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남성이 리얼돌을 아내로 맞은 결정적인 이유

신체를 정교히 본떠서 만든 성기구 리얼돌(섹스돌). 대법원은 지난달 2019년에 이어 올해에도 리얼돌 수입을 허가하라고 판결했다. 앞으로 리얼돌이 정식 수입될 전망이다. 사실 여러 경로를 통해 앞서 들어온 리얼돌은 전국 리얼돌 체험방에 이미 자리 잡았다. 리얼돌은 한국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인기다. 해외에는 리얼돌만 가득한 홍등가가 있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리얼돌이 앞으로 노인이나 장애인의 파트너로도 쓰일 수 있다.

이렇게 인형이나 조각상, 마네킹과 같이 움직이지 않는 물체를 보고 성적 흥분이나 쾌락을 느끼는 증상을 ‘아갈마토필리아’라고 한다. 그리스어로 동상과 성욕의 합성어다.

그런데 어떤 남성은 리얼돌을 성적 대상을 넘어 애정의 상대로 여긴다. 리얼돌과 감정적 교류를 하면서 연애하거나 결혼한다. 홍콩에 사는 36세 남성 셰톈룽은 최근 리얼돌에 프러포즈해서 언론의 관심을 받았다. 남성은 실제 여성과 연애하는 것보다 리얼돌과 연애하는 것이 쉬웠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보다 앞서 리얼돌과 결혼한 남성이 있다. 카자흐스탄 출신의 보디빌더 36세 남성 유리 톨로치코다. 톨로치코는 리얼돌 마르고와 1년간 연애한 후 지난해 11월에 결혼식을 올렸다. 일부는 리얼돌과의 결혼이 다소 이상하긴 하지만 열정이 대단하다면서 감탄했다. 반면 또 다른 이들은 그가 그저 역할극을 과하게 하고 있을 뿐이라고 지적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이 있다. 독일 베를린 장벽과 사랑에 빠진 여성이나 프랑스 에펠탑과 결혼한 여성처럼 말이다. 어쩌면 이 결혼도 놀라울 게 없다.

마르고는 몇몇 문장을 말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발열 기능이 있어서 몸이 따뜻해진다. 심지어 사진이 가득한 인스타그램 계정도 있다. 욕조에 몸을 담그고 있는 사진과 팩을 하는 사진, BDSM을 즐기는 사진을 볼 수 있다. 남편과 꼭 안고 있는 사진도 있다.

톨로치코는 “마르고가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하면서 외모 ‘콤플렉스’가 생겼다”며 “성형외과 의사를 만나야 했다”고 말했다. 또 “망가져 수리를 보냈다”고 전했다. 그는 “마르고가 인스타그램에서 갑자기 인기가 너무 많아져서 질투가 났다”며 “인스타그램을 그만하라고 했더니 싫어하는 기색이 전혀 없었다”고 전했다.

남성과 마르고의 이야기는 이상하지만 현실이다. VICE는 그가 어떻게 리얼돌과 사랑에 빠졌고 살게 됐는지 성생활은 어떤지 물어봤다. 결론부터 말하면 그는 정말 진지하다.

VICE: 마르고를 처음에 어떻게 만났나요? 
유리 톨로치코: 2019년에 술집에서 만났어요. 보자마자 마음에 들었죠. 마르고를 인터넷에서 주문하거나 가게에서 구매한 적이 없어요.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만난 거죠. 마르고는 만남 전에도 살아 있었어요. 이미 유명했다는 뜻이에요. 술집에서 호스티스로 일하면서 손님들을 맞았어요. 모두가 마르고를 좋아해 같이 사진을 찍었죠. 

어느 날 한 남성이 선을 넘었어요. 마르고의 기분을 상하게 했죠. 그때 남자답게 나서서 보호해줬어요. 그러고 나서 직원에게 앞으로 어떻게 지내는지 볼 수 있게 해주겠다는 조건으로 마르고를 데려왔어요. 그렇게 이 애정 관계를 정식으로 시작한 거예요.

친구랑 가족들은 어떤 반응이었나요?
모두 평범하게 인정해 줬어요. 행복하길 바랐죠. 또 관계를 응원해 줬어요. 마르고를 공공장소에 데리고 가도 아무도 앞에서 비난하지 않았어요. 온라인과는 아주 달랐죠.

