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 주요 성분 중에 칸나비디올(CBD)에서 코로나19 예방과 치료 효과가 발견됐다.
한 연구진은 지난달 20일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CBD가 코로나19 바이러스 복제를 강력하게 차단하는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일부 확인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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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CBD 섭취와 코로나19 감염이 상당한 정도로 반비례하는 결과를 보였다고 전했다.
미국 시카고대와 루이빌대 연구원 33명으로 이루어진 연구진이 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진은 1212명을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 경구 투여 방식으로 CBD 100mg/ml를 복용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코로나19 양성 반응 비율이 훨씬 낮았다고 밝혔다.
이들은 뇌전증 관련 질환이 있어 치료를 위해 CBD를 종종 처방받는 환자들이었다. 이 집단에서는 6.2%가 양성 반응을 보였고, 대조군에서는 8.9%가 양성 반응을 보였다.
그런데 검사 날짜와 같은 날에 CBD를 복용한 집단에서는 효과가 더 두드러졌다. 이 경우 CBD를 복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환자 중에서는 4.9%가, 그렇지 않은 집단에서는 9%가 코로나19 검사에서 양성 반응을 보였다. 두 집단이 확연한 차이를 드러냈다.
연구진은 논문을 통해 “CBD와 대사 산물인 7-히드록시-칸나비디올(7-OH-CBD)이 감염 초기에는 물론 후기에서도 바이러스 감염을 차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적었다.
연구진은 의료 기록을 조사하는 연구뿐 아니라 인간 세포와 쥐를 실험하는 연구도 했다. 이번 연구의 수석 연구원인 마샤 로즈너 시카고대 교수를 비롯한 연구진은 인간의 폐 세포에 CBD를 2시간 동안 처리한 뒤에 세포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노출했다. 48시간 뒤에 감염에 중심적인 역할을 하는 표면 단백질이 만들어졌는지 관찰했다.
연구진은 CBD가 바이러스의 성장과 전파를 돕는 유전자의 복제를 억제했다고 전했다. 또 변이 바이러스 3개에 같은 실험을 했을 때도 동일한 결과를 얻었다고 설명했다.
로즈너 교수는 VICE와 인터뷰에서 “연구는 CBD가 우리가 요즘 가장 필요로 하는 돌파 감염과 같은 감염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CBD의 작용 원리를 이해하려고 했다. CBD는 바이러스가 세포로 들어가는 시점에는 미미한 예방 효과를 보였지만, 감염 2~6시간 뒤에는 매우 큰 효과를 보였다. 15시간 뒤에도 부분적인 효과를 보였다. 바이러스가 필요한 단백질 생성을 차단했다.
연구진은 CBD가 간과 장에서 대사되면서 추가로 7-OH-CBD가 만들어지는데 이 성분도 비슷한 항바이러스 효과를 보였고 세포에 대한 독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CBD가 코로나19 치료와 바이러스 전이 속도를 늦추는 효과가 있다는 증거다. 또 오리건주립대와 오리건 건강과학대가 대마 전구체가 실험실 환경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인간 세포 감염을 막는다는 연구를 발표한 지 일주일 만에 나온 결과였다.
연구진은 대마 성분을 이용해 만든 의약품이 공공보건 정책에 있어 필수 보충제나 보조제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백신을 대체하는 기능을 할 순 없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 백신 접근성이 높음에도 코로나19 환자가 여전히 빠르게 늘고 있다”며 “백신에 거부감이 있거나 접근이 어려운 사람 사이에서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로즈너 교수는 “사람들이 ‘CBD를 섭취할 수 있으니 백신을 맞거나 마스크를 착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질 않길 바란다”며 “절대 이런 상황을 바라지 않는다”고 전했다.
대마 성분이 코로나19 예방이나 치료 효과가 있다는 소식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캐나다 워털루대 연구진은 지난달 11일 CBD가 (면역 반응의 일종인) 세포의 자연사멸을 유도하는 ‘세포 자살(apoptosis)’을 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다.
CBD가 코로나19 감염 세포의 죽음을 촉진해 전이와 전파 속도를 늦춘다는 거다.
연구진은 지난해 3월 이 연구를 처음 시작했다. 그때 실험실에서 CBD가 폐 세포에서 바이러스 복제를 막는 능력이 있어 코로나19 치료에 이용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뇌전증 치료에 쓰는 양과 비슷한 양으로 바이러스를 억제할 수 있다는 것도 발견했다.
하지만 연구진은 오락용 대마를 치료제로 쓸 수 있다는 건 아니라고 주의를 당부했다. 논문에 따르면 오락용 대마의 주요 성분인 테트라하이드로칸나비놀(THC)은 CBD의 항바이러스 효과를 오히려 억제할 수 있다. 또 흡연 자체가 폐에도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연구진은 임상 시험을 거치지 않고서는 사람들에게 CBD를 쓰라고 권장할 수도 없다.
이들은 “아직 치료나 예방 목적으로 시중의 CBD 제품을 쓰지 않길 강력히 당부한다”며 “(아직은) 엄격하고 무차별적인 임상 시험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즈너 박사는 코로나19 치료를 위해 섭취해야 하는 CBD의 용량과 제형이 무엇인지는 임상 시험을 해봐야만 알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직은 세포와 쥐 실험으로만 확인했다. 그는 “쥐 실험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사람을 대상으로 실험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로즈너 박사는 “대마가 예방과 치료에 모두 효과가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중대한 질병을 막아낼 수 있을 거라고 보지만 임상 시험을 해봐야 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