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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누리꾼 인종 차별 댓글로 필리핀에서 반한 정서 고조

일부 한국 누리꾼은 "필리핀인이 작고 가난하고 교육을 못 받았다"고 공격했다.
10 9월 2020, 1:36오전
필리핀 한국 인종차별
사진: 언스플래시

한국 누리꾼의 인종 차별 댓글로 인해 필리핀에서 반한(反韓) 정서가 높아지고 있다. 온라인상에서는 한국인 보이콧과 한국인 사과를 요구하는 해시태그가 물결을 이뤘다.

19살 필리핀 소셜미디어 인플루언서 벨라 포치. 틱톡 팔로워 1500만명, 인스타그램 팔로워 210만명을 거느린 소셜미디어 스타다. 지난 6일 일본 제국주의 상징 욱일기 문신을 한 사진을 틱톡에 올렸다가 지적당한 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문을 올렸다. 또 문신을 가리거나 제거하겠다는 글과 한국을 얼마나 사랑하는지를 적어 올렸다.

그런데 문제는 사과에도 비난이 계속됐다는 것. 일부 한국 누리꾼들은 "필리핀 사람들은 키가 작고 가난하고 무식하다"고 댓글을 달았다. 어떤 누리꾼은 "필리핀은 노예 국가"라고 국가를 폄훼하는 댓글을 적었다. 또 다른 누리꾼은 "못 배웠으니 필리핀이 계속 가난한 국가로 사는 것"이라며 "한국에 와서 일이나 하라"고 비난했다.

9일 필리핀의 소셜미디어에서는 '한국을 취소하라(#CancelKorea)'와 '필리핀인에게 사과하라(#ApologizetoFilipinos)'가 가장 인기 있는 해시태그 목록에 올랐다.

필리핀 누리꾼들은 한국인이 얼마나 필리핀을 인종 차별의 대상으로 여기는지 공유했다. KBS 예능 프로그램 '안녕하세요'는 2017년 '평생 외국인으로 오해받은 한국 토박이'라는 제목으로 한 한국인의 고충을 소개했다. 자신이 한국인인데도 피부색 때문에 필리핀인으로 놀림 받는다는 내용이었다. 필리핀 누리꾼들은 해당 프로그램의 장면을 공유하면서 한국에서는 '필리핀인'이 다른 사람을 놀릴 때 사용된다면서 분개했다.

아이디가 @cyxxx19인 트위터 사용자는 "우리 필리핀인들은 천성적으로 마음이 좋고 친절할 수 있지만 우리가 이런 대우를 받으면 침묵하지 않는다"고 적었다.

아이디가 @aaspn_인 트위터 이용자는 "한국인의 문화와 언어, 사람, 재능을 모두 존중한다"며 "한국인들도 필리핀을 존중하는 마음을 되찾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아이디가 @snoopy76779019인 트위터 사용자는 "잠시 케이팝 응원봉을 내려놓고 자랑스러운 국기를 들려고 한다"며 비유적으로 침묵하지 않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아이디가 @akitabaquero인 이용자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전했다. 그러면서 "많은 필리핀 참전용사들이 한국전쟁 때 한국을 위해 목숨을 바친 걸 기억하라"고 적었다.

필리핀은 한류를 소비하는 최대 국가 중 하나다. 필리핀 사람들은 케이팝뿐 아니라 한국 드라마, 뷰티, 음식, 문화를 열성으로 지지한다. 필리핀은 동남아시아에서도 가장 많은 한국인 이주민이 사는 나라 중 하나다. 여행이나 어학연수로 교류도 많다. 두 나라는 굴곡진 식민 역사를 경험했다. 한국은 1910년부터 45년까지, 필리핀은 41년부터 45년까지 일본의 식민 통치를 겪었다.

Lia Savill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