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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장수 서울시장’ 박원순의 비극, 실종 신고 7시간 만에 숨진 채 발견

서울시는 박 시장의 장례를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를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
조문객들이 10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에 차려진 박원순 서울시장의 빈소에서 조문하고 있다. 사진: HANDOUT / SEOUL CITY GOVERNMENT / AFP

본 기사는 2020년 7월 10일 오후 5시 업데이트됐습니다.

‘최장수 서울시장’이자 대선 후보로 꼽히던 박원순 서울시장이 별세했다. 향년 64세.

최익수 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장은 10일 현장 브리핑에서 “박 시장이 이날 0시쯤 서울 성북구 북악산 성곽길 인근 산속, 숙정문과 삼청각 중간 지점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또 “경찰은 현재 CCTV 분석 등을 통해 시장공관에서 사망 장소까지 동선을 파악 중이다”며 “향후 변사 처리 절차에 따라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스스로 목숨을 끊었을 가능성이 높다. 최 과장은 “앞으로 수사를 해야 알겠지만 현재로서는 특별한 타살 흔적이 없다”고 전했다. 현장에서는 박 시장의 신원을 확인할 수 있는 가방과 핸드폰, 명함, 물통이 발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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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장 박원순 자살

박원순 서울시장 영정사진. 사진: HANDOUT / SEOUL CITY GOVERNMENT / AFP

서울시는 이날 정오쯤 박 시장의 유언장을 공개했다. 박 시장은 유언에서 “모든 분에게 죄송하다. 내 삶에서 함께해주신 모든 분에게 감사드린다”며 “오직 고통밖에 주지 못한 가족에게 내내 미안하다. 화장해서 부모님 산소에 뿌려 달라. 모두 안녕”이라고 썼다.

서울시는 박 시장의 장례를 사상 첫 서울특별시장(葬)으로 치를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태균 서울시 행정국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장례 기간은 5일이고 발인은 13일”이라며 “청사 앞에 분향소를 설치하면 시민의 조문도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시정은 보궐선거가 열리는 내년 4월 7일까지 서정협 행정1부시장이 맡는다.

서 부시장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긴급 브리핑을 통해 “오늘부로 시장 권한대행을 맡게 됐다”며 “서울시정은 안전과 복지를 최우선으로 하는 박 시장의 시정 철학에 따라 중단 없이, 굳건히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장 박원순 자살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 ED JONES / AFP

박 시장의 딸은 전날 오후 5시17분쯤 아버지의 전화기가 꺼져 있어 연락이 닿지 않는다면서 112에 실종 신고를 했다. 경찰과 119 구조대원들은 이후 대대적인 수색을 벌였다. 경찰에 따르면 소방구조견이 먼저 시신을 발견하고 소방대원과 기동대원이 현장으로 가서 시신을 함께 확인했다. 하지만 지금까지 정확한 사인은 공개되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에 따르면 박 시장은 8일 서울시청 전 직원으로부터 성추행 혐의로 고소당했다. 하지만 박 시장이 갑작스럽게 숨진 채 발견되면서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불기소 처분될 전망이다. ‘검찰사건사무규칙’ 제69조에는 수사받던 피의자가 사망할 경우 검사는 ‘공소권 없음’으로 사건을 불기소 처분한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1980년 사법시험에 합격한 박 시장은 이후 인권변호사와 시민운동가로의 삶을 살았다.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됐고 2014년 재선과 2018년 3선에서 당선되면서 ‘최장수 서울시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쥐었다. 박 시장은 9년간 1000만 서울 시민의 행정을 책임지면서 2022년 유력한 차기 대선 주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Junhyup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