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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과 여성)이 자고 일어나면 발기하는 이유

과학자들은 남성이 자고 일어나서 바지에 ‘텐트’를 치는 비밀을 풀기 시작했다.
발기 발기부전 바나나 남성 여성
바나나. 사진: 게티이미지

남성의 성기가 아침에 불룩 ‘텐트’를 치는 현상. 의학적으로 말하면 ‘야간음경발기’. 이건 단순히 흥미로운 생리 현상 이상이다. 남성의 성적 기능을 설명해주기 때문이다. 모든 남성은 기본적으로 아침마다 발기한다. 심지어 태아와 어린이도 마찬가지다. 잘 알려져 있지 않았지만 여성도 마찬가지다. 여성의 클리토리스도 아침마다 발기한다.

발기의 원인

음경 발기는 신경계와 내분비계(호르몬을 생산, 분비하는 선의 모임)의 작용이다. 남성이 성적인 자극을 받으면 어떻게 될까. 뇌가 음경에 연결된 신경에 메시지를 보낸다. 그러면 혈액이 근육에 모여 음경이 팽창한다. 이런 현상을 음경 발기라고 부른다. 대표적인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과 같은 호르몬이 뇌의 반응에 영향을 미친다.

사실 이 과정은 뇌가 관여하지 않아도 일어난다. 척수를 통한 반사 작용으로도 일어난다. 특별한 성적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도, 척수 손상을 입더라도 발기가 일어나는 이유다. 그래서 발기한다고 해서 성적 자극을 받았다고 생각하는 건 큰 오해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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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 중 발기

야간음경발기는 렘수면(꿈을 꾸는 단계) 중에 발생한다. 뇌의 특정 영역이 활성화할 때 나타난다. 이 특정 영역 중 하나는 휴식을 담당하는 ‘부교감 신경’을 자극하고 활동을 담당하는 ‘교감 신경’ 활동을 억제하는 부분이다. 또 신경전달물질 세로토닌 생성을 막는 부분이다.

수면은 크게 렘수면과 비렘수면으로 구성된다. 렘수면 동안 교감 신경 자극에서 부교감 신경 자극으로 수면 패턴이 바뀌게 된다. 이런 변화는 다른 수면에선 나타나지 않는다. 부교감 신경이 비활성화에서 활성화가 되면, 성기가 벌떡 기지개를 켜는 것이다. 

이런 현상은 깨어있지 않아도 저절로 일어난다. 사실 일부 남성은 비렘수면 중에도 야간음기발기를 겪는데 그 이유는 아직 과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남성이 잠에서 깼을 때 발기하는 이유는 깨기 전에 주로 렘수면을 겪기 때문일 수 있다. 아침에 최고치에 달하는 테스토스테론도 아침 발기의 빈도를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흥미롭게도 테스테스테론은 성적 자극으로 인한 발기엔 큰 영향이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호르몬은 대부분 도파민을 분비하는 뇌의 보상 시스템에 따라 작동한다.

남성은 수면 중에 여러 수면 주기를 겪는데 많으면 5번 발기할 수 있다. 또 이렇게 일어나는 발기는 20분에서 30분 정도 상태가 지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수면 중에 일어나는 발기는 수면의 질에 따라서 일어나지 않을 수도 있다.

발기의 횟수와 세기는 나이가 들면서 줄어든다. 하지만 노후에 들어서도 잘 될 수 있다. 발기의 횟수와 세기에 따라서 노년층의 성생활 만족도가 확연하게 달라질 수 있다. 

여성의 발기에 관심을 가지는 것도 중요하다. 남성보다 훨씬 덜 연구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여성은 음경이 없기 때문에 남성과 똑같은 발기를 경험하진 않는다.

하지만 여성도 클리토리스가 부풀고 단단해지는 현상을 겪는다. 여성이 수면 중에 렘수면을 겪으면 질내에 혈액이 모인다. 그러면 클리토리스가 부풀어 오른다. 이렇게 질의 유동성이 증가하면 민감성도 함께 높아지면서 질이 더욱더 민감해진다.

발기의 목적

남성이 자고 일어나서 텐트를 치는 것이 방광에 소변이 찼다는 신호라는 의견도 있다. 아침에 일어나서 소변을 누고 방광을 비운 후에는 발기가 바로 사라지기 때문이다.

아침에 발기되는 이유는 부푼 방광이 척추로 가는 신경을 자극했기 때문일 수 있다. 그러면 무조건 반사인 척추 반사가 일어난다. 소변을 해결한 뒤에 방광이 줄어들고 그러면 자극이 없어져 발기가 금세 사라진다. 아침 발기가 음경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연구는 아직 부족한 상황이다. 다만 밤에 발기가 돼서 음경에 공급되는 산소량이 증가하게 되면 음경을 구성하는 근육 조직의 건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아침 발기가 안 된다?

자고 일어나서 발기가 안 되는 이유는 다양하다. 보통 건강의 적신호일 수도 있다. 대표 사례로 당뇨병 환자를 들 수 있다. 당뇨병 환자들은 야간음경발기가 잘 안 될 수 있는데 이건 성기에 혈액이나 신경 공급이 부족해 생기는 발기부전과 관련이 깊다. 이 경우엔 수면 중에 뇌에서 보내는 메시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발기 문제가 생긴다.

야간음경발기는 심리 요인과 무관하다고 알려졌다. 그렇기 때문에 해부학적 능력(발기에 필요한 필수 신체의 작용)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지표로 쓰일 수가 있다. 그러나 연구에 따르면 심한 우울증이나 정신 건강에 문제가 생겼을 때도 야간음경발기가 잘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따라서 야간음경발기가 잘 안 된다고 해서 반드시 질병에 걸렸거나 테스토스테론의 수치가 낮다는 의미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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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발기의 빈도와 강도는 비아그라와 같은 발기 부전 치료제를 복용하는 경우 여느 때보다 약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복용 전엔 전문가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아침 발기는 좋은 것?

남성은 보통 야간음경발기를 좋은 것으로 여긴다. 하지만 동시에 많은 남성은 성적으로 흥분하지 않았을 때 발기되거나 엎드린 상태에서 발기되는 것을 반기지 않는다.

발기 능력은 ‘심장의 건강’과 연관이 깊다. 그래서 자고 일어나서 발기가 잘 되는 현상은 일반적으로 좋은 신호로 볼 수 있다.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하는 것은 발기 부전을 예방하고 아침 발기에도 도움이 된다. 따라서 발기 능력 향상을 위해선 건강한 식습관 유지와 체중 관리, 운동이 중요하다. 또 가급적 흡연과 음주를 피해야 한다.

기사를 작성한 세리히오 디에스 알바레스는 호주 뉴캐슬대학병원의 내과의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