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일본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응이 엇갈리고 있다.
일본 정부는 전국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에 내린 긴급사태를 이달 31일까지 25일간 연장했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4일 대책본부 회의에서 “현재 신규 확진자가 상당수 발생하고 있다”며 “의료 체계에 문제가 생긴 지역도 있어 연장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의견”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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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아베 총리는 “오는 14일까지 전문가들의 재평가를 받으려고 한다”며 “가능하다면 기한까지 기다리지 않고 (긴급사태를) 해제하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일본 정부는 긴급사태 연장 발표에 앞서 이날 오전 회의를 열고 전문가들의 의견을 모았다.
아베 총리는 지난달 7일 도쿄도 등 7개 도부현을 대상으로 긴급사태를 선언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산이 수그러들지 않자 같은 달 16일 긴급사태를 전국으로 확대했다. 이에 따라 불필요한 외출 자제와 유흥시설 휴업 요청 등의 조처를 내렸다.
반면 한국은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완화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전날 “국민들이 보여준 높은 시민의식을 바탕으로 6일부터 ‘생활 속 거리두기’를 시행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풀리면서 그동안 문을 닫았던 시설이 단계적으로 열린다.
한국 프로야구 KBO는 오늘 5일, 프로축구 K리그는 8일 무관중으로 개막한다. 무관중 시즌은 야구와 축구 모두 사상 처음이다. 야구와 축구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각각 한 달 보름, 두 달가량 개막을 미뤘다. 코로나19의 진행 추이를 보고 관중 입장을 결정한다.
학교도 열린다. 유은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단계적·순차적 등교수업 방안‘을 발표했다. 13일 고3, 20일 고2, 중3, 초1~2, 유치원생이 등교한다. 27일 고1과 중2, 초3~4가 등교한다. 다음 달 1일 중1과 초5~6이 등교한다.
오는 8일부터 국군 장병들의 휴가도 정상 시행한다. 지난 2월 22일 통제를 시작하고 76일 만이다. 국방부는 “정부의 ‘생활 속 거리두기’ 전환에 발맞춰 휴가를 정상 시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또 “외박과 면회도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도 걱정이 없는 건 아니다. 정 총리는 “코로나19와의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며 “위험 신호가 발생하면 언제든 거리두기 강도를 조정하고 필요한 조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이달 들어 신규 확진자가 10명 안팎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일본은 200~300명대다. 지난달 중순 500명 수준에 비하면 줄었지만, 여전히 목표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