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사비 일본
삽화: Juta
Food

초밥에 넣어 먹는 와사비, 우리가 잘 몰랐던 비밀

우리가 지금까지 먹었던 와사비는 진짜 와사비가 아닐지도 모른다.
Giorgia Cannarella
Bologna, IT
Juta
illustrated by Juta

살짝만 찍어 먹어도 코끝이 찡해지는 와사비. 주로 일본 음식을 먹을 때 찍거나 넣는 양념이다. 요즘엔 과자와 라면, 김밥, 아이스크림도 와사비 맛이 있을 정도로 인기다.

흔히 와사비와 고추냉이를 같다고 생각하지만 둘은 엄밀히 말하면 서로 다르다. 와사비는 십자화과 고추냉이속(Eutrema Japonicum)을, 고추냉이(참고추냉이)는 십자화과 황새냉이속(Cardamine Koreana)을 원재료로 써서 만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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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로 일본에 분포하는 고추냉이속의 뿌리줄기로 진짜 와사비를 만들 수 있다. 그래서 일본 밖에서 먹는 와사비는 일본에서 먹는 와사비와 다를 가능성이 크다.

원래 와사비는 항균 작용을 위해 처음 사용됐다. 냉장고가 생기기 전에 생선을 상하지 않게 보존하는 데 필수적인 역할을 했다. 또 소화제나 방부제 약품으로도 쓰이곤 했다. 음식에 들어가는 재료로 본격적으로 쓰인 건 에도 시대(1603~1868년)로 알려졌다.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야마모토 아야 주방장은 “일본에서 ‘혼와사비’라고 부르는 진짜 와사비는 매우 비싸다”며 “1kg당 250유로(약 32만원)”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본 밖에선 진짜가 아니라 거의 가짜 와사비”라고 덧붙였다. 

세계 시장에서 팔리는 와사비는 대부분 유사한 작물로 만드는 가짜 와사비다. 녹색 식용 색소를 섞어 시판용으로 만든다. 겨자를 섞거나 와사비 분말을 넣기도 한다.

고추냉이 와사비의 비밀 일본 음식

일본 교토에서 팔리고 있는 와사비 뿌리. 사진: ROBERTA ABATE

진짜 와사비

그럼 진짜 와사비는 왜 이렇게 비싼 걸까. 와사비 작물은 재배하기 쉽지 않은 식물이다. 뿌리가 물속에서 커야 하고 서늘한 기후(약 10~18도)를 유지해야만 클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이 작물은 직사광선을 피해야만 한다. 수확까지 2년 정도 걸려 재배 기간마저 길다. 잉글랜드 도싯과 중국, 대만, 호주, 뉴질랜드, 한국 일부 지역에서만 재배된다.

그럼 진짜 와사비와 가짜를 구분할 수 있을까. 야마모토 주방장은 맛으로 구분하긴 어렵지만 진짜 와사비의 매운맛은 작물의 향과 단맛이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심지어 일본에서도 진짜를 맛보기 어렵다. 식당의 95%가 가짜를 사용한다고 알려졌다. 야마모토 주방장은 “보통 가짜를 사용하는데 ‘서양 와사비’라고 부른다”고 전했다.

이탈리아 볼로냐에서 일식당을 운영하는 주방장 아라이 츠루코는 진짜 와사비를 갈아 만든 가루를 판매하는 수입업자를 찾았다. 아라이 주방장은 “갓 나온 와사비와 비슷하다”며 “다른 걸 아무것도 넣지 않았다”고 말했다. 1kg당 팩으로 제품을 사서 쓴다.

진짜 와사비를 먹는 방법 (구하는 방법)

와사비를 사용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아라이 주방장은 “일본에선 밥에 차를 부어 먹는 차즈케나 두부를 먹을 때 얹어 먹는다”며 “나 같은 경우에는 와규(일본소)나 연어와 같은 기름진 음식을 먹고 입을 헹구기 위한 목적으로 와사비를 먹는다”고 전했다.

야마모토 주방장은 “진짜 와사바는 갈고 나서 15분 뒤면 특유의 향을 잃는다”며 “무엇보다 빨리해서 먹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와사비를 간장에 넣어 찍어 먹기보다 생선에 바로 찍어 먹으면 생선회나 초밥의 풍미를 높일 수 있다”고 추천했다.

일본에선 와사비 줄기를 구하기 어렵지 않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다만 온라인에선 와사비 소스를 판매하고 있다. 구매 전 ‘혼와사비’인지 확인해보자.

Giorgia Cannarell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