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면 항상 깨물어 주고 싶은 이유

사랑, 연애, 데이트, 깨물어주고 싶은 이유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과 침대에 누워 있었다. 껴안은 채로 살을 보자 깨물고 싶었다. 사실 과거에도 이런 충동을 느낀 적이 있고 앞으로도 느낄 거라고 확신한다. 이런 충동이 들 땐 갑자기 기쁨과 사랑하는 마음, 혼란스러운 마음이 한꺼번에 교차한다. 실제로 사랑하는 사람의 살을 물어버리는 순간엔 육체적인 해방감을 느낀다.

분명히 말하지만 상대를 다치게 하려는 게 아니다. 그저 이로 상대의 팔이나 어깨, 손목을 부드럽게 잡아주고 싶다는 욕망을 느낄 뿐이다.

애인은 당연히 이런 행동을 정말 싫어한다. 개가 아니라 충동을 조절할 수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자제해야 한다고 말한다. 사회적으로 볼 때 이상해 보인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최근 욕망을 느끼는 사람이 나뿐이 아니라는 걸 알고 마음이 한결 놓였다.

인스타그램에 관련 질문을 올린 뒤 다양한 연령과 성별, 젠더의 사람에게 연락을 받았다. 이런 사람도 흡혈귀나 괴물이 아니라 평범해 보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됐다.

23세 버네사는 “깨무는 이유의 절반은 성적인 부분도 확실히 있는 것 같다”며 “다른 절반은 스트레스받을 때 만지는 공처럼 불안 해소에 도움이 돼서 같다”고 말했다.

여자친구를 자주 무는 25세 머리는 “우리 같은 사람이 해방감을 느끼는 건 일반적”이라며 “어렸을 때 감당하기 힘든 감정을 다룰 때 베개나 장난감을 자주 물었다”고 전했다.

이어 “상대를 향한 애정이 압도적이라 감당하기 힘들 때 그렇게 하는 것 같다”며 “강아지가 너무 귀여울 때 세게 안고 싶다는 생각이 드는 것과 비슷하다”고 덧붙였다.

애인을 물거나 강아지를 꽉 쥐거나 아기를 꼬집는 행동은 오랫동안 수수께끼였다. 하지만 한 연구자는 최근 ‘이형적 표현’(dimorphous expressions)이라고 정의했다.

이 용어는 우리가 안에서 느끼는 감정과 다른 행동을 겉으로 표현할 때를 나타낸다. 사회심리학자 오리아나 아라곤 박사가 2015년에 쓰기 시작했다.

아라곤은 감정을 연구하던 대학원생이었던 2012년 토크쇼를 본 뒤 호기심이 생겼다. 배우 레슬리 빕이 게스트로 나와 강아지가 너무 예뻐 때리고 싶다는 식으로 표현했다.

아라곤은 “배우가 주먹을 쥐고 이를 드러내 공격적으로 보일 테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사람의 속과 겉이 달라 보일 때 나타나는 모든 걸 연구하고 싶었다”고 회상했다.

아라곤은 이런 속과 겉이 다른 표현은 상황에 따라 굉장히 다르게 해석된다고 설명했다. 행동이 ‘귀여운 공격성’으로 인식되기 위해선 다양한 요소가 필요하다는 뜻이다.

누군가의 아기를 발로 차거나 강아지를 주먹으로 때리는 경우는 아무리 의도가 공격이 아니었더라도 그렇게 보이지 않을 거다. 상대방을 무는 행위도 마찬가지다.

아라곤은 “맥락이 없는 상황에서 상대를 물려고 하면 사람들은 애정 관계가 있다는 것을 이해하지 못하거나 공격적이라고 오해한다”며 “맥락이 있어야 이해한다”고 전했다.

아직도 궁금증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것 같다. 애초에 왜 이런 행동을 하는 걸까.

아라곤은 “우리 연구를 통해 발견한 건 사람들은 강한 애정을 해소하려고 그렇게 한다”며 “이런 행동은 사람들이 압도적 감정을 조절할 때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귀여운 공격성’은 매우 정상적인 행동이다. 아라곤은 “이런 종류의 공격성은 매우 흔하다”며 “전체의 50~60%가 이런 성향을 보인다고 말할 수 있을 정도”라고 전했다.

아라곤은 애인을 무는 행위에 집중해 연구하지는 않았지만 ‘귀여운 공격성’이란 단어가 감정과 표현 방법이 상충하는 모든 현상을 나타내는 포괄적 용어라고 설명했다.

애인이 다음에 ‘깨무는 특권’을 거절한다면 이 기사가 도움이 될지도 모르겠다.

Dani R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