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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자들도 인정한 세상에서 가장 힘든 일 중 하나: 양육

처음 부모가 된 사람이 배우자를 잃은 사람보다 더 불행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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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올렉산드로 코발/ 언스플래시

대부분은 자신과 배우자의 아이를 낳는다는 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생각과 달리 부모가 되면 삶이 비참해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캐나다 인구학자 레이철 마골리스를 비롯한 연구진은 이 같은 내용이 핵심인 논문을 인구통계학 분야의 국제학술지 ‘데모그라피’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한때 출산율이 세계 최저치를 기록한 적이 있는 독일에서 연구를 진행했다. 사람들이 원하는 아이 수와 실제 출산한 아이 수가 차이가 나는 이유를 알아내려고 했다. 독일인은 아이를 평균 2명 낳고 싶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1.5명을 낳는 데 그치고 있기 때문이다. 상당수가 첫 아이를 출산 후에 둘째를 포기했다는 의미다.

연구진은 원인을 첫 아이가 태어난 후 삶의 질 하락, 즉 불행감 때문이라고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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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응답자들에게 첫 아이 출산 전 3년과 출산 후 2년간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0~10점으로 평가해달라고 요청했다. 단 이들에게 양육 경험을 직접 물어보진 않았다. 출산이 삶을 망가뜨렸다고 하는 게 사회적으로 금기되는 분위기를 고려해서다.

막 부모가 된 사람들은 아이 출산 후 예상보다 훨씬 더 불행해졌다고 응답했다.

응답자들은 아이 출산 1~2년 차에 다소 놀라울 정도로 절망적인 수준의 불행을 겪었다. 단지 밤에 깊은 잠을 자기가 어렵다거나 기저귀를 갈면서 스트레스를 받는 이상이었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사람들에게 인생에서 일어난 사건에 대해 0~10의 점수로 행복감을 평가해보라고 한 연구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같은 방법으로 진행한 또 다른 연구가 있었기 때문에 두 실험의 데이터를 비교해볼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이혼 시에는 평균 0.6점, 해고당하거나 배우자가 사망했을 때 평균 1점이 떨어졌다. 그런데 첫 아이 출산 후 평균 1.6점 하락으로 나타났다. 양육이 삶에서 일어나는 불행하다는 사건과 비교해도 행복감을 심하게 저하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불행의 이유를 크게 세 가지로 나눴다. 첫 번째와 두 번째는 난임과 입덧과 같이 수정과 임신, 출산 과정에서 생길 수 있는 갖가지 어려움에 해당한다. 세 번째는 우울증과 고립감, 관계 문제와 같이 양육 첫해에 겪을 수 있는 어려움이 해당한다. 그러니 곧 아이를 가질 계획이라면 우울증과 외로움, 배우자와 다툼 정도는 예상하는 편이 좋다.

연구진은 장성한 아이를 키우는 부모가 겪는 어려움이 아닌 막 아이를 낳은 부모가 겪는 어려움에 초점을 맞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무엇이 독일 가족 규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보는 것이 목적이었다”며 “생애 전반에 걸친 양육 경험이 출산율에 긍정 혹은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 알아보기 위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Mike Pear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