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BTQ

‘논바이너리’ ‘젠더퀴어’ ‘젠더비관행’의 차이

“누군가의 성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는 항상 상대방에게 어떤 표현을 쓰면 좋을지 물어보고 상대의 의견을 따라줘야 한다.”
논바이너리 젠더퀴어 젠더비관행
사진: Zackary Drucker, Gender Spectrum Collection 제공

‘논바이너리’ ‘젠더퀴어’ ‘젠더비관행(젠더비순응)’이라는 용어를 들어보신 적이 있으신지. 남녀의 이분법적인 젠더(사회적인 성) 구분에서 벗어나 다양한 젠더를 담으려는 노력에서 탄생했다. 세 가지 표현의 의미와 공통점, 차이점을 알아봤다.

‘논바이너리’ ‘젠더퀴어’ ‘젠더비관행’의 공통점

미국 뉴욕의 임상 심리학자 루 하임스는 스스로 ‘논바이너리’라고 정의한다.

하임스는 “세 용어는 모두 개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나온다”고 설명했다.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을 거부하는 사람들이 자신을 나타내는 용어로 쓴다. 그렇지만 아직 명확한 정의가 없고 학계와 의학계, 대중이 용어를 쓴 지 얼마 되지 않았다. 그래서 좋은 점은 자신이 표현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지 나름대로 생각해 선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많은 사람은 세 표현을 교체해 사용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표현 중 하나만 쓰고 있다. 사람마다 세 표현을 해석하는 방식이 다르다. 하지만 세 표현을 쓰는 모두가 동의하는 부분이 한 가지 있다. 누군가의 성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는 항상 상대방에게 어떤 표현을 쓰면 좋을지 물어보고 상대의 의견을 따라줘야 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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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바이너리’는 무슨 뜻일까?

사전은 ‘논바이너리’를 ‘남녀를 이분법으로 뚜렷하게 구분하는 기준에서 벗어난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사람들은 성 정체성을 표현할 때 이 용어를 많이 사용한다. 하지만 사람이 아닌 사물을 지칭할 때도 쓸 수 있다. 전통적인 여성성이나 남성성에 구애받지 않고 만들어진 옷을 ‘논바이너리 패션’이라고 한다. 이런 의류는 ‘논바이너리’뿐 아니라 타고난 생물학적 성별과 성 정체성이 일치하는 ‘시스젠더’ 소비자들에게도 환영받는다.

히메스 박사는 “젠더이분법에 저항하는 용어”라며 “하지만 ‘논바이너리’는 젠더이분법이 주류인 사회에서는 받아들여지기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뉴저지주에 사는 19세 대학생 루이는 “스스로 ‘논바이너리’라고 생각한 이유는 기존의 어떤 젠더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젠더퀴어’의 정의

미국 LGBTQ 전문 잡지 뎀(Them.)에 따르면 1990년대 사회운동가들이 ‘젠더퀴어’라는 표현을 처음으로 쓰기 시작했다. 지난 30여년 동안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향에 관한 논의가 활발해지면서 표현이 쓰이는 빈도도 늘어났다.

성적 지향성을 나타내는 표현을 연구하는 심리치료사 로라 제이콥은 “‘젠더퀴어’는 이를테면 자신은 이분법적 성별 구분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났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을 타파하겠다는 의사 표시이며 우리 문화가 가지는 성별에 대한 고정 관념을 철폐해야 한다는 의미에서 쓰는 표현”이라고 덧붙였다.

또 “성 정체성이 남녀 중 하나로 정해질 수 없다는 걸 나타내기 위해 쓴다”고 강조했다.

뉴욕에 거주하는 ‘논바이너리’인 사이러스 코헨은 자신의 성별을 ‘젠더퀴어’로 간주한다. 코헨은 “‘젠더퀴어’는 단순히 스스로 이분법적인 성별 구분이라는 고정관념을 벗어났다는 의미뿐 아니라 성별을 이분법적으로 봐서는 안 된다는 개인의 의지도 담긴 표현”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루이의 의견은 코헨과는 달랐다. “(저는 남녀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스스로 ‘젠더퀴어’라고 표현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젠더퀴어’라는 표현은 자신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매번 마음이 바뀌는 사람이 쓰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서요.”

‘젠더비관행(젠더비순응)’이란?

‘젠더비관행’은 대체로 넓은 의미로 전통적인 성별 표현으로 나타낼 수 없는 성별을 지닌 모든 사람을 뜻한다. 하지만 좁은 의미로는 ‘시스젠더이지만 남성성과 여성성의 고정관념에서 벗어난 방식으로 옷을 입거나 행동하는 사람’을 지칭하는 용어로 사용된다.

하임즈는 “사회적인 성 역할대로 행동하길 거부하는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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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헨은 단어가 주는 느낌이 다르다고 설명한다. 그는 “정체성이 남녀 한 쪽에 속하지 않는다는 개인의 내면에 초점을 둔 ‘젠더퀴어’와는 달리 ‘젠더비관행’은 다른 사람에게 스스로가 어떻게 인식되는지에 초점을 둔다”고 전했다.

코헨은 “‘시스젠더’의 세계에서 대화할 때는 ‘젠더비관행’이라는 용어를 주로 쓴다”며 “사람들이 이해하기도 더 쉽고 질문도 덜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논바이너리와 젠더퀴어, 젠더비관행은 성별을 이분법으로 나누지 않는 사람을 가리키는 수많은 표현 중 세 가지에 불과하다. 그 외에도 ‘제3의 성(3rd gender)’ ‘젠더플루이드(genderfluid)’ ‘두 개의 영혼(two-spirit)’ ‘팬젠더(pangender)’ ‘에이젠더(agender)’라는 표현도 있다. 모두 비슷하지만 각각 나름의 의미가 조금씩 다르다.

일부 이름은 개인 정보 보호를 위해 성을 제외하고 언급했습니다.

본 기사의 출처는 VICE US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