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애인과 친구로 지내는 사람들은 왜 헤어졌으면서도 친구 관계를 유지하는 걸까.
미국 캔자스대학 연구진은 전 애인과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연구진은 첫 설문 조사에서 대학생 288명을 대상으로 성격과 연애 스타일 등을 물었다. 또 전 애인과 친구로 지내는 이유의 목록을 보여주고 항목에 얼마나 동의하는지 평가하고 그렇게 생각한 이유를 적어달라고 요청했다. 애인과 친구로 지낸 이력이 있는 참가자들에게는 관계가 어떻게 그렇게 변했는지, 어떻게 될 거라고 생각했는지 물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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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진은 두 번째 조사에서도 비슷한 질문을 던졌다. 참가자 536명에게 질문을 묻고 추가로 이별 후에 누가 친구로 지내자고 했는지, 이별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지 물었다.
물론 작은 표본의 크기를 고려해야 하겠지만, 응답자의 상당수는 전 애인과 친구로 지냈다. 첫 조사에선 참가자의 59%가, 두 번째 조사에선 65%가 그렇다고 응답했다.
연구진은 두 조사를 통해 참가자들이 전 애인과 친구로 지내는 네 가지 이유를 도출했다. 그건 ‘보안’ ‘실용성’ ‘예의’ ‘욕망’이었다. 네 가지는 개인적인 경험에서 나온 결과였다. 예컨대 성소수자들은 보안을 많이 언급했다. 성소수자 세계는 좁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할 가능성이 높았다. 전 애인에게 경제적으로 의존했던 사람들은 실용성을 이유로 들어 관계를 유지했다. 두 경우는 긍정적인 감정을 기반으로 했다. 헤어지고 나서도 정서적·경제적 안정감을 위해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였다.
또 어떤 이들은 예의상이나 대립을 피하려고 전 애인과 친구 관계를 유지했다.
마지막 이유는 ‘여전한 욕망’이었다. 연구진은 “참가자들이 성관계 상대를 잃고 싶지 않거나, 여전히 연애 감정을 느끼거나, 혼자 남겨지고 싶지 않거나, 상대의 보호를 잃고 싶지 않아 관계를 유지한 경우”라고 설명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두 조사 모두에서 불안하거나 버림받길 두려워서 이별 후에도 관계를 유지했다고 응답했다”고 덧붙였다.
연구진은 “앞선 이유와 달리 부정적인 감정을 기반으로 했다”고 전했다.
연구진 중 한 명인 캔자스대학 심리학과 옴리 길라스 부교수는 VICE와 인터뷰에서 “전 애인과 친구로 지내는 이유는 사람마다 다르고 이게 이별 후 관계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또 “애착 관계에 따라 전 애인과 친구가 되는 경우와 이유를 예측할 수 있다”며 “이를 통해 심리치료사들은 내원자를 더 정확히 진단하고 도울 수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