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Q

필리핀 최초의 트랜스젠더 승무원 탄생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 필리핀에서 '가뭄에 단비 같은 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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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CECILIE JOHNSENUNSPLASH. (오른쪽) JOOLSGRIFF. FLICKR (CC BY-NC 2.0).

최근 필리핀 최초로 트랜스젠더 승무원 두 명이 탄생했다. 이번 일은 보수적인 가톨릭 국가 필리핀에서 '가뭄에 단비 같은 일'로 평가받고 있다.

성소수자 운동가인 티스즈 에스트라다는 19일 필리핀 항공사 세부퍼시픽이 트랜스 여성 제스 라버레스와 미키 비투그를 승무원으로 고용했다는 트윗을 올렸다.

그는 트위터에서 "세부퍼시픽은 대대적인 광고 없이 트랜스 여성 둘을 받아들였다"며 "이 둘이 필리핀 최초의 트랜스젠더 승무원"이라고 적었다.

이 트윗이 전해지자 온라인에서는 둘을 축하하는 물결로 가득했다. 트윗은 현재 만 번 가까이 공유됐다. 또 '좋아요'를 6만 번에 가깝게 받았다.

승무원이 된 라버레스는 페이스북을 통해 소감을 전했다.

라버레스는 "새로운 역사가 시작했다"며 "모든 LGBTQ 커뮤니티를 대표해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그는 "이 일은 우리 사회가 포용 사회로 한 발짝 나아간 것을 뜻한다"며 "개인을 존중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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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 약사였던 비투그도 페이스북으로 소감을 전했다.

비투그는 "사실 필리핀에서 트랜스 여성이 승무원이 된 전례가 없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다"며 "모든 이들이 나 같은 사람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걸 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필리핀 최초의 트랜스젠더 승무원라는 사실이 영광스럽다"고 전했다.

승무원이 된 두 여성은 현재 2개월 과정의 교육을 이수했다. 매일 주어지는 시험도 통과했다. 수영과 소방, 화재대피훈련 등 교육을 받고 시험을 치렀다.

필리핀 사람들은 소셜미디어에서 역사적인 순간을 축하하고 있다.

필리핀은 다른 아시아 국가보다 LGBTQ 커뮤니티에 친화적인 편이다. 하지만 아직 이들을 사회 구성원으론 받아들이지 않는다. 특히 트랜스젠더 차별은 심각한 편이다.

지난 8월 필리핀에선 트랜스 여성이 쇼핑몰에서 여자 화장실을 사용했다가 내쫓긴 뒤 체포되는 일이 있었다. 최근 설문조사에 따르면 많은 필리핀 사람은 아직 트랜스 여성이 여자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이 불편하다고 응답했다.

필리핀은 LGBTQ를 보호할 수 있는 법이 아직 없다. 성적지향 또는 성 정체성, 표현(SOGIE) 평등법은 아직 의회에서 계류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