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ay

‘저주받은 보석’ 일주일 동안 착용했더니 생긴 일

불행한 일을 몰고 온다는 원석 ‘몰다바이트’를 착용해봤다.
Koh Ewe
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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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작성한 코유 기자가 몰다바이트 반지로 만든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다. 사진: 본인 제공

우리는 예부터 원석에 에너지가 있다고 믿었다. 원석마다 고유한 에너지가 있어 곁에 두면 특별한 효과를 누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금까지도 믿음은 이어져 내려왔다. 어떤 원석을 가까이 두면 치유 효과를 얻고 때에 따라 불행을 겪기도 한다는 거다. 그래서 인터넷에 조금만 찾아봐도 ‘힐링 스톤’과 ‘건강 팔찌’를 소개하는 사이트가 나온다.

한때 ‘몰다바이트’라고 불리는 천연석이 인기였다. 미국 워싱턴주에서 크리스털 가게를 운영하는 미셸 페리스는 바로 이런 인기가 소셜미디어 틱톡 때문이라는 것을 알았다. 몰다바이트는 1500만년 전에 운석 충돌로 생겼다고 추정되는 초록색 유리질 원석이다. 어떤 사람은 이 원석이 우주에서 왔기 때문에 외계의 에너지를 품고 있다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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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다바이트는 힐링 스톤 세계에서 우리 삶에 강력한 변화를 불러오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원석의 기운이 매우 강하다고 알려져 있다. 곁에 두는 사람이 큰 기운을 얻는다는 거다. 하지만 착용자가 부정적인 기운을 가졌다면 그 또한 증폭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틱톡에는 몰다바이트를 가까이에 둔 뒤로 생겼다는 끔찍한 사연들이 전해지고 있다.

틱톡 이용자들은 교통사고와 연인과의 이별, 심지어 가족의 죽음도 겪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학생 스테퍼니 포스도 이 중 한 명이다. 그는 6개월간 몰다바이트 반지를 착용하고 다니면서 키우던 반려견이 죽고 소중히 여겼던 주변 사람 몇 명을 잃었다고 주장했다. 사연을 담은 틱톡 영상은 조회수 수백만건, 수많은 댓글을 기록하며 논란을 남겼다.

하지만 포스는 사건이 저주라고 생각하진 않는다. 그는 “사람들이 부정적으로 해석한다”며 “전후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오히려 긍정적인 일이 많았다고 생각했다. 몰다바이트를 지닌 뒤 유기견을 입양했고 새로운 친구를 사귀었기 때문이다.

미국인 키건도 비슷한 영상을 게시했다. 영상을 보면 그는 차에서 몰다바이트 귀걸이를 낀 채로 “이제 더는 남자친구를 사귀지 않을 것”이라면서 울먹이면서 말한다. 또 다른 영상을 보면 귀걸이를 보여주면서 장례식장 앞에서 “이제 부모님도 없다”고 토로한다.

그는 “남자친구와 이별 후 몰다바이트에 관한 미신이 떠올라 영상을 만들었다”며 “새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슬픔을 이겨내기 위해 가볍게 풀어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키건은 영상이 주목받고 있을 때 공포에 질린 사람들에게 사실은 몰다바이트가 저주받은 게 아니라는 것을 설명해야 했다. 새아버지는 몰다바이트를 곁에 두기 전부터 오랜 기간에 걸쳐 병세가 악화해 돌아가셨고 남자친구와도 그전부터 문제가 있었다.

그는 “이 모든 부정적인 일이 돌 하나 때문에 일어난 일이라고 말한 셈이 됐다”며 “사람들이 영상 때문에 공포에 질렸다”고 말했다. 그는 가볍게 얘기해본 것뿐이었다.

기 치료 전문가이자 요가 강사인 몰리 돈런은 힐링 스톤을 치료 과정에 활용한다. 그리고 매일같이 몰다바이트 목걸이를 착용한다. 그는 “힐링 스톤은 건널목을 안전하게 건너도록 돕는 안전 요원 같다”며 “삶에 폭탄을 터뜨리진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몰다바이트는 원하는 바를 이룰 수 있도록 변화를 만드는 일을 돕는다”고 덧붙였다.

