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룹 엑소의 전 멤버 크리스(중국 활동명 우이판)가 중국에서 미성년자를 포함해 다수의 여성을 성폭행했다는 의혹에 휩싸였다. 광고주들은 크리스와 선 긋기에 나섰다.
대학생 두메이주는 18일 넷이즈와 인터뷰에서 중국에서 가장 인기를 누리는 톱스타 중 한 명인 크리스가 부와 영향력을 이용해 자신을 비롯한 어린 여성들과 성관계를 맺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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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를 전공하는 두메이주는 “17세였던 지난해에 크리스의 매니저들이 스타로 키워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인터뷰를 한다고 크리스의 집에 데려가 술을 마시게 하고 못 나가게 했다”고 전했다.
여성은 “곧이어 정신을 잃었다”며 “정신을 차렸을 때는 크리스의 침대 위였다”고 밝혔다. 이어 “크리스는 콘돔도 쓰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그는 “크리스와 연인으로 발전하는 줄 알았지만 몇 달 후에 무시를 당했다”고 전했다. 매체에 따르면 그는 크리스에게 비슷한 일을 당한 미성년자 2명을 포함한 여성을 몇 명 더 찾아서 연락을 취했다.
크리스는 19일 현지 소셜미디어 웨이보를 통해 관련 혐의를 전면 부인했다. 그는 소속사 성명을 통해 “여성을 명예훼손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다수의 기업이 이미 크리스와 광고 계약을 해지했다. 티슈 제조사 템포와 미디어 기업 텐센트 비디오, 세제 제조사 리바이가 크리스와 모든 비즈니스 관계를 끊는다고 발표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크리스와 여전히 거래하는 글로벌 기업 불가리와 포르쉐, 루이비통의 소셜미디어 페이지를 찾아가 비판하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간 여성 운동이 확산하면서 성폭력 관련 규정을 강화했다. 하지만 중국의 여성 운동은 시민운동을 억압하는 정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관영 CCTV의 인턴이었던 저우샤오쉬안은 유명 진행자 주쥔이 자신을 더듬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법정 분쟁 과정을 웨이보에 올렸다가 1년간 게시물 업로드 권한을 잃었다.
또 다른 중국 여성 류징야오는 전자상거래 기업 징둥닷컴(JD.com) 창업자 리처드 류를 성폭행 혐의로 고발했다. 여러 매체가 2019년에 중국판 카카오톡인 위챗에 피해 여성을 지지하기 위한 청원을 공유했다가 계정을 차단당했다.
크리스는 리처드 류에 이어 중국에서 성폭행에 연루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이 됐다. 크리스는 중국에서 힙합과 스트리트 문화의 부흥과 더불어 인기를 누렸다. 또 영향력 있는 브랜드 광고주들과 일하면서 잡지의 표지 모델로 자주 등장했다.
그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더 랩 오브 차이나’의 심사위원을 맡기도 했다.
하지만 여론이 그를 가만 놔두지 않을 듯하다. 여성은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19일 여성이 여성을 돕는다는 뜻의 해시태그 ‘#girlshelpgirls’가 웨이보에서 인기였다. 크리스의 게시글에 그의 연예계 퇴출과 법적 처벌을 요구하는 댓글도 이어졌다.
두메이주는 18일 크리스를 상대로 “24시간 내로 연예계 은퇴를 선언하고 피해자들에게 자필 사과문을 보내라”고 촉구했다. 또 크리스의 성기를 ‘이쑤시개’라고 비하했다.
또 다른 여성 두 명도 크리스에게 받은 메시지라고 주장하면서 대화 기록을 공개했다. 기록에는 크리스가 전 걸그룹 멤버에게 성관계 경험을 물으며 만나자고 제안하는 내용이 담겼다. 크리스는 현재까지 새로 공개된 기록에 관해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