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의 성 섹스 70대 죽어도 좋아
삽화: Cathryn Virginia
Love

‘죽어도 좋아’ 70대가 말하는 사랑과 성생활

“발기되지 않아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족시킬 방법은 많아요.”

버스에서 흰머리 신사가 자리를 양보했을 때. 70세 조엘 칸이 스스로 늙었다고 실감했던 순간이다. 거울 앞에서 어머니의 모습을 발견했을 때. 71세 보니 닐슨이 나이 들었다고 느꼈을 때다.

두 사람 모두 신체와 정신, 성욕의 변화를 경험했다. 그러나 둘은 아직 늙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두 사람은 사람들이 자신을 여성도 남성도 아닌 무성의 존재로 취급한다고 느끼고 있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일일 수도 있다. 사람들은 지난 수 세기 동안 나이가 들면 자연적으로 성욕도 줄어든다고 굳게 믿었기 때문이다. 어디서도 노인을 섹시하게 묘사하지 않았다. 그런 경우는 아마 개그 소재로 사용할 때 였을 거다. 사람들은 오랫동안 노인을 성욕이 없는 무성의 존재로 바라봤다.

의학 전문가 대부분은 성을 연구할 때도 대상에 노인을 포함하지 않는다. 병원에서 검진할 때 노인에게는 성생활을 질문하지 않는다. 노인의 성병 발생률이 높은 이유를 궁금해하지 않는다. 노인의 높은 성병 발생률은 이들도 성관계를 원한다는 것을 말해주는 지표다. 하지만 비아그라 광고나 노인 요양원에서 발생한 성폭력 사건 기사를 볼 때야 비로소 노인도 성이 있다고 인식한다. 이런 태도라면 노인의 성을 이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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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노화는 성생활에 영향을 준다. 늙어감에 따라 신체가 변하기 때문이다. 남성은 성기의 감각이 전보다 줄어드는 변화를 겪는다. 발기되도 전처럼 단단하지 않고 횟수도 줄어든다. 발기를 오래 유지하려면 좀 더 강한 자극이 필요해진다. 사정도 약해진다. 여성도 질의 변화로 흥분을 느끼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변화를 겪는다. 성관계를 부드럽게 도와주는 질액은 감소한다. 성욕이 감소하고 오르가슴도 줄어든다.

이뿐이 아니다. 관절염과 우울증, 심장병이 만성 통증이나 피로로 이어지면서 성생활을 즐기기 어려워진다. 또 질병 치료제의 부작용이 발생하면 성적 충동과 능력이 떨어진다. 피부와 근육, 몸무게의 변화와 같은 신체적인 변화는 성적 자신감을 앗아간다.

일부 연구에 따르면 60~82세 노인의 성관계 횟수는 젊은 사람들보다 적다. 하지만 대다수 노인은 여전히 성관계를 즐기고 중요하게 생각한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부 노인은 중년 때보다 성생활을 더 자주 한다. 사람들의 편견과 달리 오히려 늙었을 때가 젊었을 때보다 성생활을 더 즐기는 경우도 있다. 대부분 노인은 활발한 성생활이 삶의 질을 개선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성관계 횟수를 늘리고 싶어 한다.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하는 주요 이유로 건강 문제보다 파트너의 부재를 꼽는다.

VICE는 최근 70대 노인 보니와 조엘을 만나서 인터뷰했다. 둘은 대학 시절 만나 현재까지 함께 성생활을 즐기고 있다. 이들에게 70대의 성생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두 사람은 우선 자신들이 다수를 대표하지 않는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커플은 다자간연애를 즐기고 성에 대해 보통 사람보다 개방적이다. 최근 포르노 감독 제시카 드레이크와 성 교육자 조앤 프라이스의 프로그램에 출연해 카메라 앞에서 성관계하기도 했다. 커플의 이야기는 독특하지만 평범한 노인이 공감할 대목도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보니: 대학 시절에 조엘과 처음 섹스를 했어요. 그때 서로가 하나라고 바로 느꼈어요. 왜 그랬는지는 모르겠지만… 물론 성적인 이유도 있었죠. 하지만 뭔가 성적인 것을 뛰어넘는 이유가 있었어요. 당시 섹스는 두 번밖에 안 했어요. 한 번은 저희 집에서, 다른 한 번은 조엘 부인이 집에 없는 날 그의 아파트에서 했어요. 20대 때는 전형적인 섹스를 즐겼어요. 서로 바라보다가 옷을 벗긴 뒤 침대로 뛰어드는 식으로. 70대 초반까지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그러다가 한동안 연락이 끊겼어요.

