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홍등가, 매춘, 윤락업소, 사창가, 성노동, 성매매, 집창촌
싱가포르 게일랑의 홍등가. 모든 사진: 잭 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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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과 다른 싱가포르의 홍등가

싱가포르의 대표 홍등가는 코로나19 전부터 쇠퇴했다.
Koh Ewe
SG

싱가포르는 우거진 녹지와 현대식 건물이 조화를 이룬 동남아의 대표 관광지다. 흠잡을 곳 없이 깨끗한 것으로 유명하다. 수준 높은 위생뿐 아니라 치안을 자랑한다. 그런데 싱가포르의 뒷골목에는 상상과 다른 게일랑이란 지역이 있다.

여기엔 이 나라에서 가장 유명한 홍등가가 있다. 다른 곳과는 분위기가 대조적이다.

싱가포르 사진작가 잭 탄은 VICE와 인터뷰에서 “싱가포르는 관광객의 시선으로 보면 매우 낯설고 디스토피아 같은 도시”라며 “하지만 게일랑이란 지역은 싱가포르를 찾는 외국인이나 관광객에게도 잘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탄 작가는 2019년 후반부터 이듬해 초까지 학교 과제를 위해 이 지역을 탐방했다. 붉은빛 사이로 펼쳐지는 외설스러운 장면을 담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곳은 기대와 달랐다. 탄 작가는 “길에서 업소로 손님을 끌어들이려는 성노동자를 볼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며 “예상과 달리 정말 조용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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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가포르인은 게일랑 윤락업소를 흔히 ‘어항’이라고 부른다. 성노동자들이 유리 뒤에 서서 손님을 기다리는 모습을 빗댄 말이다.

게일랑은 수십년간 비행의 온상지로 위상을 떨쳤다. 하지만 이제 그렇지 않아 보인다. 성노동자들이 온라인이나 외곽으로 옮겨가면서 전처럼 음란한 풍경을 보이지 않는다.

인파도 전성기보다 줄었다. 주민들은 여전히 쉬쉬한다. 성노동은 싱가포르에서 불법은 아니다. 하지만 호객 행위와 매춘 알선, 업소 운영처럼 성매매와 관련된 행위는 불법이다. 그러다 보니 홍등가는 불법과 합법 사이의 모호한 사각지대에서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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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성이 싱가포르 게일랑의 한 업소로 들어가고 있다.

지금 게일랑은 외국인 노동자와 까무러칠 정도로 맛있는 지역 음식으로 더 유명하다. 이제 사람들은 대부분 홍등가가 아닌 딤섬과 칠리크랩을 위해 이곳으로 모인다.

대부분은 성노동을 언급하기를 꺼린다. 탄 작가는 “현지인 모두가 이곳을 안다”며 “하지만 관심이 없어 들여다보지도 않고 엮이려고 하지도 않는다”고 설명했다.

게일랑은 싱가포르의 유일한 홍등가는 아니다. 게일랑과 비슷한 곳이 또 있다. 게일랑에서 차로 15분 거리의 노래방 밀집 지역이다. 손님들이 도우미를 불러 노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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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싱가포르인은 게일랑 인근 홍등가의 공중화장실에서 즉석 만남이나 유사 성행위를 한다.

게일랑의 홍등가는 전부터 쇠락하고 있었다. 하지만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대유행이 덮치면서 치명적인 타격을 입었다. 코로나19 규제를 피해 갈 수 없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제재가 완화되고 있는 지금도 회복할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렵다.

탄 작가는 게일랑이 쇠퇴하는 것을 보고도 곧 완전히 사라질 거라고 보진 않는다. 과제를 위해 돌아다니고 단골과 대화를 나눈 뒤에 홍등가가 싱가포르 사회의 균형을 아슬아슬하게 맞추고 있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이다. 위선과 욕망 사이의 균형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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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여성이 싱가포르 게일랑에서 밤에 홀로 걸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