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의무 착용이 불편한 나체주의자들

Naturisten strekken zich uit in de natuur

‘나체주의자’. 알몸으로 사는 것이 자연스럽고 아름답다고 생각하고 이런 생활을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성적인 목적이 아닌 자연과 동화를 목적으로 옷을 걸치지 않은 채로 생활하는 삶이 바람직하다고 주장한다.

한국에서는 나체주의자가 낯설지만 유럽에서는 이들이 그리 낯설지 않다. 그런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속에서 프랑스의 일부 나체주의자들이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다고 한다. 나체주의와 충돌한다고 생각해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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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인 피에르(34)는 10년 이상을 나체주의자로 살고 있다.

피에르는 올여름 휴가를 프랑스 휴양 도시 카프다그드의 해변에서 보낼 계획이었다. 이 도시 안에 세계 최대 누드 리조트가 있어서다. 여기에서는 사람들이 마트와 옷 가게, 미용실을 옷을 입지 않은 채로 다닌다. 심지어 우체국도 나체로 다닌다.

프랑스 정부는 최근 전국 봉쇄령을 해제했다. 이때 누드 리조트도 함께 문을 열었다. 하지만 전에 없던 새로운 규정이 생겼다. 옷은 다 벗더라도 마스크는 착용하라는 것.

피에르는 실오라기 하나 걸치지 않은 채로 마스크를 써야 하는 상황을 참을 수 없었다. 마스크 착용이 자신의 신념과 어긋난다고 생각한 끝에 여행을 취소했다.

프랑스 정부는 공공장소에서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 또 상점과 학교,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다. 위반 시 벌금 135유로(약 19만원)를 부과한다.

또 다른 프랑스인 마티외(30)도 여자친구 모간느와 나체주의자로서의 삶을 살고 있다.

마티외는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모두가 자유와 평등을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커플은 마스크 착용 의무가 자신들의 신념과 충돌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올여름 누드 해변에서 휴가를 보낼 때 정부의 권고를 무시할 계획이다. 일광욕을 즐기는 사람들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는 것만으로도 코로나19를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다.

부모님의 권유로 나체주의자가 된 프랑스인 아르노(20)는 서부 브리타뉴로 나체주의자 친구들과 함께 휴가 계획을 짜고 있었다. 그러나 그 역시 최근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해변에서 놀거나 캠핑할 때도 마스크를 써야 한다는 사실에 두려움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는 “마스크를 써야 한다면 옷을 벗는 의미가 없다”며 “멍청한 규정”이라고 지적했다. 아르노는 대신 수영만 할 수 있는 ‘누드 수영장’에서 휴가를 보낼 예정이다.

프랑스나체주의연맹은 전국 봉쇄 기간 많은 바깥 활동이 어려워진 나체주의자 회원들을 위해 온라인 이벤트를 열었다. 온라인 생중계로 나체주의자들이 거실에서 촬영한 사진이나 정원을 가꾸는 사진을 받아 사진 콘테스트를 개최했다.

비비안 티아르 연맹 회장은 영상과 웹사이트를 통해 마스크 착용 규정 준수를 강조했다. 티아르 회장은 “옷을 입지 않는다고 마스크를 쓸 수 없는 건 아니다”며 “나체주의에 반하는 것이 아니라 코로나19 피해를 막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본 기사의 출처는 VICE France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