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만장일치에 가깝게 통과시켰다. 전국인민대표대회(국회 격)는 지난 28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보안법 처리를 밀어붙였다. 결과는 찬성 2878명, 반대 1명, 기권 6명. 법안은 국가 분열과 정권 전복, 테러, 외부 세력의 내정 간섭을 금지하는 내용이다. 홍콩 민주 진영은 ‘자치권 침해’라면서 규탄했다.
중국이 소위 ‘홍콩 보안법’ 통과를 강행했습니다. 중국은 홍콩 입법부를 완전히 건너뛰고 악명 높은 법안을 홍콩에 심으려고 했습니다. 보안법은 지난해 6월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으로 폭발한 홍콩 민주주의 운동의 기세를 꺾기 위한 목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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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세계의 손발이 묶이고 관심이 다른 곳으로 분산된 상황을 이용해 홍콩의 자치권을 침해했습니다. 지난달에는 홍콩 주재 중국 연락사무소의 감독 권한을 제도화하려고 했습니다. 중국은 홍콩 입법부를 건너뛰고 보안법 초안을 기본법 부칙 제3에 집어넣으려고 했습니다. 홍콩을 장악하려는 속셈입니다. 홍콩 정부가 법을 공포하면 법의 효력은 그때부터 바로 생기게 됩니다.
중국은 코로나19 확산 중에 홍콩을 완전히 장악하기 위해 필사적이었습니다. 중국 정부는 프로파간다가 역효과를 내고 대만이 성공적인 방역으로 국제 사회에서 돋보이면서 신냉전 시대의 영향력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홍콩은 외국 자본과 투자의 통로 역할을 해서 중국에 역학적으로 중요합니다. 하지만 중국 정부의 기대와 달리 홍콩인들은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래 끊임없이 독재에 순응하길 거부했습니다.
보안법은 홍콩 민주화 운동에 대한 보복입니다. 거리 시위와 선거 기관, 국제 연대 노력. 민주화 운동의 핵심 요소를 해체하기 위한 수단입니다. 중국은 시위대와 선거 입후보자를 노리고 있습니다. 홍콩이 국제 사회로부터 받는 지원을 차단하려고 합니다.
앞으로 홍콩에서 발생하는 모든 시위는 원래 성격이나 목적에 상관없이 중국 정부에 맞서는 전복 시도로 받아들여질 겁니다. 국제 공조를 주도하려는 민주 활동가들은 입후보권을 잃거나 투옥될 겁니다. 시민단체나 국제 비정부기구(NGO)는 기소될 수 있습니다. 중국 정부를 비판하는 행위는 분리 독립 행위나 국가 전복 행위로 해석될 겁니다. 인권 운동가와 반중 인사는 보안법 집행 기구에 의해 비밀리에 체포될 수 있습니다.
보안법은 홍콩 시민들의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을 갈기갈기 찢어 놓을 겁니다.
반드시 치러야 하는 대가
보안법은 홍콩의 자유와 자치권을 훼손할 뿐 아니라 국제 사회에도 악영향을 미칠 겁니다. 홍콩의 역할은 국제적으로 매우 중요합니다. 국제 금융의 허브로서 중추적인 역할을 하고 있고 중국에 맞서는 반체제 인사들이 정박할 수 있는 은신처로서의 기능도 맡고 있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84년 국제법에 의해 정해진 ‘영국·중국 공동선언(홍콩반환협정)’에서 ‘일국양제’(一國兩制·한 국가 두 체제)와 홍콩의 고도의 자치권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어겼습니다. 보안법의 하향식 제정은 명백한 국제법 위반입니다. 중국은 국제 사회가 침묵하도록 위협하고 있습니다.
세계는 대중 무역을 위해 더 이상 침묵해서는 안 됩니다. 국제 사회는 중국과의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이득을 인권과 민주주의보다 우선했습니다. 지금까지 중국이 조직적이고 계획적으로 저지른 끔찍한 행동을 묵과했습니다. 중국은 신장 위구르인과 카자흐인 150만명을 강제 수용소에 가뒀습니다. 코로나19 관련 세부 정보를 은폐했습니다.
대만을 군사력으로 합병한다고 위협했습니다. 홍콩의 민주주의 운동을 억압했습니다.
세계는 중국이 세계 평화와 안보, 공중 보건을 위협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입니다.
지금 위기는 중국에 의존하고 유화 정책을 썼기 때문에 치러야 하는 대가입니다. 이런 체제가 계속 지지받고 이어져야 하는지 따져 물을 때입니다.
국가들은 중국이 무역으로 번 돈으로 국가를 자유화하고 민주화한다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중국은 국제법과 공동 선언을 위반했습니다. 중국이 국제 사회의 규칙을 준수하고 공정한 거래를 하길 기대하는 건 지나치게 낙관적이고 순진한 태도입니다.
홍콩과 국제 사회의 연대
홍콩인들은 여태껏 중국 정부의 권위주의적인 통치에 맞서 싸우면서 타협하지 않는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습니다. 홍콩은 우리가 사는 곳입니다. 우리가 사는 곳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다면 미래는 없습니다. 홍콩인들뿐 아니라 전 세계인들은 인권과 민주주의를 지켜내야 합니다.
우리는 모든 분야의 이해 관계자들이 보안법에 반대 의사를 분명히 표명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모든 자유주의 국가의 지도자들은 문제가 많은 법안을 강행하려는 중국을 상대로 제재를 고려해야 합니다. 또 홍콩의 특별지위가 여전히 유지될 수 있을지 재고해야 합니다. 보안법이 본격적으로 발효되기 시작하면, 홍콩은 법치주의와 인권 없이 중국 공산당 체제 밑에서 지방 도시 중 하나로 전락할 겁니다.
나아가 외국 투자자들이 떠날 겁니다. 따라서 이를 막기 위해 기업들이 보안법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내줄 것을 호소합니다. 홍콩의 자치권을 지키는 것만이 홍콩이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도시로 남을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우리는 전 세계에 다시 한번 촉구합니다.
홍콩과 함께 연대해주세요.
조슈아 웡은 홍콩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자 민주파 데모시스토당 비서장(사무총장)이다. 글레이셔 퀑은 홍콩의 정치운동가이자 비영리기구 키보드 프리덤 창립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