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다크의 붉은 아리아인.
라다크의 붉은 아리아인. 사진: Aman Chot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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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 마지막 남은 원주민들의 모습을 담는 사진작가

인도 원주민은 전체 인구의 8.6%를 차지한다. 하지만 사회에서 소외됐다.

인도의 원주민을 아디바시라고 부른다. 이들은 수 세기에 걸쳐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사회로부터 관심을 받지 못한다. 사진작가 아만 초타니는 인도를 여행하면서 아디바시가 거주하는 소외 지역을 발견했다. 사라지는 이들의 문화를 보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난해 3월 사진 프로젝트 마지막 아바타(The Last Avatar)를 시작했다. 이 작업을 시작으로 이들의 삶을 사진과 글로 남긴다.

초타니는 VICE와 인터뷰에서 “손쓸 수 없을 만큼 많은 문화와 전통이 사라지고 있다”며 “(사진 프로젝트가) 미래 세대와 연구자에게 자료가 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초타니는 원래 사진집을 출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 나아가 디지털로 영역을 확장했다. 웹사이트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작품을 전시했다. 그와 프로젝트를 함께 시작한 비샬 발리와 스탠진 초크펠은 제작팀의 중심적인 역할을 맡았다. 기자 루하니 소니와 브린다 바이드는 원주민의 숨은 이야기를 글로 옮기는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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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카스족의 한 여성. 사진: Aman Chot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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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냑족의 구성원. 사진: Aman Chotani.

사진 프로젝트는 아직 진행 중이다. 이 팀은 원주민을 위해 미술 워크숍도 진행하고 있다.

인도 원주민 부족 약 645개를 연구했다. 이 중 엄선한 부족 25개를 프로젝트에 포함했다. 구자라트와 라다크, 오디샤, 라자스탄, 나갈랜드 등. 지금까지 인도 전역의 마을 15곳에서 다양한 원주민 부족들을 만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원주민들은 촬영 경험에 따라 카메라를 대하는 태도가 달랐다. 초타니는 “우리 팀은 대부분이 부족에게 환영받았다”며 “일부 부족만 초반에 어색해했다”고 전했다. 이들과 얼마큼 유대 관계를 만드는지가 중요했다. 초타니는 “촬영이 가능하냐고 묻기 전에 친해지려고 노력하는 편”이라며 “그렇게 하면 대부분 흔쾌히 허락해준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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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아리아인의 한 여성. 사진: Aman Chotani.

초타니는 부족들의 삶의 방식에서 특히 영감을 많이 얻었다.

"원주민들은 삶의 지혜가 풍부해 배울 점이 많아요. 마을마다 고유의 특색이 있어요." 그는 원주민들의 특유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다. 부족의 음악에서부터 춤, 공예품까지. 부족들이 장기간 만들어낸 이런 자산을 '문화의 산물'이라고 표현했다.

초타니는 부족들이 사는 지역의 위치가 삶의 형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나갈랜드의 코냑족은 추장이 공동체를 이끌고 있다. 그래서 유대가 끈끈하다. 라다크의 드록파족은 일명 붉은 아리아인이라고 불린다. 이들은 세상과 고립된 채 살고 있다. 그래서 다른 공동체와 혼인을 금한다. 힌두교 소수 부족인 아고리족은 힌두교 신인 시바신을 섬기고 있다. 또 사후 의식을 지내는 풍습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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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냑족의 사냥꾼. 사진: Aman Chot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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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고리족의 남성. 사진: Aman Chotani.

초타니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산다고 생각해본 적이 있느냐”며 “그게 아고리족의 삶”이라고 했다. 이어 “이들은 마법과 같은 기이한 세계를 살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사진은 미적 감각이 넘친다. 부족들의 삶을 다양한 색깔로 담았다. 드록파족의 화려한 머리 장식과 라자스탄족의 장엄한 터번(머리에 둘러 감는 수건), 코냑족의 문신 등.

이들의 사진은 인도 사회에서 무시당하던 원주민들을 조명했다는 의미가 있다.

2011년 인도에서 마지막으로 실시된 인구조사에 따르면 원주민들은 전체 인구의 8.6%를 차지한다. 약 1억400만명에 해당한다. 인도의 원주민 인구가 세계 여느 나라 인구보다 많은 셈이다. 그러나 여전히 인도 사회에서 원주민의 권리 보장은 논쟁거리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는 원주민을 보호하고 이들에게 힘을 실어주려고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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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히어족의 소녀들. 사진: Aman Chot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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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자라스족의 여성들. 사진: Aman Chotani.

엠네스티는 아디바시의 권리를 오랫동안 지지했다. 웹사이트에 "인도가 개발 사업을 하면서 원주민들은 토지를 몰수당하는 등 권리를 짓밟혔다”고 적었다. 또 “이들은 보호법 중 어느 하나에도 보호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팀의 프로젝트는 타임캡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급변하는 원주민들의 모습을 보존하기 때문이다. 초타니는 여행을 시작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전통과 문화가 보존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많은 문화가 다양한 이유로 사라지고 있었다. 예를 들어 라자스탄족은 이제 전통 의상을 입지 않는다. 대부분 현대 의상을 입는다.

특히 기술과 직업, 음식 면에서 이런 변화는 두드러진다. 원주민 일부는 최신 기술을 활발히 활용한다. 가장 외딴 지역에 사는 부족조차도 TV를 시청하고 휴대폰을 사용한다.

초타니는 “특히 젊은 세대는 도시 문화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며 “이런 영향이 전통의 멸종을 야기한다”고 주장했다. 원주민들은 전통을 벗어나 도시의 삶에 빠르게 동화되고 있다. 초타니는 이것이 ‘마지막 아바타’ 프로젝트가 중요한 이유라고 강조했다. “잊히는 것을 보존하기 위해 시작했어요. 원주민의 삶을 기록하는 일은 감동의 여정이에요.”

기사의 출처는 VICE ASIA 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