많은 사람이 나쁜 영향을 과장한다고 본다. 숍을 운영하는 페리스도 여기에 동의한다. 그는 몰다바이트를 비롯한 힐링 스톤은 사람들의 삶에 불행한 일을 만들어내거나 누군가를 고의로 해치거나 끔찍한 재앙을 절대로 만들어내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들은 몰다바이트를 둘러싼 괴소문에 해명했다. 하지만 이들의 말이 맞는지 궁금했다. ‘불행이 찾아올까, 행운이 찾아올까?’ 몰다바이트 반지로 목걸이를 만들어 걸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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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를 작성한 코유 기자가 ​몰다바이트​ 반지로 만든 목걸이를 목에 걸고 있다. 사진: 본인 제공

첫째 날

몰다바이트 목걸이를 걸고 있었는데도 지루할 만큼 별일이 없었다.

둘째 날

몰다바이트 목걸이를 목에 건 채로 조깅했다. 집에 오는 길에 우연히 개구리를 발로 찬 것 같다. 원래 심각한 개구리 공포증이 있어 계속 불편했다. 찬 게 맞는지 확인도 못 하고 바로 귀가했다. 또 길고양이를 쓰다듬으려다가 거절당했다. 잘 다룬다고 생각했는데 마음에 상처를 입었다.

셋째 날

셋째 날에도 별다른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에디터가 몸이 안 좋아 출근하지 못했다. 나한테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지만. 주변인에게 저주를 걸지 모른다고 생각했다.

넷째 날

친구랑 저녁 식사 뒤에 코로나19에 걸렸을까 봐 편집증적으로 걱정하기 시작했다. 목이 아프다고 느꼈고 친구가 직장에서 집단 감염이 있었다고 말해줬기 때문이었다. 결국에는 두려움을 견디지 못하고 그날 저녁 병원으로 가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

다섯째 날

주말엔 아침 산책과 화상 인터뷰, 친구와 만남, 다른 잡다한 일로 일정이 꽉 차 있었다. 무척 재밌겠다고 생각했지만 굉장히 빡빡했다. 하지만 코로나19 검사를 받았기 때문에 일정을 취소하고 일주일간 자가격리해야 했다. 모든 일정을 계획대로 실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덕분에 오랜만에 한가한 주말을 보내며 정말 필요했던 휴식과 여유를 즐겼다.

여섯째 날

잘 쉬긴 했지만 일요일이 되니 몸이 근질근질했다. 덕분에 할 일을 계획할 수 있었다. 나만의 뉴스레터와 팟캐스트 제작, 그림 그리기. 머릿속으로 생각했지만 시간과 마음의 여유가 없어 계속 미뤄왔던 것을 시작했다. 또 검사 결과가 음성이라는 소식을 들었다. 괜히 모든 계획을 다 취소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후회하진 않았다. 조용하게 보낸 주말도 끝내주게 좋았기 때문이다. 이쯤에서 몰다바이트가 바쁘고 피곤한 삶에 지친 나를 위해 모든 일정을 다 비워준 게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할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 날

반지를 빼기 전 마지막 날에도 별일이 없었다. 솔직히 극적인 사건이 하나도 없다는 게 오히려 조금 아쉽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착용 시간이 더 길어야 했는지도 모르지만. 실험을 돈런에게 말해줬더니 이렇게 말했다. “일주일이면 변화가 있더라도 알아차리기엔 부족한 시간일 수 있어요. 효과가 일어나도 바로 느끼지 못할 수 있거든요. 하지만 6개월에서 1년 정도 후에 돌이켜보면 많은 부분이 좋아졌다고 느낄 거예요.”

심령술사이자 힐링 스톤을 애용하는 스티나 가비스는 힐링 스톤은 예기치 못한 변화를 일으키기보다 기분에 더 큰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그는 몰다바이트가 목표는 있지만 달성에 애를 먹는 사람에게 도움을 준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자신의 목표와 장애물을 명백히 알고 있다면 몰다바이트가 효과를 내서 장애물을 제거해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본적으로 해봐도 잃을 것이 없고 좋기만 한 마음공부를 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 몰다바이트가 휴식을 만들어주고 미뤘던 프로젝트를 하도록 도와줬다고 믿고 싶다. 일주일간의 실험은 끝났지만 효과가 있는지 궁금해 더 착용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다.

일어날 수 있는 최악의 경우라고 해봐야 정말 특별한 것이 있을까?

Koh Ew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