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ience

수컷 딱정벌레가 암컷을 유혹하는 방법: 구강성교

연구진은 구강성교가 찍짓기 성공률을 높인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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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컷 사막거저리가 입의 감각 기관을 이용해 암컷의 성기를 자극하고 있다. 사진: 생태와진화

짝짓기하는 기회를 늘리기 위해 상대에게 구강성교를 해주는 딱정벌레가 발견됐다. 구강성교는 동물의 세계에서 매우 드문 일이다. 주인공은 딱정벌레 종류인 사막거저리다.

중국농업과학원과 미국 미주리대학 연구진은 지난해 8월 국제학술지 ‘생태와진화’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사먹거저리가 교미 전 구강성교하는 장면을 최초로 목격했다고 밝혔다. 수컷은 생식기를 암컷의 몸에 넣기 전 입의 감각 기관으로 암컷의 성기를 문질렀다.

수컷이 구강성교하다가 암컷이 만족하지 못해 도망가면 다시 뒤쫓아가 행위를 반복했다. 논문에 따르면 수컷은 암컷에 올라타서 교미할 수 있을 때까지 구강성교했다.

논문의 수석 연구원인 친싱후 박사는 과학전문지 ‘사이언티픽아메리칸’을 통해 사막거저리의 구강성교를 처음 목격한 장소는 내몽골의 훈산다커 사막이라고 밝혔다.

연구진은 장소를 사막에서 실험실로 옮겨와 몇 차례에 걸쳐 추가 실험을 진행했다. 또 한번은 수컷이 구강성교에 사용하는 입의 감각 기관을 제거해 실험해보기도 했다. 연구진은 구강성교가 짝짓기 가능성을 높여 진화 과정에서 생긴 기질로 보인다고 했다.

또 이들은 “수컷은 생식기를 원활히 삽입할 수 있도록 구강성교로 암컷의 생식기를 자극한다”며 “구강성교는 교미의 성공률을 높이고 교미 시간을 단축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노력이 부족한 수컷은 교미 성공률이 현저히 떨어진다”고 덧붙였다.

건조한 사막에서 교미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더위나 천적에 노출될 위험이 커서다. 이런 척박한 환경에서 구강성교가 짝짓기를 효율적으로 만드는 셈이다. 연구진에 따르면 보통 한 번 삽입에 걸리는 시간은 구강성교에 투자하는 시간 이상이다.

연구진은 “수컷이 구강성교에 시간을 덜 쓸수록 삽입을 시도하느라 더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다”며 “이뿐 아니라 짝짓기 성공률도 현저히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곤충이 구강성교하는 모습이 발견된 건 손에 꼽힌다. 비슷한 모습이 초파리나 ‘다윈의 나무껍질거미’에서 관찰됐다는 기록이 있지만 보통 이런 일은 매우 드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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