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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로 돈을 버는 남성

일본 도쿄에 사는 모리모토는 의뢰인의 옆에 있어 주는 서비스로 돈을 번다.
27.1.21
렌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로 돈을 버는 남자 쇼지 모리모토. 사진: 본인 제공

일이란 해도 해도 끝이 없는 법이다. 언제나 할 일은 쌓이고 시간은 부족하다. 그런데 사람들이 일에 허덕일 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일’로 돈을 버는 남성이 있다. 일본 도쿄에 사는 37세 모리모토 쇼지 얘기다. 2018년부터 자기 대여일을 하고 있다.

모리모토는 주로 트위터로 의뢰를 받는다. 팔로워가 26만명이 훌쩍 넘는 유명인이기도 하다. 프로필엔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나)을 빌려드립니다”라고 적었다.

의뢰 한 건당 교통비와 식비를 포함해 1만엔(약 10만6000원)을 받는다. 모리모토는 2018년 자기 대여 서비스를 시작한 후로 의뢰 약 3000개를 받았다. 하루에 고객 최대 2~3명을 받는다. 고객과 만나면 보통 2~3시간 정도 함께 시간을 보내지만 따로 시간제한이 있는 건 아니다. 그런데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건 무슨 의미일까.

모리모토는 VICE와 인터뷰에서 “의뢰인이 무슨 일을 하든지 원하는 장소에 동행한다”고 말했다. 이어 “보통 질문에 답하고 얘기를 들어주고 필요하면 고개를 끄덕인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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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엔 쑥스러웠는데 계속하니 익숙해졌어요.”

모리모토에게 딱히 정해진 일과 시간은 없다. 어떤 날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다가 어떤 날엔 헬기를 타고 상공에 떠 있기도 했다. 모리모토는 “하루는 의뢰인과 놀이공원 디즈니랜드에 갔는데 식사 중에 나한테 불륜 사실을 털어놓기도 했다”고 말했다. 

렌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

사진: 쇼지 모리모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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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지 모리모토 제공

의뢰인은 정서적 교류가 필요할 때 그를 찾는다. 이혼 서류를 제출하러 가는 사람과 동행하거나 자살 시도 후에 병원에서 치료 중인 환자와 함께 있어 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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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지 모리모토 제공

모리모토는 “서비스를 원하는 이유는 고객마다 다르다”고 설명했다.

“사람들은 가끔 ‘사람의 존재’를 필요로 하는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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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쇼지 모리모토 제공

모리모토는 원래 출판사 편집자로 일했다. 일을 관두고 자기 대여 서비스를 시작했다.

모리모토는 “항상 뭔가 해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지만 특별히 잘하는 일이 없었다”며 “잘 맞을 거로 생각한 일에 여러 번 도전했지만 오래간 적은 없었다”고 털어놨다.

“아무것도 잘하는 게 없으면 ‘아무것도 안 하는 게 맞는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죠.”

모리모토의 이야기는 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어 현지 언론에도 여러 번 소개됐다. 심지어 지난해 TV 드라마 ‘렌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으로도 만들어졌다.

모리모토는 이게 생애 처음으로 만족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일하다 보면 무궁무진한 일이 많이 벌어져요. 그래서 전혀 질린다는 느낌이 없어요. 또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일을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이 일의 큰 매력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