보니: 2008년에 여러 웹사이트에 소개 글을 올렸어요. 조엘이 저를 사이트에서 보고 연락했던 걸로 기억해요. 60대쯤에 아버지 장례식을 치르러 동부 뉴저지에 사는 오빠 집에 몇 주간 지냈어요. 그때 조엘을 초대했어요. 다시 보는 순간 탄성을 질렀죠.

조엘: 당시 노스캐롤라이나주에 살고 있었어요. 그런데 보니가 어느 날 만나자고 하더라고요. 커피 한잔 하려고 만났어요. 도착하니까 보니가 큰 가방을 들고 밖에 서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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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저희는 모텔 방을 빌리자는 얘기를 벌써 하고 있었어요.

조엘: 아니에요. 당신이 큰 가방을 들고 차에 올라타더니 출발하자고 했어요.

보니: 그렇게 하룻밤을 같이 보냈어요.

조엘: 보니가 처음 사정한 날이었어요. 여자가 사정하는 걸 처음 봤어요. 뭔지 잘 몰랐지만 기분은 좋았어요.

보니: 조엘은 유부남이었어요. 부인이 기다린다고 금방 곁을 떠났어요. 부인에게 상처주고 싶지 않아 하더라고요. 아쉬웠지만 충분히 이해했어요. 조엘은 우리가 다시 만나서 즐겼다는 사실에 놀란 눈치 같더라고요. 그리고 몇 년 동안 페이스북과 이메일로 연락을 주고받았어요. 저는 2011년에 캐나다로 이사 갔어요. 그런데 조엘이 ‘이봐, 캐나다 밴쿠버섬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가하는데 올 수 있어?’라고 메시지를 보냈어요.

조엘: 사실 그때 제 안에 숨겨진 감정을 깨달았어요. 보니를 정말 좋아하고 있더라고요. 결혼 생활은 이미 사실상 끝났던 거죠. 끔찍한 결혼 생활은 아니었어요. 하지만 서서히 시들었어요. 부인과 10년간 섹스를 안 했어요. 그래서 보니가 사는 곳 근처에서 열리는 학회를 찾아봤어요. 초대하면 보니가 올지 궁금했어요. 그때 만나서 5일을 함께 보냈어요.

보니: 굉장했어요. 다시 사랑에 빠졌죠.

조엘: 공항에서 만나 호텔 라운지로 이동했어요. 안부를 주고받고 방으로 갔어요. 문을 닫자마자 옷을 벗었어요. 주차장이 내다보이는 창가 의자에서 섹스하면서 창문 밖 사람들이 지켜보는 상상을 했어요. 그날 두 번 하고, 그다음엔 하루에 한두 번씩 했어요. 보니가 밧줄 같은 성인용품을 꺼냈어요. 호텔 방 기둥에 보니를 묶었어요. 그때 60대 초반이었는데 처음 항문 성교를 했어요. 헤어지는 날 둘 다 울었어요. ‘이제 어떡하지. 이렇게 좋은데’라고 생각했어요. 사랑에 빠졌는데 돌아가야 하니 힘들었던 거죠. 보니를 위해 결국 이혼했어요. 보니는 제가 사는 노스캐롤라이나주로 이사했어요.

보니: 2008년에 다시 만났을 때는 성욕이 넘쳤어요. 다 좋았지만 변한 게 있었어요. 섬유근육통을 20년 동안 앓았는데 그게 심해진 거죠. 몸이 80대처럼 느껴지는 병이에요. 온몸이 아파요. 몸을 빠르게 움직이면 관절에 무리가 와요. 심하면 꼼짝없이 침대 신세예요.

조엘: 나이가 들면서 관절 통증이 심해졌어요. 그냥 무시하고 지냈어요. 그래도 젊을 때처럼 움직일 순 없죠. 전처럼 유연하지 않아요. 젊었을 땐 하루에 발기가 몇 번씩 됐어요. 지금은 하루에 한 번, 심하면 며칠에 한 번 돼요. 자극이 강하면 하루에 두세 번도 되지만. 그래도 사정을 하루에 여러 번은 못 해요. 단단히 발기되지 않을 때도 있어요. 특히 콘돔을 끼거나, 새로운 파트너를 만날 때나, 공공장소에서 섹스할 때 더 그래요. 새로운 파트너를 만나면 시알리스와 비아그라를 사용했어요. 그런데 보니랑 만날 때는 발기에 전혀 문제가 없었어요. 바로 되거나 약간만 자극하면 됐어요. 나이가 드니 오르가슴도 적게 느끼고 사정도 조금 해요. 전립선이 비대해져서 역방향 사정을 한대요. 그래서 정액이 요도가 아닌 방광으로 흘러가요. 소변을 볼 때마다 조금씩 빠져나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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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니: 성욕은 과거보다 확실히 줄었어요. 일주일에 한 번 정도 관계할 수 있어요. 근데 우린 일주일에 두세 번 했어요. 주로 조엘이 다가왔죠. 강제로 성관계하진 않았어요.

