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nnabis

태국이 대마 마약에서 제외하고 가정 재배 허가한 첫날

“여태껏 경찰을 피해 다녔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린 자유입니다.”
Koh Ewe
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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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들이 9일 태국 방콕의 ‘하이랜드 카페’에서 대마 꽃을 사기 위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다. 사진:  마난 바챠야나/ AFP통신

태국 방콕 – 태국이 가정 내에서 대마를 무제한으로 재배할 수 있게 공식 허가하면서 아시아에서 대마에 가장 진보적인 국가로 자리 잡았다.

올해 초 승인한 법안을 9일 발효한 것이다. 태국은 이날 대마를 마약 목록에서도 완전히 제거했다. 다만 오락용 대마 흡연을 허가하진 않았다.

변화를 환영하는 태국인들은 이날 대마 가게와 카페에 모여 역사적인 순간을 기념했다.

방콕 시민들은 대마 관련 제품을 파는 ‘하이랜드 카페’가 영업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대마 꽃을 사려고 밖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이 카페가 꽃을 판매하는 건 처음이었다. 시민들은 첫 손님이 가게에서 꽃봉오리를 구매하자 환호성을 터뜨리기도 했다.

세 가지 다른 종류의 현지 대마를 구매해 나온 손님 타나왓 웡쁘롬멕은 VICE와 인터뷰에서 “대마가 불법이라 경찰을 피해 다녔다. 하지만 이제 우린 자유”라고 기뻐했다.

이날은 일반 손님에게는 합법적 대마 제품을 처음 자유롭게 둘러볼 수 있는 날이었다. 하지만 수십년간 합법화에 앞장선 활동가들에게는 그 이상으로 의미 있는 날이었다.

‘하이랜드 카페’ 주인 짜이왓 반짜이는 “1979년부터 43년간 기다렸다”고 말했다. 79년은 태국이 대마와 파생 상품을 불법화한 해다. 그는 “드디어 합법화됐다”며 울먹였다.

짜이왓은 “우리가 여기까지 올 수 있을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태국은 2018년 의료용 대마를 합법화했다. 그때부터 대마를 마약 목록에서 제외했다. 마침내 올 초 대마 전체를 6월 9일부터 마약류에서 제외해 완전히 합법화하겠다고 했다. 지난달에는 자국민에게 대마 100만주를 무료로 나눠주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VICE가 방문한 다른 대마 가게는 꽃을 아직 판매하지 않았고 좀 더 조용한 분위기였다. 하지만 이 가게의 직원들도 마찬가지로 합법화를 두고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피톤치드 주성분 테르펜 제품을 판매하는 초파카에서 일하는 마난나드 요드바니치는 “기분이 정말 좋고 설렌다”며 “태국 대마를 보여줄 수 있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그가 근무하는 가게도 이날 기준으로 이틀 뒤부터 대마 꽃을 처음 판매했다.

정부는 개정에 따라 대마 관련 혐의로 수감 중인 3000명 이상을 석방했다. 또 약 1000명에 대해선 형을 수정하고 재판을 기다리던 이들에 대해선 기소를 취하할 계획이다.

태국은 대마 재배를 합법화하면서 축제 분위기다. 하지만 논란이 모두 끝난 건 아니다.

정부는 대마를 의료용으로만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공공장소에서 대마를 흡연하면 공적 불법방해(공공에 피해 주는 행위) 혐의로 징역 최대 3개월형에 처할 수 있다고 했다. 또 성분 중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이 0.2% 이상 들어가면 불법으로 규정했다.

식물에서 얻는 이득 최대화와 오락용 대마 사용 방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고 한다.

태국인 누구든 수량에 상관없이 대마를 자유롭게 소유하고 재배할 수 있다. 하지만 가정 내에서 대마를 재배하더라도 소비하는 건 아직 엄밀히 말해서 불법이다. 의원들은 여전히 대마의 소비와 판매를 제한하는 법안을 제정하려고 한다. 하지만 지금으로서 어떤 상황에서 대마를 합법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지는 불분명하다.

태국 기업들은 법적 불분명함에도 불구하고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규정을 연구한다.

또 다른 성분 칸나비디올(CBD)이 함유된 음료와 젤리를 판매하는 방콕의 대마 카페 ‘홀위드 하우스’의 퐁스팟 수쿠말찬드라는 VICE에 “대마 시장에 적응할 준비가 됐다”며 “단순히 유행을 좇는 게 아니라 시장을 선점하는 업체가 되고 싶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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