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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스는 인도의 딸’ 미국 부통령 어머니 고향 인도는 축제 분위기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카멀라 해리스는 7일(현지시간) 미국의 첫 여성, 흑인, 인도계 부통령 당선인이 됐다. 그런데 대선 결과가 나왔던 이날 밤은 해리스 당선인뿐 아니라 18살 인도 학생 샤스티카 자가담발에게도 잊지 못할 특별한 날이었다. 학생은 당선인 어머니의 고향 남부 타밀나두주 툴라센드라푸람 마을 출신이라 승리를 간절히 응원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자가담발은 다른 이웃들과 마찬가지로 미국 대선의 개표현황을 주시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미국에 사는 친척으로부터 결과가 나왔다는 전화를 받고 텔레비전을 틀었다. 온 가족이 모여 해리슨 후보가 부통령이 되는 장면을 생방송으로 지켜봤다. 다음 날 마을 사람 약 350명과 함께 축제를 열었다. 춤추고 노래를 부르고 불꽃놀이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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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가담발은 VICE와 인터뷰에서 “많은 이들이 큰 영감을 받았다”며 “여성들이 자신을 둘러싼 속박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삶을 영위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선인의 어머니 고(故) 시아말라 고팔란 해리스. 그는 19살에 인도를 떠나 미국 캘리포니아대학에서 유학했다. 1963년 자메이카 출신 이민자 도널드 해리스와 결혼했다.

당선인이 언론의 관심을 받으면서 인도의 작은 마을도 함께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마을 주민들은 3일 선거가 끝나고 다음 날 결과를 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가 그렇지 못하자 마음을 태웠다. 신문과 전화, 인터넷으로 상황을 계속 확인했다.

4일에는 힌두교 사원에서 해리스의 승리를 염원하는 기도회를 열기도 했다.

마을 주민뿐 아니라 인도인들은 이번 미국 대선에 지대한 관심을 보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평소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와 ‘브로맨스(bromance·남자들 사이의 유대와 우정)’를 뽐냈을 뿐 아니라 인도계 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인도인들은 4일 ‘미국 대선’과 ‘미국 선거 2020 결과’를 100만번 이상 검색했다.

58세 주민 칼리다스 밤다야르는 VICE와 인터뷰에서 “사람들이 국내 선거를 치르는 것처럼 긴장했다”며 “해리스가 부통령 후보가 되기 전까진 미국에 살고 있고 사원에 돈을 기부한 적이 있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다”고 말했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의 어머니 고향 마을 사람들이 8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툴라센드라푸람해리스에서 당선인의 얼굴이 그려져 있는 플래카드를 들고 대선 승리를 축하하고 있다. 사진: STR / AFP

해리스 당선인의 이름은 사원의 검은색 대리석 벽에 ‘카멀라 해리스… 첸나이…5000루피(약 7만원)’라고 적혀 있다. 당선인의 어머니 이름도 기부자 명단에 새겨져 있다.

지역 관계자 라마난 SV는 VICE에 “갑자기 정치인들과 마을 사람들이 모여들더니 마을과 인연이 있는 당선인을 응원하기 시작했다”고 열띤 분위기를 전했다. 

마을 사람들은 당선인 덕에 스타가 됐다. 현지 매체뿐 아니라 외신들이 마을 사람들을 인터뷰하기 위해 달려들었기 때문이다. 라마난은 “많은 주민들이 요즘 뉴스에 나온다”며 “이런 신기한 일이 언제 다시 벌어질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모디 총리는 트위터를 통해 “해리스 당선인은 인도의 모든 가족들과 인도계 미국인의 대단한 자부심”이라며 “새로운 길을 개척했다”고 지켜세웠다.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당선인의 어머니 고향 마을 사람들이 8일 인도 남부 타밀나두주 툴라센드라푸람해리스의 사원에서 대선 승리에 감사하는 기도를 드리고 있다. 사진: STR / AFP

해리스 당선인은 부통령 수락 연설에서 인도계라는 사실을 언급했다.

“오늘 이 자리에 있게 해준 항상 마음 속에 있는 어머니 시아말라 고팔란 해리스에게. 어머니가 19살에 인도에서 처음 왔을 땐 이 순간을 아마 상상하지 못했을 지 모릅니다. 하지만 어머니는 미국이 이런 일이 가능한 나라라고 깊이 믿고 계셨습니다.”

Danish Raz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