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중년,헤어스타일, 모발 이식,당당
모든 사진: 폴 숀버거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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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모로 정수리 벗겨져도 쿨하고 당당하게 사는 중년들

호주 사진작가는 탈모에도 당당한 중년 남성을 조명했다.

남성은 대부분 탈모가 생기면 기가 죽는다. 하지만 모두가 그러는 건 아니다. 머리카락이 빠지면 빠지는 대로 신경 쓰지 않고 당당히 다니는 남성도 있다. 어떤 이들은 옆 머리카락을 끌어와 텅 빈 정수리에 가지런히 올리기도 한다.

호주 사진작가 폴 숀버거는 그 당당함에 매료됐다. 그래서 탈모를 신경 쓰지 않고 당당히 길거리를 다니는 한국의 아저씨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워 사진집 ‘업 앤 오버(Up and Over)’를 발표했다.

본론에 앞서 숀버거는 이들을 조롱하려는 것이 아니다. 과거에 미련이 남은 남성을 애잔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이들이 주목받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VICE는 숀버거가 왜 탈모 남성의 독특한 헤어스타일에 빠지게 됐는지 알아봤다.

VICE: 애초에 사진집을 목표로 한 건가요, 취미로 하다 보니 사진집이 된 건가요?
폴 숀버거:
원래는 순전히 취미로 한 거예요. 아시아 국가들을 카메라를 들고 누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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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 있는 중년의 남성들을 길거리에서 볼 때마다 사진을 찍고 싶은 마음이 들었죠. 일종의 귀여운 수준의 집착이라고 할까요. 확실히 사진집을 계획했던 건 아니에요.

나이가 지긋한 분들에게 보통 영감을 받아요. 그들이 하는 모든 게 흥미롭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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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년 남성은 놀라울 만큼 남 눈치를 안 봐요. 얼마 전 본 한 남성도 정장 셔츠를 입고 넥타이를 맨 채 여태껏 본 것 중 제일 편해 보이는 운동복 바지를 입었더라고요.
맞아요. 절대 신경 안 쓰죠. 웃기기도 해요. 하지만 전 그래서 이들이 멋지다고 생각해요. 또 이들을 진정한 스타일 리더로 모시고 존경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중년들끼리는 동지애가 쉽게 생기는 것 같아요. 마치 ‘대머리 모임’이 있는 것처럼요.
많은 이들이 꽤 자신감을 갖고 살고 있어요. 밖으로 슬렁슬렁 나와 장기를 두면서요.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다른 건 신경 안 써요. 남이 머리를 어떻게 보든지 신경 안 쓰죠.

대부분 한국, 중국, 일본에서 촬영했네요. 국가 간에도 차이가 있던가요?
하는 일에 따라 차이가 생기는 것 같았어요. 현장직 근로자냐, 사업가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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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지위에 따라 탈모 남성이 머리카락 넘기는 스타일도 다르단 건가요?
네, 어쩌면 그렇게 설명할 수도 있겠네요. 심지어 자랑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물론 일부는 애써 부정하려고 하기도 했죠. 국가마다 이들을 부르는 이름도 달라요. 바코드부터 2:8 가르마, 스프링클, 도색 작업 등 끝도 없이 다른 별명이 있어요.

아직은 모발 이식 말고는 탈모 해결에 다른 뾰족한 대안이 없는 것 같아요.
운동선수 중에 운동 능력을 높여주는 약물을 먹어 탈모를 겪는 사람들을 많이 봤어요. 정수리 쪽 머리카락이 빠지면 옆머리를 끌어다 고정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봐요.

테니스 선수 안드레 애거시도 몇 년간 가발을 썼죠. 외모에 매우 신경 쓰고 민감해했어요. 결국에는 자신이 대머리라는 사실을 고백했어요. 제가 광고주라면 이 테니스 선수가 아니라 탈모에도 당당하게 다니는 나이 든 남성들에게 광고비를 투자할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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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가고 싶은 나라가 있나요?
한국에서 촬영을 자주 했던 장소가 있었어요. 그곳에서 어떤 아이들은 재밌는 놀이를 하기도 했고 일부는 따분하게 앉아 있었죠. 반면 중년 세대는 새벽 2시쯤에 이곳으로 나와서 음악을 틀어놓고 음식을 즐겼죠. 옷은 대충 입고 옆머리로 정수리를 가리고서요.

남 시선을 신경 안 쓰는 척하는 게 아니라 실제 안 쓰는 사람들은 정말 멋져요.
자기 할 일 하면서 살아있음을 느끼는 거예요. 마지막 순간까지 매일 삶을 즐기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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