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은 유례없이 심각한 화재로 최악의 여름을 맞고 있다.
물론 슬로베니아도 예외가 아니다. 화재가 1차 세계대전 발생지까지 확산하며 오래된 불발탄을 터트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슬로베니아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현지에서 1차 세계대전 격전지에 남아 있는 불발탄이 불길에 닿아 폭발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문제는 이런 일이 꽤 빈번히 발생한다는 거다. 현지 STA통신에 따르면 정부는 불발탄 폭발이 너무 자주 발생해 집계를 중단했고 도로 인근에서 발생한 사건만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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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군사 전문지 태스크앤퍼포스가 지적하듯이 유럽 국가들은 세계대전 중 남은 불발탄이 요즘 폭발하는 문제로 골머리를 앓는다. 이번 사건만 해도 소방 인력 1000명 이상과 군 병력까지 현장에 투입됐음에도 토지 20km² 이상이 화마에 삼켜졌다. 불길이 번진 지역은 1차 대전 때 전투가 12번이나 일어났다고 알려진 격전지다. 이곳에서 20만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해졌다. 또 당시 사용된 폭발물은 셀 수도 없을 정도다.
이건 거의 모든 유럽이 겪는 문제다. 2차 대전 중 영미 공군은 유럽 전역에 270만톤에 달하는 폭탄을 떨어트렸다. 그래서 불발탄은 전후 70년이 지난 지금도 인명과 재산을 위협한다. 불발탄 제거는 목숨이 걸린 위험한 일이다. 프랑스는 1차 대전의 잔재를 제거하는 활동을 ‘철의 수확’이라며 중시한다. 활동 중 사망한 폭탄 제거반 인력은 2차 대전 종료부터 현재까지 630명 이상이다.
화재는 폭염도 함께 유럽을 위협한다. 산불은 슬로베니아만 겪는 문제가 아니다. 스페인과 포르투갈은 최근 화재와 폭염으로 1100명 이상이 목숨을 잃었다고 밝혔다.
영국은 전례 없는 더위로 날아가던 새가 하늘에서 떨어지는 사건이 있었다고 전했다. 유럽이 전쟁의 잔재를 제거하기 위해선 앞으로 100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폭탄 제거는 자체로도 위험한 일인데 지구가 점점 들끓으니 더 위험해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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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can Chu/Getty Imag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