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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에서 ‘캠걸’이 되기까지, 특별한 퇴사 이야기

“교사 생활은 10점 만점에 3점, 캠걸 생활은 7에서 8점이에요.”
초등학교 교사 선생님 캠걸 몸캠 퇴사
사진: CHARLIE PYCRAF(폭스), JOHN JAMES

VICE는 시리즈 ‘빌어먹을 직장을 그만둬라(Quit Your Shit Job)’로 퇴사하고 무엇이든 자신이 원하는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의 인터뷰를 담는다. 최근 영국 런던에서 ‘웹캠 모델(화상으로 성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사람)’로 활동하는 폭스(Foxtress)를 인터뷰했다. 폭스는 소위 전문 ‘캠걸’이 되기 위해 원래 직업인 교사와 리쿠르터를 그만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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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ICE: 전에는 어떤 일을 하셨나요?
폭스: 초등학교에서 시간제 교사로 일했어요. 시간을 쪼개 리쿠르터로도 일했죠.

그 일이 별로였나 봐요?
학생들을 잘 가르치기 위해선 감정노동을 해야 해요. 그런데 그에 비해 보수가 좋지 않았어요. 무엇보다 답답한 시스템이 결정적이었죠. 선생님이 되려고 했던 이유는 학생들을 도와주기 위해서였어요. 그런데 행정적인 절차나 사무실 일 처리하는 데 시간을 많이 빼앗겼죠. 리쿠르터 일은 제겐 정말 공포 쇼나 다름없었고요.

어떤 일로 전업했나요?
‘캠걸’이요. 저는 ‘스위치’라고 알려져 있어요.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SM(사디즘ᐧ마조히즘) 성향에 맞춰 수동적이거나 지배적인 역할로 바꿔 가면서 할 수 있다는 의미에요.

전업한 계기가 있나요?
사실 전 직장에서 완전히 지쳐있었어요. 변화가 절실했죠. 좌우명 ‘충동적인 선택은 즐겁다’에 걸맞는 삶을 살아왔어요. 그래서 모든 걸 정리하고 재시작하기로 했죠. 얼마 지나지 않아 지금 가장 친한 친구를 만났어요. 전문 ‘캠걸’로 일하는 친구였죠. 캠을 장난삼아 해본 적이 있었어요. 그 친구가 계속해보라고 격려해줬어요. 사이트에 계정도 개설해주고 캠도 빌려줬어요. 완전히 적극적으로 밀어줬죠.

보통 사람들은 캠걸이 수동적이라고만 알고 있어요. 남자들이 스크린 앞에서 시키는 것만 하는 사람들로.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오히려 반대죠. 요즘 저는 옷을 거의 벗지 않아요. 캠 앞에서 어떤 행동을 할 것이고, 하지 않을 것인지 스스로 정할 수 있어요. 전에는 이런 선택권이 없었거든요. 자신감과 삶의 질이 한결 높아졌어요.

성 노동은 진심으로 제 삶을 구했다고 생각해요. 트라우마가 가득했던 어린 시절, 건강하지 않은 관계를 맺었던 성인 시절. 이 일이 전 보다 제 몸의 소유권을 느끼게 해줬어요. 지금 고객들이 전 직장 사람들보다 더 잘 해줘요. 직장에서 가치가 더 높다고 느끼고 있어요. 또 적성에 맞는 일을 한다는 기분이 들어요.

캠걸 몸캠 퇴사

사진: CHARLIE PYCRAFT

어떤 방식으로 일하는 건가요?
사람들은 웹사이트에서 원하는 젠더나 체형, 성적 취향을 선택할 수 있어요. 제가 일할 수 있는 상황이면 캠을 방 쪽으로 켜놔요. 그러면 사이트가 알아서 구독자들에게 트윗을 전송해요. 접속할 수 있느냐고 알림을 주죠. 전 분 단위로 요금을 청구해요. 요금을 정해서 사이트에 줄 돈을 지불하는 방식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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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일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가장 좋은 건 시간이 자유롭다는 점이에요. 제 일정에 맞춰서 일할 수 있어요. 스트레스를 받으면 쉬고 싶을 때 쉴 수 있어요. 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시스템에 갇혀 있지 않을 수 있어요. 전 자유로운 영혼이에요. 그래서 모든 일에 쉽게 질려요. 그래서 규칙적인 삶은 맞지 않죠.

또 다른 좋은 점은 정신적인 웰빙이요. 일하려면 사람들과 소통을 해야 해요. 자신을 위해서도, 웹사이트를 위해서도. 얘기하면서 뭔가 도울 수 있다는 건 큰 보너스예요. 일부 고객들은 정신적, 신체적 장애로 집을 비우기 힘들죠.

어떤 단점이 있나요?
어쩔 수 없이 잘 되는 시기와 안 되는 시기의 차이가 심해요. 한 주는 일이 잘 되고 그다음 주는 슬럼프를 겪기도 해요. 어떨 때는 아무 소득이 없는 날도 있어요. 바꿔 말하면, 웹캠을 켜고 18시간 동안 앉아 있는데 돈을 못 벌 수도 있어요. 또 2시간만 일했는데도 100파운드(약 15만원) 이상을 벌 때도 있고요. 몸매 관리에도 돈이 많이 들어가요. 헤어스타일, 손톱도 항상 준비하고 있어야 하고요. 속옷도 새로운 속옷을 자주 사야해요. 다른 장비를 마련해야 하거나 방송용 물품을 사야 하는 경우도 있어요.

또 외로울 수도 있어요. 영국 현행법상 캠걸로 일하는 건 합법이에요. 하지만 혼자서 할 경우만. 만약 캠걸 두 명이 한 방에 앉아 있고, 서로 다른 카메라를 쓰고, 다른 사람 두 명과 소통하면 현행법상 매춘에 해당할 수도 있어요. 그래서 온종일 혼자 있어야 하죠. 법적인 처벌을 피하기 위해서요.

사실 이 점이 제가 다른 사람들과 영국에서 성 노동 합법화를 주장하는 이유 중 하나예요. 정부는 시대에 안 맞는 법을 바꿔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하면서 웃겼던 순간이 있었나요?
남자들의 성기를 시럽 깡통에 붙게 만든 적이 있어요. 굉장히 귀여웠죠.

일하기 전 미리 알았으면 좋았을 건 무엇인가요?
업계 진입이 힘들 수 있어요. 저는 그렇지 않았지만. 하는 일을 다른 가족들에게 알리지 않기로 했어요. 질문 폭격을 미리 방지하기 위해서요. 친구들은 제 일을 개의치 않아 해요. 그래도 의사처럼 사회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일을 하는 게 더 좋겠죠?

캠걸 몸캠 퇴사

사진: CHARLIE PYCRAFT

전과 비교해 지금 생활은 10점 만점에 몇 점?
전에는 잘 쳐줘도 3점이었어요. 자신감이 없었어요. 매일 겉돌고 있다고 느꼈어요. 못 생겼다고 생각했어요. 비참했죠. 지금은 7점이나 8점 정도 돼요. 제가 있고 싶은 곳은 아니지만 제가 있는 곳에 만족해요. 가까운 시일 내에 10점이 되겠죠.

퇴사하고 싶어하는 이들에게 하고 싶은 조언은?
더 즐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시작하세요. 인생은 한 번뿐이에요. 자신의 삶을 살면 한 번도 충분해요.

본 기사의 출처는 VICE UK입니다.

@RoseStok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