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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문 모양에 따라 사람 인식하고 건강 검진하는 ‘스마트 변기’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은 항문 모양으로 사람을 식별하는 변기를 개발했다.
21.10.20
스마트 변기 항문
자료: 스탠퍼드대학

항문과 하늘에서 내리는 눈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같아 보이지만 전부 다르다는 것.

대수롭지 않은 사실 같지만 의미가 각별하다. 이 점이 항문의 모양을 기반으로 사람을 인식해 건강 상태를 검진할 수 있는 일명 ‘스마트 변기’의 작동 원리이기 때문이다.

미국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은 센서와 카메라를 이용해 이용자의 항문을 촬영해 식별하고 대소변 상태와 횟수, 주기 등을 분석해 건강 상태를 검진하는 기기를 개발했다.

다수의 한국인이 속한 연구팀은 지난 4월 ‘대소변 분석을 통해 건강 체크가 가능한 탑재용 변기 시스템’이라는 제목의 논문을 세계적인 과학잡지 네이처지에 게재했다.

연구팀은 “화장실 이용자는 애노덤(항문에 그려진 고유한 주름)을 통해 식별된다”며 “데이터는 암호화된 크라우드 서버에 안전하게 저장되고 자료로 분석된다”고 밝혔다. 애노덤은 항문의 피부를 뜻하는 과학 용어로 ‘항문’과 ‘피부’의 합성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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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mage via Stanford University

연구팀은 “병원에 가서 비싸고 오래 걸리는 건강 검진을 받는 것보다 자신의 대소변이나 침을 활용해 분석하는 게 더 낫다”고 주장한다. 또 “신체 성분에는 개인의 건강 정보가 풍부하게 담겨 있어 장기적인 건강 모니터링을 할 때 특히 적합하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이 개발한 스마트 변기는 기존 변기에 장착해서 사용할 수 있게끔 만들어졌다. 이용자가 앉으면 변기 손잡이가 지문을 인식한다. 동시에 항문의 모양을 통해 2단계 인증 과정을 거쳐 사용자의 신원을 파악한다. 이용자가 용변을 보면 대소변과 시간, 주기를 분석해 자동으로 크라우드에 전송한다. 그렇게 신체 데이터가 모이게 된다.

지금쯤 변기 작동 원리가 궁금할 수 있다. 연구팀은 종합적으로 상황을 고려했다.

먼저 소변부터 살펴보면 고속 카메라 2대가 소변의 유량과 배출 시간, 총량을 파악한다. 좌석 뒷부분에는 소변 검사용 장치가 있다. 이용자가 소변을 보기 시작하면 적외선 동작 센서가 이를 감지해 검사용 장치가 나온다. 장치가 소변의 상태를 자동으로 확인한다. 이런 시스템은 남성들이 소변을 볼 때 장치를 직접 조준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연구팀은 소변 검사 모듈은 현재 서서 소변을 보는 참가자를 대상으로 테스트했지만 향후 앉아서 소변을 보는 사람의 데이터를 기반으로 테스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장치가 소변에 젖으면 다시 좌석으로 빨려 들어가고 카메라가 인식해 결과를 분석한다.

대변을 볼 때는 이용자가 변기에 앉으면 압력을 인식하는 센서가 영상 카메라를 켠다. 카메라는 변기가 깨끗할 때부터 변으로 뒤덮였을 때, 화장지를 넣을 때까지 담는다. 사진들은 이미지를 분석하는 시스템인 인공지능(AI) 알고리즘으로 보내진다. 시스템은 첫 덩어리가 나오는 때부터 마지막 덩어리가 나오는 때까지 시간을 측정한다. 연구팀은 “이 시간은 대장의 기능과 관계가 있다”며 “변기 안의 장면들은 정확성을 위해 시간 단위로 시스템에 기록된다”고 설명했다. 또 “화장지를 사용하거나 변기에서 일어나는 동작은 화장실 이용을 종료하려는 행위로 인식하도록 설계했다”고 덧붙였다.

Stanford University

자료: 스탠퍼드대학

연구팀은 “카메라는 대변의 여러 역동적인 변화를 관찰할 수 있다”고 전했다.

관건은 변기가 대변 주인을 구분하는지 여부다. 연구팀은 대변 주인을 파악하는 방법을 개발하다가 사람마다 항문의 모양이 다르다는 사실을 발견해 원리를 적용했다.

사실 이들은 물 내림 손잡이에 지문 스캐너를 설치하고 충분히 만족했을 법도 하다. 하지만 멈추지 않고 화장실 이용자의 항문을 이미지화하는 작은 스캐너를 추가했다. 항문은 이미지 인식 알고리즘으로 식별된다. 항문을 찍은 영상은 여러 장면으로 나뉘고 알고리즘이 이용자의 원래 사진과 비교한다. 지문 인식처럼 항문 인식을 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