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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 성분 한강에서 검출

비아그라 농도는 비유흥가보단 유흥가에서, 주중보단 주말에 높게 나왔다.
Junhyup Kwon
Seoul, KR
발기부전 비아그라 한강
마스크를 쓴 시민들이 서울 마포구 홍대입구 주변을 걷고 있다. 사진: 조성준 / 블룸버그 / 게티이미지

서울의 중심을 흐르는 한강에서 남성의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 성분이 비정상적으로 높은 농도로 검출됐다는 연구팀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김현욱 서울시립대 환경공학부 교수 연구팀은 최근 ‘하천에서 발기부전 치료제 검출에 대한 하수 기여도’라는 논문을 세계적인 과학지 네이처의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조사 결과 서울 강북의 중랑천과 강남 탄천의 하천수에서 대표적인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와 씨알리스, 레비트라를 구성하는 주요 성분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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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흥가가 몰린 강남의 농도가 강북보다 높았고 주중보다 주말의 농도가 높았다.

또 연구팀은 한강 하수에서 나온 비아그라의 주성분인 실데나필의 농도가 벨기에 브뤼셀에서보다 3~4배, 덴마크 코펜하겐에서보다 2~5배 더 높게 나왔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VICE와 통화에서 “비아그라 특허가 종료된다는 뉴스를 듣고 약이 대량 유통되겠다고 생각해 연구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유흥업소에서 비아그라를 나눠준다는 얘기를 친구에게 듣고 유흥가의 농도가 더 높겠다고 가정했다”고 덧붙였다.

김 교수는 “발기부전 치료제는 의사의 처방이 필요한데 원래 나와야 할 농도보다 더 높게 나왔다는 것은 약이 암시장에서 불법으로 거래되고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가 나서 불법 유통되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식수로 쓰는 상수가 아닌 버려지는 물이 흐르는 하수를 대상으로 조사했다. 

그러나 김 교수는 “사람들이 하수의 물을 직접 마시지 않기 때문에 당장 치명적인 타격을 줄 거라고 보진 않지만 장기적인 영향은 장담할 수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약이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을 관찰·조사하고 배출을 방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발기부전은 전 세계의 남성들이 흔하게 겪고 있는 성 기능 장애다.

한 연구에 따르면 2025년 전 세계 남성 약 3억2200만명이 발기부전을 겪을 전망이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30대 한국 남성의 약 23%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Junhyup Kw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