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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건강 적신호…희귀 중증 근무력증 투병 중

두테르테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2016년 취임 후 꾸준히 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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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왼쪽)이 4일 러시아 모스크바의 묘지에서 열린 헌화식에 참석해 애국가를 들으면서 경례하고 있다. 사진: YURI KADOBNOV/POOL/AFP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희귀성 중증 근무력증을 앓고 있다고 처음 고백했다. 6일 현지 라플러에 따르면 두테르테 대통령은 전날 러시아 모스크바에 사는 필리핀 교민들을 대상으로 연설하던 중 “신경 장애의 일종인 중증 근무력증을 앓는다”며 “할아버지에게서 이 병을 얻었다. 유전학을 믿는다”고 털어놨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건강 이상설은 2016년 취임 후 꾸준히 제기됐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또 “두 눈 중 한 쪽이 더 작고 저절로 움직인다”고 말했다. 미국국립보건원(NIH)에 따르면 이 병은 골격근을 약화시킨다. 근육에 산소 공급이 원활히 되지 못해 몸의 일부를 움직이는 데 문제가 생긴다. 눈과 눈꺼풀의 근육이나 표정을 짓는 근육, 음식을 씹고 삼키는 근육에 장애가 생긴다.

올해 74세인 두테르테 대통령은 역대 필리핀 대통령 중 최고령이다. 이 때문에 필리핀에선 그가 행사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거나 행사를 취소하면 건강 이상설이 돌았다. 두테르테 정부는 그동안 대통령의 건강과 관련된 공식 자료를 거의 내놓지 않았다. 우려설이 돌 때마다 대중에게는 대통령의 건강 상태가 최고라고 변호하거나 걱정을 잠재울 목적으로 사진을 공개하는 식이었다.

야당인 안토니오 트릴레인스 막달고당 상원의원도 지난 2월 대통령이 홍콩에서 병 때문에 수술을 받고 왔다고 주장했다. 두테르테 정부는 당시 홍콩 여행은 단순히 여행이었다고 반박했다. 그런데 이번에는 본인이 직접 나서 건강 상태를 공개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암 검사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하지만 곧 이어 결과가 음성으로 나와 건강에 이상이 없다고 발표했다.

앞서 필리핀 ABS-CBN방송은 대통령이 편두통과 폐색성 혈전 혈관염으로 고생한다고 전했다. 또 2016년에는 오토바이 사고로 척추 부상이 생겨 진통제를 복용한다고 밝혔다. 필리핀에서는 대통령의 건강 문제가 중요한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지난 1월 현지 여론조사업체 SWS가 필리핀 국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 응답자의 66%가 대통령의 건강을 걱정한다고 응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