조엘: 8년 전에는 매일 섹스하고 어떤 날에는 하루에 두 번도 했어요. 보니가 성욕이 줄었다고는 해도 같은 나이대 다른 여성보다는 성욕이 넘치는 것 같아요.

보니: 예전에는 거의 매일 자위했어요. 최근에는 거의 안 했네요. 더 많이 하면 성욕이 좋아질까요.

조엘: 보니가 자위하는 게 좋아요. 제가 같이 있든 없든. 자위했다는 얘기를 듣기만 해도 흥분 되거든요. 어떤 날은 계획해서 섹스할 때도 있고 즉흥적으로 할 때도 있어요. 매번 상황에 따라 다르죠.

보니: 같이 있어 좋은 점은 서로 뭐든지 잘 통한다는 점이에요.

조엘: 보니는 앓고 있던 섬유근육통에 관해 설명해줬어요. 언제 어떻게 고통을 느끼는지, 언제 스킨쉽을 해도 되는지. 아는 건 아는 대로 모르는 건 모르는 대로 알려줬어요. 보니가 스킨십을 거부한다고 절 거부하는 게 아니라고 말해줬어요. 다시 사귈 때 경고하더라고요. 만성 통증을 앓는 사람과 사귀는 거라고. 의사로서 만성 통증과 피로 환자를 진찰한 적 있어요. 하지만 그런 사람을 사귄 적은 없었죠. 그래서 뭘 해야 하고 하면 안 되는지 배웠어요. 많은 대화가 필요했죠. 이런 대화를 많이 나눴어요. ‘어떤 자세가 편해?’ ‘전 섹스와 비교했을 때 지금 느낌이 어때?’ ‘이렇게 할까?’ ‘이건 하지 말까?’

보니: 저는 거절하는 방법을 배웠어요. 서로 원해도 몸이 안 따라줄 때가 있거든요.

조엘: 보니는 언제나 편하게 말해줬어요. 어떤 자세를 하는 게 좋은지. 위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할 수 있다든지. 보니가 거절하더라도 상처받지 않는 연습이 필요했어요. 보니가 성욕이 강하고 모험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것을 이해하는 게 도움이 됐어요. 섹스를 아예 안 하려는 건 아니거든요.

보니: 안 해본 섹스가 없어요. 단지 횟수가 줄었을 뿐이에요. SM(사디즘·마조히즘) 파티도 다녀왔어요.

조엘: 많은 사람들 앞에서 보니를 십자가에 묶어 두고 채찍질을 했어요. 그리고는 한동안 단체로 섹스를 즐겼어요. 나중에는 다자간연애가 우리에게 더 맞는다고 생각했어요.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게 좋았어요. 하룻밤 관계 맺고 다시 만나지 않는 관계보다 나아요.

보니: 요즘 섬유근육통 때문에 다른 사람과 성관계를 많이 하지 않아요. 제 몸을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또 가르쳐야 하니까요. 그래도 조엘이 다른 사람과 관계 맺는 건 괜찮아요.

조엘: 어렸을 때보다 성생활에 더 만족해요.

보니: 당신이 히치하이크하면서 만나는 사람마다 섹스하던 시절 말이지?

조엘: 사람들에게 말하고 싶은 건 사회적인 통념에 자신을 속박하지 말라는 거예요. 나이가 들었다고 사회가 정한 방식대로 살 필요는 없어요. 나이가 들면 여러 가지가 변하죠. 어떤 변화가 생기는지, 어떻게 적응할지 생각해보세요.

발기되지 않더라도 사랑하는 사람을 만족시킬 방법은 많아요. 손이나 입으로 해주면 되니까요. 성생활이라고 해서 삽입 성교에만 집착할 필요는 없어요.

보니: 맞아요. 신체가 변했어도 성생활은 즐길 수 있다고 생각해요.

조엘: 통증이 있어도 성생활은 즐길 수 있어요.

본 기사의 출처는 VICE US입니다.