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 중동에 대해 물어보면 따뜻함과 문화, 사랑이 넘치는 곳이라고 말하겠어요.”
사진작가 알리 알 셰하비는 중동의 ‘진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현지의 풍경과 사람들을 촬영하고 있다. 그는 “서방 언론이 묘사하는 중동은 고정관념에 박힌 왜곡된 모습”이라면서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두바이”라고 꼽았다. 이어 “두바이하면 신기술과 호화로운 빌딩, 고급 차 이미지가 떠오른다”며 “하지만 이런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면 호화로운 모습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가치들을 발견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것이 알리가 중동 지역의 사진을 전문적으로 찍는 가장 큰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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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는 바레인에서 태어나 한 살이 되던 해에 가족들과 두바이로 이주했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24세에 대학에 진학해 석유공학 과정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곧 중퇴하고 일본 도쿄로 가서 미술과 미디어를 공부하다가 사진학을 전공했다.
처음 알리는 카메라로 도쿄의 거리를 담는 데 몰두했다. 하지만 곧 “대부분의 사람이 아랍 문화를 전혀 모르거나 일차원적으로 이해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고 한다.
알리는 이때부터 아랍의 일상을 카메라로 담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한다. 아랍은 생각보다 훨씬 다채롭다. 전통과 현대 문화가 적절히 섞여 있다. 알리는 이런 일상을 보여주는 작업에 집중했다. 물론 사진 한 장으로 아랍의 전부를 담을 수 없다고 인정한다. 무수한 민족과 문화가 있기 때문이다. 대부분 작품은 긍정적이고 아랍의 거리를 떠오르게 했다. 하지만 알리는 논란이 될 만한 사진을 찍는 일도 두렵지 않아 한다. 상의를 입지 않은 채 이슬람 경전인 코란 옆에 앉아 있는 남자의 사진 같은 경우 말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사진을 보고 이슬람에 대한 모욕이라고 공격했어요. 사진 속 남성이 옷을 입지 않았고 코란이 바닥에 놓여 있기 때문에요. 사실 바닥에 놓인 건 아니고 작은 나무 탁자 위에 있지만요. 사람들이 혐오 댓글을 소셜미디어에 계속 올렸어요. 제가 마치 누구를 죽인 것 마냥. ‘신에게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었고요. ‘신성한 코란을 존중해라. 이 개자식아’라고 욕하는 사람들도 있었어요.”
사실 알리가 이 사진을 찍은 이유는 어렸을 때 돌아가신 아버지를 추억하기 위해서였다. 그는 “아버지께서 토요일마다 일하셨다”며 “아버지가 출근 준비를 하는 동안 코란을 읽어드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사진 속엔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소품들이 많다”고 고백했다. 알리는 “사진 속 꽃과 커피가 그렇다”며 “아버지가 준비하는 동안 어머니가 이런 것들을 내놓곤 해서 사진을 보면 옛 추억에 잠긴다”고 귀띔했다.
하지만 이 사진은 많은 사람들에게 거부당했다. 인스타그램의 팔로워뿐이 아니다. 알리가 연락했던 모든 갤러리가 이 사진을 전시하길 거부했다. 그는 “솔직히 실망스러웠다”며 “갤러리는 내 작품을 예술로 인정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알리는 이런 난관이 있어도 낙담하지 않는다. 자신을 비판하는 사람보다 지지하는 사람이 더 많다고 자신하기 때문이다. 그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사람들과 모델을 쉽게 찾을 수 있다는 것이 이런 사실을 증명한다”고 주장했다. “대부분은 고정관념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를 고맙게 생각해요. 프로젝트에도 기쁘게 참여하려 하고요.”
앞으로 알리는 아랍의 일상을 보여주는 일에 더 전념할 예정이다. 특히 이 지역의 젊은이들을 집중 조명해 ‘중동에서 세계로’라는 프로젝트에 담을 계획이다.
“대다수는 언론이 보여주는 아랍이 전부인줄 알아요. 제 프로젝트가 사람들의 고정관념을 바꿀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어요.”
아래에서 알리 알 셰하비의 사진을 더 볼 수 있다. 전 작품은 웹사이트에서 감상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