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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이 몰고 온 신한류 바람, 한국어 공부하는 미국 대학생 폭증

한국어를 배우는 미국 대학생 수는 10년 사이 두 배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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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탄소년단의 팬들이 지난 5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콘서트에서 무대를 기다리고 있다. 사진: DREW ANGERER/GETTY IMAGES/AFP

한류의 인기가 세계를 휩쓸고 있다는 사실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다. 과거 한국의 음악, 드라마, 화장품은 아시아를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아시아뿐 아니라 유럽과 미국 같은 서구 문화권에서도 큰 사랑을 받고 있다.

그룹 방탄소년단(BTS)이 미국과 영국에서 콘서트 티켓을 전부 팔았다거나 유명 미용 인플루언서가 한국인의 화장법을 조명했다는 건 이미 익숙한 이야기다.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가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는 또 다른 증거가 여기에 있다.

미국현대언어협회(MLA)는 케이팝을 비롯한 한류의 영향으로 미국에서 전 보다 훨씬 많은 학생이 한국어를 배우고 있다고 밝혔다.

협회는 2006년과 2016년 사이 한국어를 수강한 대학생의 수가 거의 두 배(+95%)로 뛰었다고 발표했다. 학생 1000명 이상이 수강하는 외국어 중 최대 증가 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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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 STATISTA.

이런 추세는 미국만이 아니라 전 세계에서 나타나고 있다. 코리아헤럴드에 따르면, 한국 정부는 전 세계에서 한국어 교육기간인 세종학당을 172개소 운영하고 있다. 56개국에서 학생 5만7000명에게 한국어를 가르친다. 불과 2007년까지만 해도 세종학당은 3개국에 13개소밖에 없었던 것과 비교해 막대한 속도의 확장세라고 할 수 있다.

최근 한국어능력시험(TOPIK·토픽)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높다. 시험은 한국어가 모국어가 아닌 외국인을 대상으로 만들어졌다. 1997년엔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해 학생 2200명이 이 시험을 응시했다. 그런데 최근 응시자는 거의 26만5000명에 달한다.

세종학당 강현화 이사장은 코리아헤럴드를 통해 “온라인에서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한국어를 학습하는 어린 학생들의 의욕을 북돋우고 싶다”고 전했다.

강 이사장은 “한국어 초급부터 고급 수준까지 온라인을 통해 자기주도 학습과 평가, 시험이 가능하도록 만들고 싶었다”며 “스터디 코치가 개인의 수준에 맞춰 학습을 부여하고 심지어 인공지능(AI) 챗봇 서비스를 도입해 도움을 주고 싶다”고 설명했다.

세종학당은 강 이사장의 비전에 공감하는 정부로부터 막대한 후원을 받고 있다. 세종학당에 배정된 예산 외에도 추가 지원금 10억원을 받았다.

한국어를 학습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의 인기도 높다. 세계적 외국어 학습 앱인 듀오링고는 2017년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시작했다. 한류 팬들의 지속적인 요청에 따른 결과였다. 한국어는 현재 이 앱에서 6번째로 인기가 많은 언어다. 이 앱의 사용자 3억명 중에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는 330만명에 달한다.

강 이사장은 “케이팝이 한국을 더 알고 싶게 하고 한국어를 더 배우고 싶게 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어 “이런 관심을 실질적이고 진지한 학습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선 한국어가 취업이나 비즈니스에 도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정부는 실질적인 소통 능력을 측정하는 데 초점을 맞춘 시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토픽은 대학을 비롯해 고등교육을 받기 위한 능력을 측정하는 시험이다. 그렇기 때문에 실질적인 말하기 능력보다는 읽기와 듣기 능력을 위주로 평가한다.

강 이사장은 “새 시험을 위한 연구를 이미 의뢰했다"며 "2년 안에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본 기사의 출처는 VICE ASIA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