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로즈, 우성, 케이팝, 아이돌, 밴드, 나방, 모스
가수 우성. 사진: 크리스천 하스 
VICE K-Pop

세계가 먼저 알아본 우성이 자신을 ‘나방’에 비유한 이유

우성은 이번 최신 앨범 ‘모스’에 자신의 정체성을 담았다.

글로벌 케이팝 팬이 먼저 알아본 가수 우성에게 밤의 곤충 ‘나방’은 특별한 의미다.

의미를 알아보기 전에 우성을 먼저 알아보자. 우성은 10여년 전에 SBS 오디션 프로그램 ‘케이팝 스타’ 시즌1에 참가하면서 처음 존재를 알렸다. 2017년 밴드 더로즈의 리더 겸 보컬로 데뷔했고, 2019년 JTBC ‘슈퍼밴드’에 출연했다.

이렇게 커리어를 다진 우성이 지난 13일 발표한 솔로 앨범이 ‘모스(Moth・나방)’다.

나방은 그에게 단순히 앨범명 이상이다. 현재 미국에 있는 우성은 VICE와 화상 인터뷰에서 “지금 내 모습과 생각을 담았다”고 말했다. 나방은 우성이 생각하는 지금 본인 모습이기도 한 셈이다. 그는 “나방과 나비는 둘 다 비슷한 종류의 곤충”이라고 말했다.

광고

“사람들은 낮에 주로 보이는 나비를 보고 아름답고 만질 수 있다고 생각해요. 행운을 떠올리기도 하죠. 반면 야행성인 나방은 무서워해요. 역겹고 불쾌하다고 생각하죠.”

우성은 편의점 앞에 앉아 있었을 때 겪었던 일을 공유하며 말을 이었다.

“나방이 환하게 빛나는 간판 주위에 떼를 지어 날아다니더라고요. 그러다 간판에 붙으니까 사이사이로 빛이 새어 나왔죠. 그때 나방이 나비보다 훨씬 아름답다고 느꼈어요. 누군가 진정한 매력을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건 그저 약간의 빛이 아닐까요.”

k-pop,케이팝, 아이돌,밴드, 나방, 나비

사진: ​크리스천 하스

“누군가 진정한 매력을 드러내기 위해 필요한 건 그저 약간의 빛이 아닐까요.”

우성은 ‘케이팝 스타’ 출연 후에 미국으로 돌아가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이 시기에 여러 기회를 얻었다. 그는 “회사 몇 군데에서 연습생 제의를 받았다”며 “대학 진학 등 모든 계획을 포기하고 한국으로 가서 도전해보기로 했다”고 회상했다. 이어 “이때 음악적으로 의미 있는 누군가가 될 기회를 처음으로 얻었다”고 덧붙였다.

우성은 결국 한국으로 돌아와 밴드로 데뷔했다. 그렇게 활동하다가 다른 멤버가 지난해 입대하고 소속사와 전속 계약이 끝나면서 미국으로 돌아가 가족과 시간을 보냈다.

이때 멤버 없이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봤다. 그 결과물이 4곡이 들어간 ‘모스’다.

사실 솔로 앨범을 낸 건 처음은 아니다. 하지만 ‘모스’에는 변화의 과정을 담았다. 앨범을 듣다 보면 그 변화를 알아차릴 거다. 몽환적인 ‘컴 다운(ComE dOWn)’에서 록 장르 ‘모던 라이프(Modern Life)’로 끝난다. 마지막 곡은 소셜미디어 중심의 세상에서 받는 스트레스를 묘사한 곡으로 더로즈가 주로 발표했던 곡의 분위기와 비슷하다. 

‘모던 라이프’에는 이런 가사가 담겼다. ‘뭐가 진짠지 모르겠어/ 가짜 얼굴, 가짜 친구.’

이번 앨범은 그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불빛이 나방의 무늬를 비춰주듯이.

우성은 북미와 유럽을 돌아다니면서 자신의 최신 앨범을 홍보한다는 계획이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미국 뉴욕, 캐나다 밴쿠버를 순회할 예정이다. 그는 코로나19 기간에 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라이브 공연이 그리웠다. 

“사람들이 요즘 라이브 밴드 공연을 그리워하는 것 같아요. 라이브 음악과 악기가 무대에서 주는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여러분이 현장에 있다는 게 중요한 거죠. 영상으로는 느낄 수 없거든요. 집에 있는 스피커가 아무리 좋아도 한계가 있죠.”

우성은 이번 앨범이 어쩌면 당분간 혼자 발표하는 마지막 앨범이 될 수 있다고 했다.

더로즈 멤버와 정규 앨범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조만간 앨범 작업에만 집중할 수 있는 스튜디오를 구할지도 모른다. 멤버와 전 세계 순회공연도 논의 중이다.

그는 “솔로면 하고 싶은 대로 다 할 수 있다”며 “하지만 밴드 활동할 땐 모두 동의해야 한다. 우리 4명이 모두”라고 말했다. “그게 묘미 아니겠어요? 더 재미있어요. 물론 더 오래 걸리고 스트레스도 받아요. 하지만 좋은 추억이 생기잖아요. 외로울 일도 없고요.”

Therese Rey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