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준호 감독의 영화 '기생충'이 흑백판으로 돌아온다.배급사 CJ엔터테인먼트는 '기생충' 흑백판을 29일 전국의 극장에서 개봉한다고 밝혔다. 흑백판은 앞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봉이 두 달 미뤄졌다. '기생충'은 지난 2월 세계 최고 권위의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4관왕을 휩쓸었다.흑백판은 봉 감독에게 어떤 의미일까.봉 감독은 지난 2월 서울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영화 '마더'(2009) 때도 흑백판을 만든 적이 있었다"며 "어떤 거창한 의도라기보다 고전영화에 대한 동경과 로망이 있어서 '만약 1930년대를 살고 있고 이 영화를 흑백으로 찍었다면 어떤 느낌일까' 하는 영화적인 호기심이 있었다"고 말했다.흑백판은 국내에서 지난해 5월 개봉한 원래 작품과 어떻게 다를까.봉 감독은 "네덜란드 로테르담 영화제에서 흑백판을 상영한 적이 있는데 어떤 분이 '흑백으로 보니까 화면에서 냄새가 나는 것 같다'고 말해서 무슨 소리인지 의미를 생각해본 적이 있다"며 "배우들의 표정과 연기를 더 생생히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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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생충'은 전원 백수이지만 화목한 기택(송강호) 가족네 장남 기우(최우식)가 명문대생 친구가 연결해 준 고액 과외를 하기 위해 박 사장(이선균)네 집에 발을 들이면서 생기는 일을 담은 영화다. 극명히 살아가는 두 가족의 모습을 그린다.흑백은 동시대에 살지만 엮일 일 없어 보이는 두 가족의 삶을 더 선명히 보여줄 뿐 아니라 영화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를 상징적으로 전하는 역할을 한다.허남웅 영화평론가는 YTN과 인터뷰에서 "컬러면 관객의 시선이 분산된다"며 "흑백이면 인물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고 설명했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흑백이면 메시지가 훨씬 더 강렬히 관객들에게 전달된다"고 전했다.아래부터 27일 공개된 '기생충' 흑백판 사진을 확인해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