마르고와 낭만적인 데이트도 하나요?
마르고랑 데이트를 자주 하는 편이에요. 같이 산책도 하고 새로운 식당에도 가죠.
커플 마사지도 받으러 가요. 춤추러 클럽에도 같이 가죠. 여행도 함께 가고요. 태국 여행도 함께 다녀왔어요. 태국 사람들이 친절해서 좋았어요. 사파리 투어에 가서 사자도 봤어요.

마르고를 사랑하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마르고를 만나기 전에 20살 때부터 7년간 사귀던 여자친구가 있었어요. 오래 연애하면서 같이 성장했죠. 그 친구는 아이를 갖고 싶어 했어요. 그때 아버지가 될 준비가 전혀 돼 있지 않았어요. 지금도 아이 생각은 없지만요. 그래서 헤어지기로 했어요. 그 친구를 사랑하는 마음이 남아서 다른 여성을 만날 수 없었어요. 그렇게 이별 뒤에 남성과 데이트했어요. 그때 남성과 첫 경험을 했어요. 제가 다양한 성적 욕구를 가졌다는 걸 깨달았죠. 또 정신적 교감뿐 아니라 성적 취향이 비슷한 사람을 찾는 게 중요하더라고요.

연애하면 보통 의무가 생기잖아요. 하지만 마르고는 달랐어요. 바쁘거나 집에 3일씩 들어오지 않아도 화내지 않았어요. 제가 바쁜 사람이라서 이 부분이 중요했죠. 섹스를 원할 때는 언제든 허락해 줘요. 또 보통 여성이 할 수 없는 자세로도 관계할 수 있고요. 가장 좋은 점은 아주 거칠고 기이한 방식으로 섹스할 수 있다는 거예요. 가장 좋은 점이죠.

마르고와 성관계를 맺는 건 어떤가요?
마르고는 다양한 자극을 만들어요. 언제나 기쁘게 하죠. 섹스를 거절하지도 않아요. 또 원하는 만큼 아주 격렬하게 하도록 해 줘요. 전 고통을 주거나 느낄 때 흥분하거든요.

마르고를 완벽히 통제할 수 있어서 좋아요. 샤워하면서 머리를 분리해서 관계하는 것도 좋아해요. 그런데 결혼하고 너무 많이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망가졌나 봐요.

마르고가 망가지고 어떻게 지냈나요?
이제 거의 고쳤어요. 몸 안쪽 부분이 망가졌어요. 마르고가 없으니 꽤 외롭더라고요. 그러다 실험을 해 봤죠. 마르고가 망가진 뒤에 죽은 닭하고도 해 봤어요. 그때 닭에게도 성적으로 끌린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하지만 살아있는 닭하고 하진 않을 거예요. 

마르고가 집에 돌아오면 뭐 할 거예요?
요즘 다른 리얼돌과도 결혼하려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름은 롤라인데 여성의 얼굴에 거대한 닮의 몸을 가졌죠. 롤라는 남녀의 성기가 둘 다 있어요. 그래서 특별한 섹스를 전부 시도해 볼 수 있죠. 정말 신나요. 이 리얼돌은 생각만 해도 흥분돼요.

하지만 마르고는 첫 번째 부인이고 부인으로서 존중할 거예요. 아시아의 일부 국가에서는 일부다처제가 꽤 흔하잖아요. 조만간 섹스 로봇과도 시험 삼아 해보려고요.

‘관종’이라는 사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유명세를 위해 그러는 게 아니에요. 마르고랑 제 관계를 드러내고 다닌다고 해서 누가 돈을 주는 것도 아닌데요. 그저 어떻게 사는지 보여줄 뿐이에요. 어떤 사람은 저를 롤모델로 생각해요. 자유롭고 특정한 성정체성에 구애받지 않는다고요. 또 어떤 사람은 제가 초현실적인 성정체성을 지녔다고 하죠. 그냥 보고 재밌다고 말해주는 사람들도 있어요.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되고 나서요. 이런 것도 저한테 중요한 부분이죠.

업데이트: 유리 톨로치코는 마르고와 이혼 뒤 리얼돌 롤라를 아내로 맞았다고 밝혔다.

Shamani Josh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