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이들이 한때 유행이었던 ‘디지털 반려동물’ 다마고치를 죽여본 경험이 있다. 다마고치는 디지털 반려동물 육성 시뮬레이션이라는 수식어답게 끊임없이 돌봐줘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좋은 소식이 있었다. 새 다마고치는 쉽게 죽지 않는다는 것.
일본 게임 업체이자 다마고치 제작사 반다이는 지난달 23일 다마고치 출시 기념 25주년을 맞아 6380엔(약 6만6000원)에 최신 시계형 ‘다마고치 스마트’를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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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새 다마고치도 예전 다마고치처럼 먹이고 씻기는 기본적인 돌봄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이름에 ‘스마트’가 들어간 만큼 게으른 주인을 위한 새로운 기능이 더해졌다. 일례로 디지털 돌봄이를 고용해 화면이 꺼진 상태에서도 캐릭터와 놀아줄 수 있다.
새 다마고치는 교감 기능도 더욱 강화됐다. 마이크를 통해 캐릭터와 대화할 수 있다. 대화 내용을 기록할 수 있는 기능도 있다. 주인의 목소리에 캐릭터가 반응도 한다. 또 화면을 터치해 캐릭터를 쓰다듬을 수도 있다. 자주 만져줘서 친밀도를 높일 수 있다.
또 새 다마고치는 휴대성도 한층 높아졌다. 시계형이라서 들고 다니기가 편해졌다. 주인들은 과거 방과 후만 되면 다마고치를 잊어버리고 돌보지 않아 죽이고 말았다. 하지만 이제는 언제나 팔목에 차고 다니기 때문에 깜박 잊고 죽이는 일을 줄일 수 있다.
디지털 반려동물은 1990년대 미국 게임 업체 PF매직이 게임 ‘독즈’를 내면서 유행했다. 이후 다마고치와 또 다른 일본 게임 회사 닌텐도의 게임 ‘닌텐독스’가 출시됐다.
사실 반다이는 96년 다마고치를 내놓을 때 일본 여학생을 목표 고객층으로 삼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끌면서 이듬해 미국에서도 정식으로 내놓았다.
반다이는 올해 3월 기준으로 기기가 여러 국가에서 8300만개 이상 팔렸다고 밝혔다. 현재는 다마고치를 30개국에서 판매하고 있고 게임과 영화, 옷으로도 제작한다.
새 시계형 다마고치를 초기 모델과 비교하면 변한 게 많지만 변하지 않은 것도 있다. 먹이를 주고 놀아주며 돌봐줘야 하는 점이다. 다마고치 모양도 예전과 큰 차이가 없다. 때때로 색깔과 화면 크기에 변화가 있었지만 지난 25년간 한결같이 타원형이었다.
반다이는 2008년 최초로 컬러 버전 다마고치 ‘다마고치 플러스 컬러’를 출시했다. 2017년 말 기존 다마고치보다 크기가 60% 줄어든 ‘다마고치 미니’를 선보였다.
2018년 블루투스 기능으로 다른 기기와 연동할 수 있는 ‘다마고치 온’을 출시했다.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로드받아 캐릭터를 옮기거나 다른 캐릭터와 놀게 할 수도 있다.
반다이는 지난 7월 카메라와 터치 기능이 더해진 ‘다마고치 픽스’를 출시했다. 주인과 캐릭터의 모습을 합성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촬영한 사진을 QR코드로 공유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