은 충격적인 소식에 경악했다. 일본은 총기 범죄율이 가장 낮은 국가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또 정치 지도자를 향한 공격이 드문 나라이기 때문이다. 다마키 유이치로 국민민주당 대표는 “용납할 수 없는 잔혹한 행위를 다시 한 번 규탄한다”고 전했다.
NHK방송에 따르면 경찰은 총격 현장에서 바로 41세 남성 야마가미 테츠야를 확인해 체포했다. 또 남성이 집에서 만든 것으로 보이는 무기도 확보했다. 보도에 따르면 아베 전 총리는 두 번째 총격 후 바닥에 쓰러졌고 그의 뒤로는 하얀색 연기가 피어올랐다.
NHK에 따르면 남성은 나라현 주민으로 2005년까지 3년간 해상자위대원으로 근무했다. 남성은 경찰 조사에서 “아베 전 총리에게 불만을 품고 죽이려했다”고 진술했다.
이 기사는 2022년 7월 9일 업데이트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